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만이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에요. 다이소는 6개의 균일가(500원 / 1000원 / 1500원 / 2000원 / 3000원 / 5000원) 정책을 고수하고, 1000원 이하의 상품이 50% 이상, 2000원 이하의 상품은 80% 이상으로 유지한다고 알려졌어요. 이렇게나 저렴한 상품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낸 대단한 이야기죠. 하지만 아직 놀라긴 일러요.
왜 또 다이소냐? 미리 예고했던 다이소 콘텐츠 2편으로 돌아왔어요. 지난 1편에서는 다이소의 이커머스 다이소몰을 주제로 다뤘다면, 2편에서는 다이소의 상품에 대한 내용이에요. 재밌게 봐주세요! 😁
뷰티로 재미를 봤어요
어느 순간 다이소의 상품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아주 좋은, 가성비 그 이상의 의미가 되고 있어요. 가격대를 넘는 값어치를 한다는 게 다이소의 가장 무서운 점이죠. 이 부분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3조 9689억 원, 영업이익은 3711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9.35%입니다.
뷰티는 다이소의 최대 실적을 만든 주인공으로 꼽혀요.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한 뷰티 브랜드와 상품 수는 각각 60개, 500여 종에 달하는데요. 대표 흥행 상품이었던 ‘VT 리들샷’ 말고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까지 다이소와 협업한 상품을 내놓고 있어요. 그 결과로 지난해 다이소 화장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4% 급증했고요. 영업이익률이 이마트(0.16%), 쿠팡(1.46%)에 비해 높았던 이유도 마진이 높은 화장품의 흥행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게다가 뷰티 라인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요. 다이소 덕분에 화장품 브랜드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거든요. 다이소에서 파는 화장품은 정품 라인의 하위 호환(굳이 표현하자면)의 개념이에요. 성분이나 용량 등을 줄이고, 가격도 낮추는 거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5천 원 이하의 판매가를 고려하면 많이 팔아도 큰 이득은 보지 못해요. 하지만 소비자가 그 브랜드, 그 상품을 경험하고 정품 라인으로 유도할 수 있죠. 다이소는 가성비 이미지도 좋은 데다가, 매장도 많으니 파트너로 탐이 날 수밖에요.
다이소가 외국인 관광객의 성지가 된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화장품을 가장 많이 찾고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점과 홍대 2호점의 매출 1위는 화장품이며, 이들의 1회 구매 단가는 내국인의 3배에 달한다고 해요.
이마트가 최근 가성비 뷰티 제품을 선보인 것도 다이소가 얼마나 시장에 영향력이 큰지 알려줘요. 이마트는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브랜드와 협력해 전용 화장품 30여 종을 출시했는데요. 전 제품 가격은 4950원으로 다이소(5천 원)보다 50원 저렴해요.
다이소 패션도 만만치 않은 이유
다이소의 가성비 옷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의류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었는데, ‘다이소 이지웨어(PB)’의 겨울(24년 10월~25년 1월) 매출은 86% 급증했다고 해요. 5천 원짜리 경량 패딩 베스트의 인기가 뜨거웠죠. 베이직한 아이템의 특성상 SPA 브랜드와 주로 비교됐음에도 훨씬 저렴했거든요.
이번에는 여름을 앞두고 ‘르까프’, ‘스케쳐스’와 협력해 양말, 스포츠 반팔 티셔츠 등을 5천 원 이하의 가격에 선보여요. ‘트라이’, ‘비비안’과 손을 잡고, 이너웨어를 3천 원 수준으로 판매하고요. 더운 여름, 옷의 소모가 큰 만큼 다이소의 가격경쟁력이 돋보여요. 현재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판매되는 의류와 언더웨어는 총 376종에 달해요.

양극화 소비가 심해지는 트렌드도 다이소에겐 좋게 작용해요. 지난해 말, 백화점에서는 명품 판매가 소폭 성장하고, 패션·잡화류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반면에,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1조 원대 매출을 회복했고, 탑텐도 1조 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비싼 걸 사거나, 아주 싼 걸 산다는 거예요.
‘다이소가 패션 기업은 아니잖아, 늦었어’라고 넘기기는 어려운 게요. 이마트의 패션 PB ‘데이즈’가 국내 1위 SPA 브랜드였던 적이 있었고요. C커머스 쉬인은 SPA 브랜드 업계에서 한참 후발 주자임에도 5달러 스커트, 9달러 청바지로 글로벌 SPA브랜드 ‘자라(ZARA)’를 이긴 바 있어요. 5천 원 이하의 금액으로 옷을 살 수 있다는 건 무서운 경쟁력입니다.
여기다 다이소의 최근 행보에 대해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는 걸 고려하면요. 다이소의 몇몇 제품은 가격적인 잣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때, 밈처럼 값비싼 물건이나 음식을 두고, 저렴한 가격에 만족감이 높은 ‘국밥’으로 비유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이 가격이면 국밥이 몇 개’ 이런 식으로요. SPA 브랜드들은 원래도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았지만요. 다이소가 패션에 힘을 쏟을수록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느껴지는 가치를 다른 패션 브랜드들과 저울질하게 될 거예요.
다이소 마트 오픈이요
점점 다이소가 초저가 균일가 생활용품점에서 ‘마트’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껴요. 건강기능식품도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하지만, 여전히 일부 비타민은 잘 팔리고 있고요. 뷰티와 패션 상품들을 퀄리티 면에서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납득하게 만드는 가격을 보여주고 있어요. 알뜰폰 수요에 대응해 다이소 직영 매장에서는 U+모바일 전용 유심도 판매한다고 하더라고요. 편의점(6,600원) 대비 1600원 저렴하고요.
그래서 더더욱 ‘최대 5천 원이라는 가격’이 유지될지 궁금해져요. 다이소의 성장과 함께 계속 얘기되는 말이 납품 가격이거든요. 다이소는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받고, 선정산을 해주는 등 최대한 저렴하게 제품을 가져오고요. 필요한 상품을 사러 왔다가 다른 것도 구매하는 방식의 쇼핑법이 흔해 마케팅 필요성도 적어요. 그렇게 이곳저곳에서 마진을 낮춰서 판매하지만, 결국 공급처도 가격적인 부분을 감당해야 해요. ‘균일가’이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에 맞춰서 공급가를 조절해야 하죠.

그렇다고 뷰티든, 패션이든 가격을 높이면 다이소만의 메리트가 부족해요. 애매한 브랜드가 되겠죠. 가장 기본적인 패션 아이템들만 판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아직은 경제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다이소 뷰티와 패션의 주목도가 크지만, 소비자의 지갑이 열린다면 '초저가'라는 경쟁력은 지금보다 약해질 거예요.
이런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다이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때 다이소가 1만 원짜리 상품도 선보인다는 얘기가 있었죠. 경우는 좀 다를 수 있지만요. 쿠팡이 멤버십 비용을 올렸을 때도 그 이상의 가치를 주니 ‘탈팡(쿠팡 멤버십 탈퇴)’이 적었던 것처럼 다이소가 잘하는 ‘가격을 넘는 가치를 준다’면요. 1만 원짜리 상품이 오히려 다이소의 한계를 뚫는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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