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요란한데 카카오는 이상하게 조용하네요

박승준

by. 박승준

25. 03. 31


지금도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2024년 2분기 기준, MAU는 4,893만 명)예요. 그런데 한때, 카카오가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에서 빅테크 투톱으로 여겨졌던 시절을 떠올려보면요. 네이버는 시끌시끌한데, 카카오는 비교적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카카오가 올해 하려는 것을 살펴봤는데요. 역시 AI를 중심으로 움직이려 합니다. 카카오가 뭘 하려는 건지 함께 살펴볼게요! 👀




카카오가 AI로 하려는 것은요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서 광고와 쇼핑 영역에서 의미가 커요. 마케터가 AI로 변화될 카카오톡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카카오가 AI로 하려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돼요. ① 카카오톡에 AI를 입힌다 (검색, 쇼핑, 지도 등) ② 대화형 AI 앱 ‘카나나’를 출시한다 ③ 오픈AI와 공동으로 서비스를 개발한다. 하나씩 살펴보면요.



① 카카오톡을 더 많이 쓰게 만들기

먼저 AI를 통해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 머무는 시간을 늘릴 생각이에요. 첫 번째로, 카카오톡 내에 피드형 콘텐츠(이미지, 숏폼 등)를 제공하는 ‘발견 영역’을 만들고요. 전문적인 콘텐츠부터 AI서비스에서 생성하는 콘텐츠까지 확장할 예정입니다. 여기다 광고와 커머스를 엮어서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해요.


일상 밀착 AI를 강조하는 카카오 (사진: 카카오 브런치)

그리고 두 개의 AI메이트를 도입하는데요. ‘AI쇼핑메이트’는 지난해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는데, AI로 상품을 추천하고 친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곧 생일인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가 좋아할만한 선물을 추천받을 수 있으며, 상세페이지를 요약해 주고 콘텐츠를 제공해 구매를 돕는 거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특화됐어요.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커머스(선물하기, 톡딜 등) 매출은 2,416억 원으로 전체 매출(4분기 1조 9,591억 원)의 약 12.3%를 차지해요. 이 부분을 고려하면 AI쇼핑메이트는 카카오에게 중요하죠.


게다가 기존에 생일 중심이었던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제 기념일 등 선물을 주고 싶은 날로 확대되고 있고요. 쇼핑탭 개편을 통해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발견형 커머스’를 지향할 것으로 보여요. 발견 영역부터 AI쇼핑메이트까지 일치하는 흐름이에요. 이 부분만 보더라도 마케터는 기념일 별로 어떤 상품을 선물로 추천할지 콘텐츠를 고민해야겠죠.


두 번째, ‘AI로컬메이트’는 이용자의 위치와 요청에 맞춰서 장소를 추천해요. 카카오맵 등 다른 서비스와 연동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카카오톡을 ‘하이퍼로컬앱’으로 만들 서비스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두 AI메이트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톡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② 카나나라는 AI 친구가 생긴다

‘AI 친구’ 컨셉의 카나나(Kanana)는 누구보다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의 ‘Native’와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의 ‘Natural’을 합쳐 ‘가장 나다운 AI’를 지향한다고 해요. 별도의 앱으로 선보일 예정이죠.


카카오의 AI앱 카나나 (사진: 카카오 브런치)


카나나는 ‘나나(개인)’와 ‘카나(그룹)’로 구분되고 카톡방에 투입 돼 대화 내용을 수집해요. 그리고 기록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일정 알림, 문서 요약, 식당 추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거죠. 예를 들어 회사 단톡방에서 ‘우리 저번에 회식 어디로 갔지?’ 하면 ‘어떤 고깃집을 갔었고, 그 근처 2차로는 이 식당을 추천해요’라고 답해요. 카카오가 꾸준히 강조하는 ‘관계’를 위한 AI예요. 카카오는 카나나를 두고, 그룹 단위로 도움을 주는 글로벌 최초의 AI 서비스라고 말했어요.




