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월 말이 가까워지는 이 시점, 마케터 초인님의 경험이 담긴 다섯 번째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지난번 이야기에서는 출근길에 책상이 사라져 당혹스러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일을 만나게 되어 더 좋은 커리어를 그릴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저는 '갑작스러운 일과 소속의 변화에 당황하여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부정적으로 대응해 가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 네 번째 이야기: 어느날 출근했는데 내 자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프로젝트에서 실패하고 생긴 일'에 대해서 들려드릴 거예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는 그 순간! 여러분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되길 바랄게요!
늦깎이 마케터로 시작하다
지난 시간에 일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었죠. 커리어를 만들다 보면 나의 의지로 혹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일이 바뀌기도 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잘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새롭게 시작하는 일부터 잘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번 이야기에서 그 힌트를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마케터는 아니었어요. 다른 일을 하다가 뒤늦게 마케터가 됐는데요. (이 스토리는 다음 기회에 꺼내 올게요) 그렇게 마케터로 tvN 채널에 합류하게 되었죠.
사회생활 3년 차에 새롭게 시작하면서 하나씩 새로운 일을 배우고, 예능과 드라마를 마케팅했습니다. 담당했던 콘텐츠 중에는 지금도 인기 있는 SNL도 있는데요. 그 일을 하는 과정은 어땠을까요? 하나하나 단어도 낯설고, 일의 과정도 잘 몰랐었죠. 처음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후배에게도, 동료에게도 계속 물어보며 매일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공부했어요. 지난 사례들을 보고, 다양한 문서를 살펴보면서요. 늦게 시작한 만큼, 빠르게 일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비밀 프로젝트에 합류하다
그러던 어느날, tvN의 비밀 프로젝트가 은밀하게 진행됩니다. 방송 채널이다 보니 TV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다가 새롭게 떠오르는 모바일 영역으로 확장하기로 하죠. 그래서 tvN의 앱을 선보이기로 합니다. TV를 볼 때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쓸 때도 언제 어디라도 tvN과 함께할 수 있게요.
저는 그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미 기존에 있는 일을 뒤늦게 따라가기보단, 새로운 영역에서 일을 시작해 저만의 것을 쌓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발적으로 해보겠다고 지원했죠. 그 당시 방송 채널, 콘텐츠, 브랜드에서 모두가 모바일앱을 만들고 있었거든요. 새로운 기회로 함께하길 기대했죠. 그렇게 tvN의 모바일앱 'tvNgo'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매니저(PM)을 맡게 되었어요. 직접 앱의 카피도 쓰고, 캐릭터도 만들었어요.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제가 많은 것을 해야 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게 성공 스토리가 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죠.

방송 채널에서 만드는 모바일앱이다 보니 기존에 없던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요. 그 당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의 모바일 버전 '코미디빽리그'를 제안해서 날것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기존 tvN 프로그램의 인기작을 만화로 만든 '앱툰(앱속 만화툰)을 론칭하기도 했어요. 또 하나의 야심작도 있는데요. 인기 있던 당대의 핫한 유튜버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GO TV를 기획해서 만들기도 했어요. (지금도 인기인 승헌쓰님도 중간 우승자 중 한 분이셨죠. 그 당시 활동명은 '느낌적인느낌')
세상에 없던 앱, 세상에서 사라지다
모든 그림이 좋았습니다. 시대가 주목하는 트렌디한 방송 채널 tvN, 인기 있는 코미디언들의 출연, 만화로의 연계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의 프로그램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웠죠.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되었을까요?
매일 같이 열심히 만들던 프로젝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트래픽이 정체되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채로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죠. 그렇게 하루아침에 앱은 사라지게 되었어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저는 승진탈락이라는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2년의 시간 동안 공들인 프로젝트를 실패, 그리고 동료들이 대리를 달 때, 혼자 사원으로 남겨진 그때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괴롭고 힘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커리어에서,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시간 중에 하나입니다.
