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터뷰 #17. 마케터로 일하는 게 즐겁다



올해 초 IT 영업인들의 포럼에 초대받아 참석했을 때였어요. 베테랑들의 익숙한 성공 스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을 잘 파악하라", "고객의 니즈를 읽어라" 같은 추상적인 조언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대에 올라온 한 젊은 여성이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았죠.


그녀는 달랐어요. '지난달 이런 고객사를 만났는데요'로 시작해 현장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냈습니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행했던 과정, 고객사와의 긴장감 넘치는 미팅 순간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던 경험까지.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이 전해졌어요. 이론이 아닌 진짜 경험이 묻어나는 이야기에 청중들은 숨죽여 귀 기울였고, 뒤이어 발표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지는 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저런 인재를 둔 회사 대표는 얼마나 든든할까?' 그날 이후 줄곧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얼마 후 아이보스와 플로우의 팝업스토어 협업 소식을 접하게 됐고, 그녀와의 인터뷰를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대면 인터뷰는 어려웠지만, 서면으로 받은 A4 52장의 답변에서도 그날의 생생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마치 눈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그때 저는요--." 하며 시작되는 문장들에서는 포럼 당시의 그 톤과 리듬이 살아있었고, 꼼꼼하게 정리된 현장의 이야기들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진정성 있는 답변을 마주하니, 더 깊이 있는 질문을 준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인터뷰가 장아람 본부장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담아내지는 못했겠지만, 포럼에서 그녀의 발표가 청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듯이, 이 인터뷰는 틀림없이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불씨가 될 거예요.




"노는 것만큼 재미있는" 마케팅 일을 하기 위해 어떻게 동기부여를 유지하시나요?


저는 원래 꿈이 개그맨이었어요. 우리 아버지도 같은 꿈을 가지셨죠. 그래서인지 제 인생의 핵심가치는 늘 '즐거움'과 '웃음'이에요. 치열한 일터에서 재미를 잃으면 인생도 즐거울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일에서 재미를 찾는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눠볼게요.


첫째로, 저는 '재미있는 마케팅'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해요. 누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건 정말 재미없잖아요. 대신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해요. "야, 이거 재밌겠는데?", "이건 아무도 안 해본 건데, 한 번 해볼까?" B2B 협업툴이라는 꽤 딱딱한 제품을 가지고 전 세계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고객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지하철 광고도 채워봤고요. 새로운 시도들이 성공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둘째는, 일을 완전 '게임'처럼 즐기는 거예요. 어릴 때 밤새도록 크레이지 아케이드랑 카트라이더를 했던 그 재미, 아시죠? 지금은 업무가 제 게임이에요. 새로운 프로젝트를 퀘스트고, 목표 달성은 레벨업이죠. 어려운 프로젝트를 진짜 보스전 같아요. 회사가 제 놀이터가 된 거죠. 어려운 프로젝트를 성공하면 마치 게임에서 보스를 물리치고 레벨업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제가 일 변태인가요? 허허)


셋째는, '동료의 재미'를 연구하는 게 제 일이 됐어요. 아무리 재밌는 게임도 함께하는 멤버들이 중요하잖아요? 제 경험상 모든 팀원이 나와 잘 맞을 순 없지만, 마음 맞는 동료 한 명만 있으면 100명과의 충돌도 버틸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전 최애 동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지 함께 연구해요. 회의도 '노는 자리'처럼 만들고,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와 콜라보하기', '전 직원 앞에서 멋있게 PT 발표하기' 같은 기회를 만들어요. 동료가 즐거워하는 걸 보면 재미도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결국 제게 마케팅은 그냥 생계수단이 아니라 '최고의 놀이'예요. 매일 새롭고 창의적인 도전을 즐기면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고. 이런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워서 지칠 새가 없어요. 마케팅이라는 놀이터에서 계속 이렇게 새로운 재미를 찾는 한, 저는 평생 동기부여 걱정은 없을 것 같아요!