다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사실상 AI를 탑재한 카카오톡 아니냐는 거예요. 메신저라는 본질은 비슷한데, 따로 앱을 출시하니 카카오톡의 이용자들이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고요. 괜히 카카오톡의 점유율을 뺏는 꼴이라는 우려가 나와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기 때문에 유의미하게 이용자가 증가할 수 없고요. 사적 대화가 오고 가는 카카오톡에서 대화 내용을 학습한다는 걸 부정적으로 느낄 확률도 높습니다. 프라이버시 문제가 생겨요. 카나나는 올해 상반기에 비공개 베타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③ 챗GPT 덕 좀 볼게요

크게 이슈가 됐던 소식이죠. 국내 최초로 오픈AI와 협력한 게 카카오거든요. 특히 카카오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어서 자체 AI모델과 더불어 필요한 곳에는 외부 AI모델을 함께 사용해요. 이를 통해 빠르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거예요. 이 점에서 챗GPT, DALL·E 등 이미 잘 알려진 생성형 AI모델을 갖고 있는 오픈AI는 좋은 파트너인 셈이죠. 카카오T는 퀵·배송 서비스에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도입해 신규 이용자 서비스 접수 시간을 평균 24% 단축시켰다고 해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카카오 (사진: 카카오 뉴스룸)


오픈AI도 카카오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요. 공동으로 개발하는 AI 서비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앞서 말한 카나나에도 오픈AI의 모델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예정인데요.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카나나의 서비스 사전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카나나의 이용자 대화 데이터를 오픈AI의 사업목적으로 쓰지 않는 조건을 계약에 명시하도록 했다고 전해졌어요. 또한 관련 데이터를 오픈AI 모델이 저장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제약하기로 하고요.


어느 영역에 얼마만큼 오픈AI의 기술이 녹여질지는 비공개지만요. 검색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AI 검색’ 등 서비스 전반에서 필요한 곳에 활용할 가능성은 높아 보여요.



네이버와 방향성은 비슷해요

네이버는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AI를 활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려는 거고요. 카카오도 방향은 비슷해 보여요. 사실상 모든 국민의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카카오톡에서 콘텐츠도 보고, 쇼핑도 하고, 검색도 하는 거죠.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밝힌 내용으로 이후 카카오톡의 변화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어요. 오픈채팅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벤트 소식을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나, 대규모로 강의할 수 있는 컨퍼런스 기능처럼 특정 목적을 가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채팅 기능도 검토 중이거든요. 관계라는 본질은 유지하되, 서비스를 확장하는 거죠.


사진: 카카오


이런 변화들로 미루어 보면, 결국 검색보다는 콘텐츠를 통해 쇼핑하는 경로가 늘어날 거고요. AI가 콘텐츠를 요약할 수 있고, 추천할 수 있도록 마케팅 방식을 조정해야 해요. 오히려 이 흐름을 잘 이용하면 이전보다 구매전환율이 올라갈 수 있겠죠. 게다가 카카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가 광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AI에 적합한 신규 광고 상품도 예상할 수 있어요. 그리고 두 번째 메이트가 로컬이기 때문에 지역을 기반으로 마케팅하는 데 카카오톡이 핵심이 될 수도 있죠.


방향성은 비슷하더라도 카카오는 네이버에 비해 비교적 늦게 AI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AI메이트나, 카나나 등도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했어요. 카카오가 오픈AI와 협력하는 것도 속도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돼요. 빠르게 글로벌 최상급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이렇게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내부적인 리스크 때문으로 추측되는데요.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카카오는 최근 계열사를 빠르게 정리하고 있어요. 2023년 5월 기준, 147개였던 계열사는 2년 만에 116개로 줄었어요. 특히 다음(Daum)은 논란의 주인공 중 하나예요.



카카오의 미래에 다음이 낄 자리가 없어 보여요

어떤 내용이냐면요. 3월 13일, 카카오는 11년 만에 다음의 분사를 추진한다고 알렸어요. 다음을 독립적으로 운영해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인데요. 업계에서는 사실상 다음을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봤어요. 카카오의 AI 전략들뿐 만 아니라, 정신아 대표의 올해 신년사만 보더라도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으로 정의했거든요.


