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이커머스 시장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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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터

25. 01. 02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서로 손잡기로 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이 있을 전망입니다.


2024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큰 이슈가 많았습니다. 7월에는 티몬과 위메프가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를 일으키면서 이커머스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졌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발 C커머스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면서 11번가, G마켓 등 국내 플랫폼들이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네이버와 쿠팡은 거래액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 상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신세계가 칼을 뽑았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죠.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 G마켓

신세계는 지난 2021년 6월, 이베이코리아로부터 G마켓의 지분 80%를 3조 44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신세계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큰 인수합병(M&A)이었는데요. 당시 정용진 회장은 G마켓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죠.


SSG닷컴-지마켓글로벌 통합 멤버십 (사진: 신세계 뉴스룸)


그때만 해도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G마켓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어요. 특히 2005년부터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을 만큼 G마켓의 입지는 탄탄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SSG닷컴과 G마켓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도 내놨고, SSG닷컴의 오픈마켓 부문도 종료해 겹치는 사업 영역을 정리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중심이 오픈마켓 형태에서 쿠팡과 같은 직매입으로 변화하였고, 오픈마켓 시장에서도 네이버쇼핑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G마켓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어요.


G마켓은 2021년 11월 인수된 이후 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2년부터는 지속적인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적 적자는 1천억 원에 달해요.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2년에는 1조 3637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작년에는 오히려 1조 1967억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전망입니다. G마켓으로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죠.



G마켓의 돌파구, 알리익스프레스

사진: 신세계 뉴스룸


G마켓의 해법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입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손잡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는데요.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지분 100%와 현금 3천억 원을 출자했고, 신세계는 보유하고 있는 G마켓 지분 전부를 출자했습니다. 기업가치 6조 원대의 한중합작 이커머스 회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G마켓의 입장에서는 시장의 판도를 흔들어서 이커머스 시장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고요.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은 신세계 입장에서는 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바바가 진출한 200여 개 국가에 구축된 글로벌 유통망을 G마켓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G마켓 입점 셀러들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상품을 전 세계로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죠. 셀러에게 새로운 판매 기회를 제공하게 되면서 신규 셀러를 유치하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C커머스의 국내 진출을 위한 파트너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알리바바 그룹은 201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후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배송이나 상품의 품질, 인증 문제 등 여러 부정적인 여론이 따라다니고 있는데요.


알리익스프레스 초이스 론칭 (사진: 알리바바 뉴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알리바바는 1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짓고,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등 많은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번에 G마켓과 손잡으면서 G마켓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 셀러, 배송 인프라 등을 이용해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알리바바는 해외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테무나 쉬인 등의 맹렬한 추격을 받으면서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중국 외부에선 테무가 오히려 더 잘나가고 있죠. 그래서 K드라마, K뷰티 트렌드를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산 상품을 내세워 동남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 해외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알리바바는 한국 셀러들의 입점을 원하고 있었고, G마켓을 통해서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자료: 삼정KPMG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8조 8607억 원이었는데요. 이중 네이버 쇼핑이 22%, 쿠팡이 20%을 차지하고 있어요. 이어 G마켓은 15%, 11번가는 13% 순이었죠. 1위・2위와 3위 이하 업체 간 격차는 점자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C커머스의 경우 지난 11월 종합몰 앱 MAU 기준 알리와 테무는 각각 968만, 733만을 기록하면서 2위와 4위를 차지했어요. 하지만 실제 영향력은 그보다는 미미해 보입니다. 알리의 연간 총거래액은 약 3조 원 대로, 올해 50조 원으로 추정되는 네이버쇼핑이나 쿠팡에 비해 현저히 적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마켓과 알리의 합작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산, 저품질, 제품 신뢰성 등의 문제로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알리지만, 과거 오픈마켓 1위였던 G마켓의 브랜드 신뢰도와 물류 경쟁력에 알리의 초저가 상품 소싱력이 더해지면 서로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반면, 기존보다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가져갈 수는 있겠지만 20조 원 미만으로 추정되는 연간 거래액 규모를 봤을 때 네이버쇼핑이나 쿠팡에 비해 많이 낮은 수준이고,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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