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YOLO) 경제가 요노(YONO) 경제로 변화하고 있어요.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e)이라는 뜻으로 행복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는 젊은 세대의 소비행태를 지칭하는 용어죠.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라 불리는 소비행태를 유지하며 한 끼에 10만 원이 넘는 오마카세와 같은 고급식당에 들르고, 새로운 가전을 사는 데 기꺼이 지갑을 열었어요. 그래서 욜로는 형편에 맞지 않게 사치를 부린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기도 했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며 물가가 치솟자 MZ세대의 소비행태가 바뀌고 있어요. 바로 이것만 있으면 된다(You only need one)라는 욜로와 반대되는 개념인 요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인데요. 작년에는 젊은 세대층 사이에서 소비를 줄이려는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 '현금챌린지' 등이 유행하기도 했었죠.
최근 등장했던 각종 신조어들로도 이와 같은 트렌드를 알 수 있어요. '갓생'이 대표적이죠. 서울 연구원에 따르면 '욜로'나 '플렉스'의 언급량이 줄어들고 '갓생'의 언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요. 이러한 흐름이 바로 요노 트렌드로 이어지게 된 거예요.
실제로 2030 세대는 사치성 소비를 줄이는 대신 실용적인 소비를 늘렸는데, 농협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30 세대에서의 외식건수는 9% 감소하여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감소했어요. 2030 세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3%가량 늘어났다고 하죠. 반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2030 세대의 간편식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며 다른 연령대 증가율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났어요. 이러한 2030 세대의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중고차 구매가 늘고 렌터카 소비 건수가 늘어났고, 엔데믹 이후 명품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던 20대가 이탈하며 구매 비중이 급감했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스타벅스는 프라푸치노 한 잔이 더 이상 필수 지출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출이 예전만큼 늘지 않는다고 해요. 요노 트렌드에 긍정적 영향을 받은 기업은 월마트인데요. 월마트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615억 달러를 달성했어요. 월마트는 이와 같은 실적 상승에 대해 고객들이 저렴한 생필품을 선호하고, 기존에는 월마트를 방문하지 않던 부유층 고객까지 월마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어요.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출시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요. 미국의 대형 유통 기업인 타겟은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고, 국내 유통업체들도 가성비 좋은 PB상품들을 출시하며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