"미래의 자식도 마케터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마케터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꼭 마케터가 되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저처럼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마케터라는 직업에 푹 빠진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첫째는,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도 좋아하게 만드는 즐거움'이에요. 어릴 때부터 전 제가 좋아하는 걸 주변에 추천하는 걸 즐겼거든요. 새로 산 화장품, 재밌게 본 예능, 맛집, 새로 생긴 옷가게, 심지어 새로 사귄 남자친구까지.. 제가 좋아하는 걸 친구들도 좋아해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그 '소문내기의 기쁨'을 더 큰 스케일로 누리고 있죠.


맡은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걸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실 때의 성취감이란 정말 특별해요. 단순히 숫자로 보이는 성과를 넘어서 우리 제품을 경험하신 분들이 만족스러워하시는 걸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요.


둘째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 자기 직업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잖아요. 마케터는 단순히 숫자 실적만 내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성장해요. 이게 정말 매력적이죠.


마지막으로는, 끊임없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제가 솔직히 부지런한 성격은 아닌데요. 마케터는 게으를 수가 없어요. 트렌드는 계속 바뀌고, 소비자 니즈도 변하고, 시장은 매일 새로운 걸 요구하거든요. 이걸 따라잡으려면 매일매일 배우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해요. 다른 직업이었다면 이런 '강제 성장'은 없었을 거예요. 이렇게 발전하는 제 모습을 보면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해요.


그래서 전 우리의 아이도 이런 매력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매일이 새롭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걸 세상과 나눌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직업이었으면 해요!





"무스펙 마케터에서 업계 1위 본부장까지" 오게 된 여정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20대 초반에 최연소 팀장을 제안받았던 때였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두려웠는데요. 팀장이란 자리가 주는 부담도 컸지만,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죠. 당시 회사의 리더들을 보면서 회의감이 들었거든요. 다들 지쳐 보이고, 즐거워 보이지 않았어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그래서 엄마한테 털어놨어요. '엄마, 나 회사에 닮고 싶은 팀장님이 없어' 그때 엄마가 던져준 한마디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어요.


'그럼 아람아, 네가 닮고 싶은 팀장이 되어봐.'


이 말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누굴 따라가야 할지 몰라 막막했던 제게, 엄마는 '나만의 길'을 그려보라는 도전을 던져주신 거죠. 그 이후로 전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되는 대신, 제가 꿈꾸는 리더의 모습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죠. 최연소라는 꼬리표 때문에 불필요한 시선도 많이 받았고, 팀 성과에 대한 부담도 컸어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내가 되고 싶은 리더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이 질문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했어요. 답을 모를 땐 팀원들에게 의견을 구했고, 실수했을 땐 인정했고, 문제 해결 과정 자체를 재미있게 만들어보려 노력했죠. 제가 꿈꾼 리더는 지치지 않고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즐기면서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었거든요.


리더십이 꼭 완벽한 정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끊임없이 배워가는 과정이었어요. 그래서 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리더'보다는 '함께 일하면 즐거운 리더'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성공한 날도 있었고, 실패한 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날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소중한 조각들이었던 거죠.



10년간 마케터로 성장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멘토나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저는 특이하게도 선배보다는 후배에게 더 많이 배우려고 해요. 선배한테 배우는 건 당연하잖아요. 근데 후배한테서 배울 점을 못 찾으면 제 방식만 고집하게 될까 봐 걱정은 있었죠.


최근 1년 동안 정말 특별한 '최애 후배'를 만났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신선한 시각과 깊은 깨달음을 준 동료는 처음이에요. 이 친구한테서 단순히 '이렇게 일하면 좋아요' 같은 팁이 아니라, 진짜 팀워크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배웠거든요.


이 친구가 특별한 이유는 '세 가지'가 없기 때문이에요.


첫째, '부정'이 없어요. 작년에 정말 힘든 프로젝트를 같이 했는데, 단 한 번도 얼굴을 붉히거나 감정적으로 부딪힌 적이 없었어요. 한 번은 갑자기 준비도 안 된 PT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다들 당황했을 때, 이 친구가 웃으면서 이야기하더라고요. "팀장님,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혹시 망치더라도 이 상황을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면 되잖아요." 이 말에 저도 웃을 수 있었죠.


