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맛’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딸기맛, 초코맛 이런 게 아니라 원제품의 느낌을 낼 수 있는 유사한 제품을 의미해요. 가격이 비싼 원제품을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우니까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거죠.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이 OO맛 제품이 훨씬 잘 팔리는 경우도 존재해요.
대표적으로 최근 출시된 유니클로(Uniqlo)의 ‘멀티 포켓 숄더백’이 있어요. 포터(Porter)맛 숄더백, 유시다 포터(유니클로+요시다 포터)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브랜드 포터의 탱커 숄더백을 닮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비싼 브랜드 상품의 대체품을 ‘듀프’라고 하는데요. 복제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을 줄인 말이에요. 명품의 로고 등을 모방하는 짝퉁(위조품)과는 다른 개념으로 디자인이나 특징 등을 따라해 불법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어요. 과거부터 쭉 있어 왔던 개념이지만, 최근에는 특히 중국이나 미국 등의 젊은 층에서 듀프 소비가 확산되고 있어요.
그 배경에는 경기침체가 깔려있는데요. 최근 소비 트렌드를 관통하는 가성비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명품의 핵심 소비지로 알려졌던 중국은 일명 ‘핑티’라고 불리는 듀프 소비가 확산되고 있어요.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중국 SNS에서 듀프 검색 횟수는 약 3배 증가했다고 알려졌죠. 미국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브랜드 뒤에 듀프를 붙여 아마존에 검색하는 등 저렴한 대체품을 찾는 소비 문화가 활발하다고 해요.
재밌는 건, 대체품 구매를 숨기는 게 아니라 가치 있게 여기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이죠. 미국 시장조사업체 와이펄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듀프 소비에 대해 응답자의 60%는 ‘오리지널 제품을 살 여유가 있어도 복제품을 선택한다’고 답했어요. 이들은 SNS를 통해 구매 정보를 공유해요. 화장꿀팁이나 쇼핑할인팁과 같이 ‘현명한 소비’에 또 다른 가치를 두는 셈이죠. 여기에는 복제품을 만들어 내는 속도, 복제품의 퀄리티 등이 과거보다 우수해진 까닭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