게다가 다음은 카카오에서 서서히 지워지고 있었어요. 2014년, 포털 사이트 다음(Daum)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가 탄생했는데요. 이름은 다음카카오였지만,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카카오가 ‘IT대기업’ 다음을 인수했다고 해석했어요. 당시에 다음은 네이버에 밀리던 중이었고, 지배권을 카카오 측이 확보했거든요. 사실상 PC 포털 중심의 플랫폼 시장이 모바일로 바뀌는 흐름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해요. 한편, 카카오는 당시 비상장 기업이었고, 다음은 코스닥 상장사였기 때문에 카카오가 우회상장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1년 만에 사명은 ‘카카오’로 바뀌었어요. 다음이 서브 브랜드가 된 셈이죠. 이후 뉴스, 검색 등 다음의 일부 콘텐츠들은 카카오톡으로 흡수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다음이 사내독립기업(CIC)로 분리되면서 영향력은 점점 옅어졌습니다.


전면 개편한 다음앱 (사진: 카카오 뉴스룸)


올해 초에는 앱을 개편하고 로고를 바꾸는 등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으나, 국내 포털 시장에서 여전히 2%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요.

👉 9년 만에 앱 개편해서 반등 노리는 다음(Daum)?



'지금’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미일까요

그러나 카카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다음의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어요. 오히려 분사를 통해서 다음의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고, 독립적인 서비스로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거예요. 카카오의 다른 분사 사례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고요.


다만, 내부 반발은 상당해요. 카카오의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4월에 총파업을 예고했는데, 다음의 분사도 핵심 쟁점이거든요. 카카오 법인 설립(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준) 30년 만의 첫 파업이에요. 카카오 그룹 내 다음과 관련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력 약 1,100명이 고용불안에 놓였다는 거죠. 한편, 카카오 노조는 계열사 9곳의 임금·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어요.


게다가 중요한 건, 다음의 성장 비전이 불분명해요. 이미 포털로서의 경쟁력은 크게 줄어든 데다가 분사하면서 AI를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와의 적극적인 시너지조차 기대할 수 없고요. 회사의 방향성은 AI가 분명해 보이는데, 다음은 분사해서 떼어 놓으니 나중에라도 매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와요.



카카오의 AI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에요

다음의 운명은 미지수가 됐지만, 카카오가 하고자 하는 건 뚜렷해요. 카카오톡을 AI 메신저로 만들어서 이용자의 일상 속에 깊숙히 파고들겠다는 거죠. 아직 뚜렷하게 카카오의 AI가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한국의 메신저 시장을 꽉 잡고 있다는 걸 떠올리면요. 지금의 리스크들을 잘 해소하면 메신저 + 쇼핑 + 지도 등 일상에 밀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AI메신저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카카오도 고민이 많아요. 카카오톡에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이용자가 더 늘어나진 않을 테니 기존 서비스에서는 계속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거든요.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쉽게 대체되기 어려운 메신저라는 점은 강력한 경쟁력이지만, 다시 성장하는 카카오를 보여주려면 다른 방향의 전략도 필요하다는 걸 뜻해요.


커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연간 거래액은 2023년 기준 3조 3,184억 원으로 알려져 선물하기 시장에서는 독보적이에요. 그렇다고 다른 커머스 앱들과 비교도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커머스 버티컬 앱들이 특히 강세예요. 카카오톡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쇼핑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앱 하나만 바꾸면 더 다양한 상품과 혜택을 제공하죠. 예를 들어 쿠팡은 빠르게 배송하고, 무신사의 쿠폰이나 적립금은 할인 폭이 크며, 카카오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도 많아요. 단순하게 커머스로 비교하면 카카오가 밀리죠.


결국 카카오톡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해요. 관계를 중요시하는 메신저 역할과 감성 기반의 선물 경험이요. 같은 맥락에서 AI로컬메이트도 이용자와 가까운 사람, 공간, 모임 등을 연결하고요. 카카오톡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AI를 통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마케터 입장에서는 우리의 상품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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