둘째, '핑계'가 없어요. 아직 신입이라 실수도 하고, 기대한 성과를 못 낸 때도 있어요. 근데 단 한 번도 핑계를 댄 적이 없어요. 제가 쓴소리를 할 때도 항상 이렇게 말해요. "죄송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반드시 이렇게 해서 2배 더 잘해보겠습니다." 이런 태도를 보면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져요.


셋째, '거만함'이 없어요. 저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편인데, 이 친구는 칭찬을 들어도 항상 담담하게 "아직 멀었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이렇게 말해요. 겸손함이 단순히 예의가 아니라, 더 큰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는 걸 이 친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제 롤모델은 이런 멋진 '후배'예요. 10년차 팀장인 제가 1년차 신입한테 이렇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신기하죠?



B2B와 B2C 마케팅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각각의 특성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B2C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 빠르고 스릴 넘치죠. 유튜브, SNS, 검색 광고처럼 이미 있는 채널에서 순간적인 선택을 유도해야 해요. 소비자들이 하루에도 수많은 광고를 보니까, 어떻게든 눈에 띄고 기억에 남아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퇴근 후 무심코 열어본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 광고를 보고 '어,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거죠. 짧고 강렬한 메시지,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이 정말 중요해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반면에 B2B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에요. 마치 복잡한 퍼즐 같죠. 단순히 '이 제품 좋아요!' 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의 상황과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해요.


재미있는 건 같은 협업툴을 팔더라도 고객사마다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학교는 관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고, 공공기관은 규제와 절차를 꼼꼼히 챙겨야 하고, 스타트업은 빠른 솔루션을 원하죠.


특히 요즘처럼 불황기에는 더 어려워요. 고객사들 예산이 빡빡할 때는 정말 힘들죠. 그래도 제가 택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절대 성공한다'는 환상은 버리고, 성공 확률을 1%라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 마케팅 다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B2C는 감정을 자극해서 선택을 이끄는 재미가 있고, B2B는 고객사의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 지적 도전이 매력적이죠.


요즘은 B2B 안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배우고 있어요. 학교 시장을 공부하는 중인데, 이게 또 전혀 다른 세계더라고요. 새로운 규칙과 가능성을 발견할 때마다 정말 신이 나요.


결국 B2C든 B2B든 제일 중요한 건 하나예요. '지금 우리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이걸 정확히 이해하고 답을 주는 게 마케터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아, 이건 정말 나를 위한 거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거죠.


그 과정이 지금도 매일매일 새롭고 즐거워요!





"적은 돈으로 더 큰 효과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마케팅 예산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특이한가요?


근데 진짜 이게 중요해요. 회사 돈이라고 생각하면 은근히 '이 정도는 써도 되겠지?' 하면서 덜 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부모님 재산이라고 생각하면 달라져요.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 싶고, 내가 직접 발로 뛰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거든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예를 들어, 비싼 광고 대행사에 맡기는 대신 제가 직접 콘텐츠도 기획하고 현장도 뛰어다니면서 대안을 찾아요. 신기하게도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효과도 좋을 때가 많아요.


두 번째로는 항상 이런 질문을 던져요. '만약 경쟁사가 이 마케팅을 먼저 한다면, 나는 얼마나 타격을 받을까?' 그냥 '이거 효과 있을까?' 하고 막연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명확하거든요. 경쟁사가 이걸 했을 때 우리가 진짜 위협받을 것 같다? 그러면 그만큼 효과적인 전략일 가능성이 높은 거죠.


마지막으로 '예산은 한정적이지만, 아이디어는 무한하다'는 걸 늘 기억해요. 사실 예산이 부족한 게 마케팅에서 제일 힘들죠. 근데 전 이 제약이 오히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봐요. '돈이 많았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이런 핑계 대신, 지금 가진 걸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게 진정한 마케팅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아끼자는 건 아니에요. 효과가 확실한 부분에는 과감하게 투자해요. ROI를 꼼꼼히 분석해서 진짜 효과 볼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거죠.


