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여행을 떠났을 때 관광객이 없는 ‘현지인 맛집’을 찾으면 외국어 메뉴판에 어려워하면서도 ‘여행을 잘 즐기고 있구나’하며 뿌듯하기도 해요. 관광객의 입맛에 맞춘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찾은 느낌이죠. 아예 현지인 친구까지 만든 곳이라면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고요.
물론, 현지인 맛집을 넘어 그들의 문화, 일상생활을 그대로 느껴보는 것도 좋죠.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인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경험하고 트렌드를 쫓는 여행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이 유행이에요. 일상을 뜻하는 ‘데일리(Daily)’와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단어죠.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는 변화하는 추세에요. 전통적인 한국 여행 코스로는 명동이 꼽히고, ‘유커’(단체 중국인 관광객)가 상품을 싹쓸이로 쇼핑하는 문화가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주링허우’(1990년대생)를 중심으로 ‘싼커’(개별 관광객) 문화로 바뀌고 있어요. 이들은 SNS를 통해 한국인 MZ세대들이 자주 가는 핫플레이스와 맛집을 찾아서 방문해요.
대표적인 예는 성수동이에요. 성수가 맛집, 카페, 팝업스토어 등의 증가로 우리나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외국인도 성수를 찾기 시작했어요. 방한 외국인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거래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성수로 ‘시현하다’와 같은 사진관 서비스는 성수 지역 거래건수 중 63%를 차지해요. 이를 비롯해 배달음식, 퍼스널컬러 진단 등 한국인의 일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월 방한객은 1067만 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93% 수준으로 회복했어요. 한편, 지난해 방한객 1103만 명 중 393만 명(35.6%)이 30세 이하로 집계됐죠. 젊어진 관광객은 한류에 민감하고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습득하며 한국의 트렌드를 쫓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어요. 면세점이 아닌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의 매장에서 쇼핑하고 있죠.
데일리케이션은 특히 올리브영의 행보와 맞아떨어져요. 올리브영은 올해 성수동 상권 매장을 6개로 늘릴 예정이에요. 최근 10억 원을 들여 성수역의 역명 병기권을 확보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공격적으로 타깃하는 모습이죠. 올리브영의 명동 상권 6개 매장은 매출의 90% 이상이 외국인에게서 나오기도 해요. 내년 1월 31일부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천공항부터 명동까지 운행하는 전용 버스도 시범 도입할 계획이죠. 이후에는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이 다양하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