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죠? 이번 주 토요일인 9월 23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이래요. 추분이 지난 다음 주부터는 밤이 점점 더 길어진다고 하니, 이제 정말 진정한 가을이 왔나 봐요! 🍂
지금쯤 마케터 여러분도 가을을 맞아서 어떤 프로모션을 기획할지 한창 고민 중일 것 같은데... 이때를 놓칠 큐레터가 아니죠! 여러분의 레퍼런스 수집에 한 손 보태려고 아이보스 마케팅 캘린더의 주요 일정과 최근 몇 년 동안 인상 깊었던 이벤트 및 프로모션 사례를 찾아왔어요! 이번 가을에는 풍성하고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기를 바라요!
가을 감성 마케터에겐 커다란 기쁨이야 🍁
푸른 하늘과 선선한 날씨, 단풍, 억새풀... 몇 년 간 전 국민이 가을 나들이와는 거리가 먼 삶이었지만, 작년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다소 완화되면서 여러 브랜드가 가을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다수 진행하고 있어요.
팝업 스토어, 가을에 물들다
팝업 스토어도 가을 감성을 모티브로 삼으며 사람들을 유인해요. 작년 매일유업은 성수동 한복판에 귀리밭을 연상케 하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어요. 쌓여있는 건초 더미와 가을꽃, 모닥불로 '인스타그래머블'한 가을 분위기를 구현하고, 비건 쿠킹클래스 같은 체험 요소까지 더했는데요. '가을'이라는 주제를 잘 활용해 자사의 오트 음료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었던 시도였어요.
29CM 또한 오프라인 매장 '이구성수'를 오픈하면서 가을을 테마로 잡았어요. 노란 은행잎을 매달아 만든 구조물과 가을에 맞춰 큐레이션 한 음악, 은행잎 모양의 의류택같이 소소한 디테일을 통해 방문객이 계절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죠. 공간을 경험하는 재미를 제공하며, 단순한 매장에서 벗어나 고객과 브랜드의 소통을 끈끈히 이어주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우리 동네 단풍 명소 맞혀 보세요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로 유명한 만큼 가을에는 여행지나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SNS 이벤트가 많은 편이에요. 보통은 추천하는 여행지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 대부분인데 삼성전자 수원시 블로그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꽤 신선하더라고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네 명소의 사진을 보여주고, 어느 장소인지 맞히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여행지 인증샷이 아니라, 퀴즈 형식을 활용한 것만으로도 색다르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어요.
해당 명소를 소개한 콘텐츠를 힌트로 제시하면서 사람들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었고, 지역 소식을 제공한다는 취지에도 걸맞은 이벤트였죠. 콘텐츠 댓글에서도 가족 및 친구와 가볍게 나들이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줘서 고맙다며 좋은 반응이 이어졌답니다.
중고 거래할 명절 선물, 어려운 이웃과 나눠요!
추석을 한 주 앞둔 지금, 관련 캠페인은 대부분 이미 진행하셨을 것 같아 이 레퍼런스를 소개하기 조금 머쓱하지만... 그래도 가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명절 분위기잖아요!
설날이나 다음 추석 때라도 참고하시라고 가져와 봤답니다. 단순한 명절 기부가 아니라 브랜드 노출부터 사회 공헌 활동까지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이 좋았거든요!
작년 추석 중고나라는 이용자가 스팸 판매글을 등록하면 중고나라에서 해당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스팸대전'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매입한 스팸은 지역 푸드뱅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며 '쓸모의 연결'이라는 중고나라 서비스 철학을 잘 드러냈고요. 사회 공헌 활동과 더불어 중고 거래 플랫폼의 특성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던 캠페인이었어요.
명절 연휴 기간에 선물 받은 스팸을 중고 거래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잘 포착했고, 또 사회 공헌이라는 좋은 취지로 인해 많은 공감을 얻었어요. 이전에는 스팸을 '당근'했던 사람도 이번만큼은 '중고나라'에 글을 올리겠다는 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죠. 게다가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중고나라 카페에 가입하거나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니, 기존 고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일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답니다!
10월, 애국심 마케팅하기 좋은 달 🙌
10월엔 한글날과 독도의 날을 기념해 애국심을 자극하는 캠페인이 눈에 띄는데요. 한정판 제품 출시나 할인 프로모션 외에도 이색적이고 참신한 애국 마케팅 사례를 여럿 볼 수 있죠.
가지각색 폰트 대전
매년 한글날을 맞아 무료 폰트를 출시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죠? 기업 입장에서는 독특한 폰트를 통해 해당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효과를 얻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 폰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농심도 2022년 한글날을 맞아 '안성탕면' 로고를 반영한 폰트를 출시했고요. 배달의민족 역시 2012년부터 매년 한글날을 기념해 무료 폰트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해요. 이외에도 빙그레, KOTRA, 비트로 등 다양한 기업 및 기관에서 폰트를 출시하고 있답니다!
센스 넘치는 브랜드명 바꾸기
여러분 브랜드 이름은 무엇인가요? 아마 많은 브랜드가 순수 우리말 대신 영어를 활용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 텐데요. 이렇게 일상에서 외국어를 더 자주 접하는 요즘, 잠시나마 알파벳은 넣어두고 우리말과 한글을 꺼내드는 것도 좋은 이벤트가 될 거예요.
MBC∙KBS 등 각 방송사는 화면 오른쪽 위에 표기하던 방송사 이름을 한글로 내보냈는데요. 시청자 사이에서도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한글날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고 새롭다.' 등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재작년, 셀프 스튜디오 인생네컷 또한 한정판 프레임을 출시하면서 브랜드명인 '인생네컷'을 우리말인 '인생넉장'으로 바꿔 표기했어요. 이후 한글 프레임으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며 바이럴을 유도하기도 했죠.