결국 마케팅은 돈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봐요. 제 경험상 진정성 있는 아이디어 하나가 비싼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낼 때가 많거든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성과내는 전략가"라고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위기 극복 사례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제 마케팅 인생에서 가장 위기였던 순간을 말씀드릴게요. 중요한 공공기관과의 MOU 미팅이 완전히 망했던 날이었어요.


당시에 PT 준비가 많이 부족했거든요.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얘기만 죽 늘어놨는데, 알고 보니 상대방이 원하는 건 전혀 다른 거였어요. 그리고 이게 그날 마지막 미팅이었는데, PT 끝나자마자 담당자분이 퇴근해버리시는 거예요. 완전 문이 닫힌 거죠.


근데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어요. 회사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기회였거든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담당자분께 문자를 보냈어요. '내일 아침 출근 전 딱 10분만 시간을 내주시면, 오늘 논의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PT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을 새웠어요. 먼저 왜 실패했는지 냉정하게 분석했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만 떠들었지,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건 뭔지 전혀 파악을 못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완전히 관점을 바꿨어요. 그 공공기관이 지금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 우리가 어떤 해결책을 줄 수 있는지. 밤새 데이터를 모으고 PT를 새로 만들었죠.


다행히 다음날 아침에 담당자분이 10분이란 귀한 시간을 내주셨어요. 저는 정말 핵심만 콕콕 찝어서 발표했고, 믿기 힘들겠지만 이례적으로 성공적인 MOU 체결까지 이어졌어요!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운 건 세 가지예요.


첫째, 실패했을 때 빨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그냥 '운이 없었네~' 하고 넘어가면 안 되거든요.


둘째, 상대방 관점에서 생각해야 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돼요.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음 시도를 준비해야 해요. 문제를 해결할 기회는 항상 그 다음 단계에 숨어있더라고요.


이 사건을 겪고 나서 '이가 없어도 잇몸은 강하다'는 말을 진짜 실감했어요. 자원이 부족해도, 실패가 예상돼도, 남은 걸 최대한 활용하면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다시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가짐이에요. 전 이런 문제 해결을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즐기면서 살고 있죠. 그래서 저를 '잇몸 전략가'라고 부르나 봐요.





"성과와 팀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실천하고 계신가요?


10년 동안 마케팅팀을 이끌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성과'랑 '팀원들의 성장'은 절대 따로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실천하는 리더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게요.


첫째는 '회사 안에서 숫자로 말하는 마케터, 전략가로 성장시키기'예요. 저희 팀의 첫 번째 원칙이 있어요. '목표는 고정되어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매일 바뀐다.' 전 팀원들이 단순히 예쁜 콘텐츠나 멋진 기획서를 만드는 걸 넘어서길 바라거든요.


그래서 항상 이렇게 물어봐요. "이 콘텐츠는 무엇을 위해 만든 거예요? 매출이나 전환율, 고객 참여도 중에서 어떤 걸 바꾸고 싶은 거예요?" 제가 가장 피하고 싶은 건 팀원들을 '시킨 일만 잘하는 바보'로 만드는 거예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전략가로 키우고 싶어요.


둘째는 '진짜 잘하는 일을 의미 있게 찾아주기'예요. 요즘은 개인의 고유한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찐사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팀원들이 자기만의 초능력을 찾고,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는 거죠. 처음엔 다들 낯설어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회사 밖에서도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예요. 전 팀원들과 회사 밖의 삶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요. "우리가 매일 치열하게 성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자신만을 위한 선택도 필요해요. 뭐가 당신을 진짜 행복하게 하는지 고민해보세요."


얼마 전엔 재미있는 걸 했어요. 팀워크샵 대신에 팀원들에게 '나 혼자 떠나는 여행'을 선물했거든요. "우리가 팀으로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에게 충실하지 않으면 좋은 팀워크도 불가능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진짜 네가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봐." 했더니, 돌아와서 다들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하더라고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결국 제 리더십은 이거예요. 팀원들이 회사에선 성과 내고, 밖에선 멋진 삶을 살도록 돕는 거. 이게 따로가 아니라고 믿어요. 회사에서의 성공이 개인의 성장이 되고, 그 성장이 다시 회사의 성과가 되는 거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해요. 그게 제가 추구하는 리더십이에요!