당시 저의 역량이 부족했던 탓이 가장 컸어요. 그리고 주위 여러 가지 여건이 제 마음 같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고요. 그렇게 저는 실패한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되어 있었어요. 마케팅하고 싶다고 새로운 곳에 와서 신규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은 거죠. 그렇게 5년 차의 저는 가장 밑바닥의 커리어를 만나게 됩니다. 하루하루가 괴로웠어요. 모두가 저를 실패한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보는 것 같았거든요.
실패의 방정식을 꺼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번에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다시 만나고 싶지 않고, 두려웠어요. 목에 걸린 가시처럼 실패의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지난 프로젝트를 다시 꺼냅니다. 그리고 실패 원인을 하나하나 꺼내서 분석해 보았죠. 많은 실패의 이유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거기서 알게 된 3가지 사실이 있었어요.
① 핵심 콘텐츠의 부재: 꼭 이용해야 하는 이유 X
② 너무 많은 메시지: 전하고자 하는 키메시지 X
③ 너무 많은 타깃 고객: 꼭 찾아야 하는 고객 X
이것들을 저는 다음 프로젝트부터는 반복하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tvN의 새로운 채널 O tvN의 시작을 함께하죠. 거기서 독서 프로그램 '비밀독서단'을 담당했어요. 책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였는데, 세상에 없는 북토크를 떠올렸어요. 기존에 있던 북토크 말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훅 끄는 프로젝트가 없을까?
그렇게 문 닫은 교보문고에서 한밤에 100명을 초대해서 함께하는 '심야책방'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작가로 활동 중이던 조승연 작가님과 함께요. 밤이 늦은 시간에,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오랫동안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요. '이걸 사람들이 함께하려고 할까?' 주위에서는 우려도 많았어요. 그러나 1천 명이 넘게 지원해 10:1의 경쟁률로 참여자를 모실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책을 좋아하는 씬에서 화제를 모을 수 있었죠. 이후에 심야 북토크가 많아지기도 했었고요.

그 기획은 이전의 실패로부터 알게 된, 핵심 콘텐츠 / 하나의 메시지 / 확실한 고객을 잡으며 시작했기에 의미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방정식을 입혀 이후에 하게 되는 프로젝트에서도 실패 요인을 낮추고 성공 가능성은 높이며 하나씩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갑니다. 그렇게 늦깎이로 시작한 마케터는 뒤늦게 프로젝트의 공식을 발견하며 성장해 지금의 커리어까지 올 수 있었어요. 여러분은 이 방정식을 참고해 일의 시행착오를 줄이시길 바랄게요.
일이 크게 실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저는 2년짜리 프로젝트의 실패한 담당자였어요. 힘들고 괴로웠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로 성장해 더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이제껏 했던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가장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여러분은 실패를 경험하고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꺼내서 마주해본 경험은요? 당장은 힘들어도 그 안에서 미래의 나를 위한 귀중한 힌트들을 만나볼 수 있을 거예요. 이 경험에서 알게 된 것을 이렇게 이야기드리고 싶어요.
프로젝트의 실패가 더 큰 성장을 만들 수도 있어요.
그것은 온전히 실패를 가진 사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은 일을 하면서 실패를 만난 경험이 있나요? 그 경험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일의 실패로부터 여러분의 성장과 프로젝트의 성공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일에서 실패했을 때
■ 무기의 태도: 아쉽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을 찾아서 다음에 반복되지 않게 해봐야지!
■ 맨손의 태도: 망했어. 이건 다 누구 때문에 안 된 거고. 그때 그게 잘 되었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무기 VS 맨손 여러분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실 건가요?
지금까지 마케터를 위한 랜선사수 초인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래에 링크를 정리해둘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시리즈로 만나보시길 바랄게요. 다음에 또 여러분의 커리어를 그려가는 데 도움이 될 이야기를 꺼내올게요!
* 이 글의 원고는 윤진호(마케터초인)님이 작성하였으며, 큐레터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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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범벅 발표자에서 방송에 출연하는 강연자가 됐습니다
■ 상사가 어렵고 불편한 존재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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