이렇게 늘 보던 브랜드 이름에서 벗어나 순우리말과 한글로 만들어진 이름을 새롭게 보여주니 꽤 신선하지 않나요?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로 소비자의 주의를 환기시켰을 뿐 아니라,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어요. 특히 일시적으로 SNS 계정 이름을 바꾸는 정도의 이벤트라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브랜드에게도 꽤 유용한 사례가 될 것 같아요!
독도의 날, 역사 알리기부터 지역 사회 상생까지
최근 들어 애국심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부쩍 늘어났어요. 애국 마케팅은 판매 수익금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지만,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자에게 호감을 살 수 있어 주목받고 있어요. 독도의 날 기념 캠페인 역시 그 일환이에요.
CU는 2012년부터 독도 홍보 활동을 지속 중이에요. 그중에서도 2021년에는 멤버십 앱 '포켓 CU'에서 독도의 역사적 배경과 첫 공식 기록 등 독도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공유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해당 게시물을 친구에게 공유하면 10월 25일 독도의 날과 같은 숫자인 '1025원 할인쿠폰'을 증정하기도 했고요.
티몬 역시 독도의 날을 맞아, 실제 독도 현장에 방문해 울릉도와 독도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는데요. 방송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울릉도 농가의 온라인 판로 확대와 같이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어요.
11월, 시즌 이슈를 활용한 색다른 이벤트! 🎁
11월은 대규모 할인 행사가 많이 열리는 쇼핑 대목이에요. 하지만 사실 너무 많은 브랜드에서 가격을 내세운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보니, 파격적인 세일이 아니라면 특별히 눈에 잘 띄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유통 업계의 할인 행사보다는 시즌 이슈를 활용한 캠페인 중 기억에 남는 사례를 찾아봤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있었을까요?
빼빼로데이에는 그 시절 감성으로 ‘추억’ 선물하기
유통업계의 대목인 11월 11일. 특히 빼빼로데이는 (상술이라고는 하지만) 연인, 친구, 가족 등과 과자를 나눠 먹으며 훈훈한 마을을 주고받는 큰 행사 중 하나예요. 그래서 이 날은 유독 주변 사람들과 친밀함을 높이는 이벤트를 자주 볼 수 있어요.
2020년,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서로의 이름을 넣어 친밀도를 알아보는 '이름점'을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또 감성적인 손 편지 형식의 결과지도 함께 보여주며 재미 요소를 더했고요. 레트로 감성을 십분 활용해 주변 사람들과의 추억을 다시 상기시켰고, 블로그 및 SNS에 결과를 인증하는 바이럴 효과를 누리기도 했답니다!
디테일까지 놓치기 아까운 수능 응원 이벤트
수능은 민족 대명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꽤 비중이 큰 행사예요. 그래서 많은 브랜드가 수능 이슈를 활용해 이벤트를 진행하곤 하죠.
왓챠 역시 수능이 끝나자 고생한 수험생을 위해 24시간 무료 쿠폰을 발행했는데요. 흔하다면 흔하다고 할 수 있는 무료 체험 이벤트를 특별하게 만든 건 역시 디테일! 이벤트 이미지를 수험표처럼 만든 건 둘째 치고, 실제 수능 필적 확인 문구였던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를 차용한 쿠폰 코드를 만들었어요. 아마 실제 수험생이 봤다면 반가움(?)과 과몰입을 동시에 느끼지 않았을까요?
수험생만 시험 보라는 법은 없어요
배달의민족이 매년 11월 11일을 '떡볶이의 날'로 공식 선언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2020년 치믈리에 자격시험으로 유명한 배민답게 '떡볶이 마스터즈' 시험을 실시하면서 기상천외한 문제로 큰 관심을 모았어요. 어떤 메뉴를 먹고 있는지 맞히는 듣기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소비자 반응도 굉장히 뜨거웠어요. 정말 수험생처럼 기출문제를 풀며 공부하는 사람도 나왔거든요.
'떡볶이의 날'과 '수능'이라는 시즌 이슈를 챙김과 동시에 고객을 우리 브랜드에 과몰입하는 찐 팬으로 만든 일석이조 사례로 손색없죠? 이렇게 테스트를 활용하는 마케팅은 일반 광고보다 훨씬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어요. 배민 또한 시험과 점수라는 형식을 활용해 사람들의 경쟁심과 성취감, 흥미를 자극하며 입소문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었고요!
분명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모션은 '할인 대전'같은 것뿐이었는데... 레퍼런스를 정리하면서 ESG 경영과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활동이 점점 늘어나는 게 느껴져요! 🙄
당장 오늘 소개한 스팸대전과 애국 마케팅이 선한 영향력을 내세우는 마케팅 사례였고요. 요즘은 폰트를 출시할 때도 환경을 생각해 잉크 사용량을 줄인 에코 폰트를 출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브랜드와 가격을 내세운 프로모션 활동은 효과가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고객과 상호 소통하며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활동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겉핥기식의 단순한 콘셉트 흉내내기는 더 이상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 같아요. 소소한 디테일까지 빠짐없이 챙겨야만 고객의 과몰입을 부를 수 있거든요.
앞으로는 고객의 눈길을 끌 캠페인을 기획하고 싶다면 마케터의 노력이 훨씬 많이 필요할 것 같네요. 😂 혹시 여러분도 자꾸만 눈길이 가는 사례를 발견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많은 마케터가 공유하고 멋진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지난 레퍼런스 정주행하고 인사이트 얻기!
◾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직원, 임플로이언서의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