"디케터"로서의 역량을 키우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의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디케터(Designer + Marketer)라는 말, 재미있죠? 이게 제가 신입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체성이에요. 왜 이렇게 됐는지 말씀드릴게요.


마케터 1년차 때였어요. 뜨거운 시장 이슈를 활용해서 긴급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내보내야 했는데, 디자인팀이 너무 바빠서 최소 2주는 걸린다는 거예요. 신입인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결과는 뻔했어요. 2주 뒤에 캠페인이 나왔을 땐 이미 이슈가 식어버려서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진 거죠.


그때 깨달았죠. '마케팅에서 속도와 타이밍은 생명이다. 이걸 놓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결심했어요.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필요한 마케팅 제작물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자.' 퇴근 후랑 주말마다 디자인 툴을 공부했어요. PPT부터 시작해서 SNS 광고, 홈페이지 그래픽, 오프라인 제작물, 심지어 굿즈까지. 하나씩 만들 수 있는 걸 늘려갔죠.


그랬더니 정말 모든 게 10배는 빨라졌어요. 지금은 5분 만에 새로운 온라인 광고를 만들 수 있고, 내일 당장이라도 박람회 부스를 차릴 수 있어요. 제가 생각한 건 바로 콘텐츠가 되고, 그게 곧바로 고객한테 닿을 수 있게 된 거죠.


사진: 인터뷰이 제공


이제는 제가 팀장이 되어서 이 역량을 팀원들한테도 전수하고 있어요. 우리 팀은 정직원이 3명뿐인 작은 조직이지만, 외부 업체 도움 없이도 '지금 당장' 최고의 캠페인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긴급한 이슈가 터지면 그날 바로 배너랑 영상까지 만들어서 SNS에 올릴 수 있죠.


제가 디케터로 성장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이거예요.


첫째, 마케팅에서 속도가 가장 큰 무기예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타이밍을 놓치면 소용없어요.


둘째, 자립적인 마케터가 돼야 해요. 남한테 의존하지 말고, 필요한 건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해요.


셋째, 완벽함에 집착하지 마세요. 디자인이 조금 덜 예뻐도, 제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해요.


결국 디케터는 단순히 디자인과 마케팅을 섞는 게 아니에요. 10배 빠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해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마케터로서의 10년을 되돌아보았을 때, 지금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요즘 보면 비슷비슷한 마케터들이 너무 많아요. 제가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예요. '내가 일하고 싶은 시장을 명확히 정하고, 그 시장에 특화된 인재가 되라'는 거예요.


제가 만난 많은 후배들이 이렇게 말해요. '일단 큰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요' 또는 '마케팅 전반을 배우고 싶어요.'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넓게 보는 것도 좋죠.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본인만의 뚜렷한 방향이 있어야 해요.


왜 그런지 아세요? 마케팅이 단순히 기술이나 데이터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시장에서 활동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기술과 전략이 완전히 달라져요. 패션, 뷰티, IT, 금융, 교육, 자동차 각 시장마다 고객을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 전부 다르죠. 그래서 전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첫째, 정말 열정을 느끼는 시장을 찾으세요. 그 시장을 깊이 탐구하고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마케터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어요.


둘째, 그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꾸준히 분석하세요.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알게 될 거예요.


셋째, 그 시장의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세요. 컨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해서 주요 인물들을 만나보세요. 그들의 성공과 실패 경험에서 배울 게 정말 많아요.


마지막으로, 그 시장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실제 경험을 쌓으세요. 예를 들어 뷰티 산업에서 성공적인 캠페인을 만들었다면, 이걸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여러분만의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어요.


