미국 틱톡 서비스 종료 위기 속.. 떠오른 대안과 구원자 트럼프?

큐레터

by. 큐레터

25. 01. 24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 직전까지 갔다 가까스로 살아났습니다. 지난해 4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 때문인데요. 이 법안은 6개월 내에 틱톡을 미국 자본에 매각해야 하며, 안 될 경우 미국 내에서는 틱톡의 신규 다운로드를 막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에요.


약 1억 7천만 명의 미국 사용자가 있음에도 이런 법안이 통과된 이유는 데이터 보호 때문입니다. 중국의 자국 법령에 따라 틱톡은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제공해야만 하니까 미국 정부 입장에선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에 넘겨줄 수 없고, 나아가서는 정보 유출로 인해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는 거죠. 미국은 이전에도 항구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크레인이 ‘스파이 도구’로 활용된다며 퇴출 조치에 나선 바 있습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결국 틱톡은 미국에서 어떤 운명을 맞이할지, 어떤 상황인 건지 살펴볼게요! 👀




틱톡 대안으로 꼽힌 건

먼저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또 다른 중국 앱 ‘샤오훙수(小红书, Red Note)’와 ‘레몬8(Lemon8)’로 몰렸습니다. 두 앱이 최근 미국 앱 다운로드 순위 1, 2위를 차지했어요. 이들 중 일부는 스스로를 ‘틱톡 난민’이라고 부르며, 짧은 동영상이나 글을 올렸다고 해요. 중국 매체들은 이와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면서 ‘틱톡 금지법’에 대해 간접적으로 반박하고 있어요.


틱톡과 레몬8의 계정 통합 (사진: 틱톡 뉴스룸)


샤오훙수는 이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영어 콘텐츠 검토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는 공고를 올리고, 영어 번역 기능을 빠르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리고 레몬8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앱으로 틱톡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던 2023년 초, 미국과 유럽 쪽에 공급을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는데요. 게다가 틱톡과 연동해 동일한 계정으로 로그인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바이트댄스가 레몬8을 ‘틱톡의 플랜B’로 추진했다고 추측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두 앱은 틱톡과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일시적인 인기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틱톡은 숏폼 형태이지만 샤오훙수는 사진, 동영상, 텍스트를 공유하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고 불리고, 레몬8은 샤오훙수를 베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컨셉이 비슷해요. 게다가 오락적인 성향이 강한 틱톡과 달리, 두 앱은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동일한 중국 앱이라는 점에서는 틱톡처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 샤오훙수는 중국 내수와 글로벌 버전을 구분하지 않은 상태라 중국의 콘텐츠 검열 기준 아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특히 시진핑 주석 풍자, 중국 정치 비판은 제재 대상이죠. 틱톡과 모회사가 같은 레몬8은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틱톡과 얽혀서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되기도 했어요.



왜 또 중국앱일까?

그럼에도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가 아니라, 다시 중국 앱을 선택했다는 점은 의문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각각 숏폼 ‘릴스’와 ‘숏츠’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기도 하고요.


뉴욕타임스는 이를 틱톡 금지법에 대한 항의의 의미라고 분석했어요. ‘틱톡을 없애도 우리는 계속 중국 앱을 사용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미국 정부의 개입에 대해 저항한다는 거죠. 일부 틱톡 인플루언서들은 샤오훙수에 계정을 열고 틱톡 금지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간 쌓은 팔로워, 친구 그리고 일자리를 잃는 셈이니까요. 그리고 인플루언서가 플랫폼을 옮김에 따라 함께 이동한 팔로워들도 존재할 거예요.


또한 샤오훙수와 레몬8이 틱톡과 유사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듯 보이는데요. 틱톡을 선호하던 이용자들은 틱톡의 알고리즘과 추천 기능에 익숙해져 있으며, 동일한 중국 앱이고 심지어는 모기업이 같은 레몬8의 경우 이런 부분을 만족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죠. 틱톡이 서비스를 재개(신규 다운로드는 여전히 제한)한 현시점에서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캡컷(CapCut)’과 '레몬8' 등의 앱은 미국 내에서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 앱들에 접속하면 “서비스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해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틱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함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다른 앱들도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으로 보여요.



구원자는 트럼프?

19일 미국 내 틱톡 서비스 중단 예고 (사진: 틱톡 뉴스룸)


틱톡은 2025년 1월 18일,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가 약 13시간 만에 다시 재개했어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20일)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75일간 유예했기 때문입니다. 유예기간을 줄 테니 그대로 서비스 종료하지 말고 미국 회사와 합작해서 운영해 보자는 거죠. 그리고 중국이 틱톡 매각을 거부할 경우,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세를 100%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최근 트럼프는 선거운동에 틱톡을 적극 활용했고, 금지하면 젊은 층이 분노할 것이라며 틱톡 금지에 반대해 왔는데요. 중국 관세 부과에 대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듯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틱톡의 지분 50%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합작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형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미국에서 틱톡을 유지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자” 전했었지만,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어서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에 대해 30일 이내에 결정하겠다고 최근 언급했습니다.



바뀐 건 없다

다만, 바뀐 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 대해 틱톡은 아무 가치가 없거나, 수조 달러의 가치가 있는 자산을 보유한 셈이라고 말하며,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거든요.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이사회 멤버인 빌 포드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에서 틱톡을 유지하기 위해 협상을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며, “매각이 아닌”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75일 간의 시간은 벌었지만, 결국 틱톡은 미국의 승인이 없으면 지속이 불가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죠.



인수와 합병에 대한 소문도 무성합니다. AI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퍼플렉시티는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법인과 합작법인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후 추가로 발송한 수정안에서는 미국 정부가 새 법인의 지분을 최대 50% 소유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고 하는 만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요. 그리고 틱톡은 부인했지만, 일론 머스크가 인수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고, 구독자 세계 1위(약 3억 4천만 명) ‘미스터 비스트’도 SNS에 틱톡을 사겠다는 글을 업로드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우디 왕자, 미국 부동산 재벌 등이 인수하겠다고 나서고 있고요.


미국 이전에도 ‘안보위협’, ‘부적절한 콘텐츠’ 등을 이유로 틱톡을 퇴출한 국가는 몇 곳 있습니다. 알바니아는 ‘청소년 폭력’을 유발한다며 1년간 틱톡을 금지했고, 프랑스에서는 최근 틱톡의 유해한 콘텐츠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틱톡의 부적절한 콘텐츠가 젊은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다며 규제하고 있습니다.


한편, 인스타그램은 틱톡의 미국 서비스 종료에 맞춰 비디오 편집 앱 ‘에디츠(Edits)’를 선보였습니다. 3월 13일 공식 출시될 예정인데요. 특히 바이트댄스의 비디오 편집 앱 캡컷과 유사한 형태라는 점에서 틈새를 공략한 메타의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이용자가 샤오훙수 등으로 몰렸다는 소식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수혜를 봤다는 곳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된다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이 승자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기도 해요. 과거 인도에서 틱톡이 퇴출된 후 인도 내 인스타그램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던 사례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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