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힙해졌다, 텍스트힙 트렌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불리는 Z세대는 영상, 소셜 미디어 등 스마트폰 중심의 미디어에 매우 익숙해요. 커뮤니티 등 긴 글로 쓰인 게시글에는 '3줄 요약 좀', '길어서 다 못 읽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죠. 지루한 텍스트보다는 영상과 이미지를, 그리고 긴 영상보다는 짧은 영상(숏폼)을 더 좋아하는 요즘이에요.


Z세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비대면으로 학교 수업을 하고, 롱폼에서 숏폼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환경, 그리고 원하는 콘텐츠를 기가 막히게 찾아주는 플랫폼 알고리즘 속에 살고 있는 세대예요. 기업들은 이 Z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마케팅하고 있고, Z세대들은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이런 콘텐츠의 파도 속을 헤엄치고 있죠.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이제는 지나간 문화가 되어버린 독서와 기록을 즐기는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나 봐요. 최근 ‘텍스트힙’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Z세대 사이에서는 텍스트 열풍이 불고 있어요. 문해력 논란이 생기기도 하는 등 텍스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세대에게 어떻게 텍스트가 트렌드로 떠올랐을까요?


텍스트힙은 '텍스트'와, '멋있다'는 뜻의 '힙하다'가 결합된 표현으로, 독서와 기록을 즐기는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뜻해요. 문체부에서 진행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로 계속 하락해 왔어요. 반면, 10대 청소년의 종합독서율은 95.8%, 연간 종합독서량은 36권으로 작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되었죠.


최근 네이버 블로그, 지식인,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의 Z세대 이용률이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Z세대의 '온라인 일기장'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얼마 전 유행했었던 Y2K 트렌드로 인해서 직접 손글씨로 일기를 쓰고,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유행하고 있고요.


이런 배경에는 본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표현하고 공유하길 좋아하는 Z세대에게 독서가 본인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 계발의 한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돌 그룹 멤버가 방송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노출되는 것 또한 텍스트힙 열풍에 한몫하고 있고요.


주로 SNS에 자신의 독서 경험과 기록을 사진과 글로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책의 표지나 글귀를 찍어 올리거나, 책을 쌓아둔 사진을 올려두기도 해요. 특히 모형책 등의 인테리어 소품도 잘 팔린다고 하죠. 책을 완독하기보다 책을 소비하는 자체에 집중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요.

큐레터 큐트키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