결국 마케팅은 고객을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에요. 특정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그 시장에서 여러분은 더 이상 비슷비슷한 마케터가 아닌 특별한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향후 B2B 소프트웨어 마케팅의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큰 광고비를 쓰기보다 효율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더 중요해질 것 같은데요. 제가 보는 핵심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는 '찐 팬덤 마케팅'이에요. 요즘 B2B 소프트웨어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거든요. 특히 협업툴이나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처럼 기능 차이가 크지 않은 분야는 단순 광고로는 더 이상 승부가 안 나요. 그래서 주목받는 게 '유저가 유저를 부르는' 구조예요.


노션(Notion)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사용자들이 업무 템플릿이나 활용 사례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료들한테 추천하게 만드는 거죠. 이런 추천은 광고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요.


둘째는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이에요. 지금까지는 대부분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같은 특정 고객층에만 집중했잖아요? 이제 그걸로는 부족해요. 예를 들어 대기업 시장에서만 활동하던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거나, 반대로 스타트업 시장에서 시작한 기업이 대기업 시장으로 확장하는 거죠.


특히 주목할 만한 건 공공기관이나 교육 시장이에요. 코로나19 이후로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원격 수업, 비대면 행정이 늘어나면서 이쪽 수요가 엄청나게 커졌어요. 구글이 'Google Workspace for Education'으로 교육 시장에서 성공한 게 좋은 예시죠.


결국 앞으로는 '신뢰'가 핵심이 될 거예요. 단순히 광고를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죠. 기존 고객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새로운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진짜 가치를 만드는 게 중요해질 거예요.



"플로우의 신사업을 이끄는 CEO"가 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비전과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2024년은 제게 정말 의미 있는 도전의 해였어요. 기존에 '기업용' 협업툴로만 알려졌던 플로우를 완전히 새로운 '교육/학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거든요. 저는 '플로우 에듀'라는 신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어요.


단순히 마케팅만 한 게 아니라 영업, 계약, 고객 경험, 제품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었어요. 직접 신입사원도 뽑아서 팀을 꾸렸는데, 그 신입사원이 전체 영업사원 중에서 개인 매출 1위를 기록했죠. 이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었어요. 조직 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거니까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하지만 이제 시작이에요. 5년 내에 플로우의 신사업을 이끄는 CEO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게 너무 많거든요.


첫째로, CEO는 단순히 프로젝트 하나를 잘 하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앞으로 5년 동안 재무, 운영,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도를 높이려고 해요. 플로우가 더 넓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둘째는 리더십이에요. 리더십이란 건 단순히 지시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더 발전시켜 나갈 거예요.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해요. 플로우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 고객의 니즈를 계속 공부해야 하거든요.


올해의 성공으로 자신감은 생겼지만, 동시에 더 성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플로우의 성장뿐 아니라 조직과 팀원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고 싶어요. 5년 후에는 플로우의 신사업을 이끄는 CEO가 되어 있을 거예요!





"행복한 마케터들의 일터"를 만들기 위해 계획하고 계신 것들이 있으신가요?


마케터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창의력도 필요하고 협업도 중요하고, 그만큼 팀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죠. 세 가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놨는데, 하나씩 설명드려볼게요.


첫 번째는 '드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예요. 모든 마케터들이 '이 브랜드와는 꼭 한번 일해보고 싶다' 하는 로망이 있잖아요? 어떤 팀원은 그 브랜드의 철학이나 가치관에 감동받았을 수도 있고, 또 어떤 팀원은 그 기업과의 협업이 자신의 커리어에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할 수도 있고요. 저는 이런 꿈을 실현시켜주고 싶어요.


실제로 저희는 분기마다 팀원들에게 '콜라보 위시리스트'를 받고 있어요.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희 마케팅팀의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죠. 실현되면 그 팀원이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도 하고 있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진정한 성취감을 느끼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두 번째로는 '리더십 로테이션'을 실천하고 있어요. 팀장인 제가 늘 프로젝트를 이끌면 뭔가 새로운 시도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과감하게 팀원들에게 리더 자리를 내어주고, 저는 오히려 '말 잘 듣는 후배'가 되어보기로 했죠.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팀원들이 리더가 되어 프로젝트를 이끌 때마다 정말 놀라운 시너지가 나타나더라고요.


수평적인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물론이고,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배우게 되죠. 리더 경험이 처음인 팀원들을 위해서는 제가 중간중간 피드백도 주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자신감을 얻고, 더 큰 도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자랑스럽죠.


마지막으로는 제주도 워케이션인데요, 이건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저는 '창의력'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매일 같은 사무실에서는 이 창의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주도의 예쁜 카페에서 일도 하고, 중간중간 올레길도 걸으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거죠.


실제로 지난번 워케이션 때는 제주도의 자연을 보면서 나온 아이디어로 정말 멋진 캠페인을 만들어냈어요. 팀워크도 더 돈독해지고, 업무 스트레스도 확 줄어들더라고요. 일정도 강제로 짜지 않고, 팀원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하면서 프로젝트와 개인 시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하고 있죠.


사진: 인터뷰이 제공


결국 제가 추구하는 건 팀원들이 '마케터로 일하는 게 정말 즐겁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요. 콜라보 프로젝트를 통해 꿈을 이루고, 리더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워케이션을 통해 창의력도 충전하면서요.


이런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팀의 성과도 따라오더라고요. 실제로 저희 팀이 요즘 행복지수도 높고 성과도 좋아지고 있거든요. 이게 바로 제가 꿈꾸는 '행복한 마케터들의 일터'랍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들을 해나갈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한강이 보이는 집'인데요, 이건 단순히 '부자되면 사는 집'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제가 공간의 힘을 굉장히 믿거든요.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에너지, 그 중에서도 한강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봄에는 벚꽃이 흩날리는 한강을, 여름에는 시원한 강바람을, 가을에는 은행잎 물든 자전거길을, 겨울에는 하얗게 눈 쌓인 한강공원을 바라보는 거예요. 그런 풍경을 매일 보면서 영감을 얻고, 퇴근 후에도 그 기운을 느끼며 살고 싶어요.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선물처럼 열어보는 거죠.


두 번째로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있지 않을까 해요. 사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설레면서 한편으론 두려워요. 43살의 제가 어떤 엄마가 되어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게 정말 큰 일이잖아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제가 엄마가 된다면 꼭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엄마도 네 나이 때는 이런 꿈을 꿨어.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그 꿈을 이뤘단다.' 이런 식으로요. 그냥 현실적인 조언만 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에게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면서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어요. 제가 걸어온 길이 아이에게 작은 등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마지막으로는 '한 회사의 좋은 대표'가 되어 있을 거예요. 근데 이건 단순히 제 성공을 위한 목표는 아니에요. 제가 꿈꾸는 건 팀원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리더가 되는 거예요. 팀원들이 그냥 '회사 직원'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동료가 되었으면 해요.


나중에 팀원들이 이런 말을 해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우리 대표는 우리의 꿈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사람이에요.', '이 회사에 다니면서 저도 제 삶의 목표를 이뤘어요.' 이런 말들이요. 대표로서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조직을 만들고, 우리 팀원들이 각자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싶어요.


이렇게 세 가지 모습이 제가 그리는 10년 후의 모습이에요. 한강이 보이는 집에서 매일 새로운 영감을 받고, 누군가의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 꿈을 응원하고, 회사에서는 팀원들의 성장을 돕는 리더가 되는 거죠. 그림이 좀 크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런 꿈들이 있기에 매일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 오늘의 큐터뷰는 조인후 작가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지난 큐터뷰 보러가기 👀

큐터뷰 #16. 고객의 니즈와 브랜드의 강점을 결합하다(다이슨코리아 디렉터 이승복)

■ 큐터뷰 #15. 마케팅이 필요 없는 마케팅(에피파니 프로젝트 대표 박한나)

 큐터뷰 #14. 마케터가 유연해야 하는 이유(동화약품 H&B 사업부 이사 홍성해)

■ 큐터뷰 #13. 동시대인과 함께 살아가는 마케터( 카카오 마케팅 실장 조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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