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가짜뉴스에 질려 플랫폼을 떠나는 사용자들, 엔시트화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의 보급화 이후 급부상한 플랫폼이 바로 페이스북이죠. 페이스북은 2012년 10월 월간 이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가, 점차 젊은 층 사이에서 이용률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2021년 이후 급속하게 이용자가 빠져버렸어요. 무분별한 뉴스 피드와 가짜 정보들, 개인정보 이슈 등의 콘텐츠에 사용자들이 지쳐 다른 플랫폼으로 빠져나간 것인데요. 


페이스북의 사례처럼 플랫폼 서비스의 기능과 품질이 점차 저하되는 현상'엔시트화(Enshittification)'라고 해요. 플랫폼이 사용자들을 모으기 위해 초반에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용자 경험보다는 수익을 우선시하며 그 품질이 악화되는 것을 말해요. 이 용어는 2022년 11월 캐나다의 코리 닥터 로우에 의해 만들어졌는데요. 배설물을 의미하는 'shit' 앞에 'en(되게 하다)'을 붙이고, 'fication(~화)'이 접미사로 붙으면서 만들어진 신조어예요. 플랫폼이나 서비스가 더럽고 쓸데없는 것으로 변질되었다고 지적하는 단어인 셈이죠. 


플랫폼은 서비스 초창기에는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모아 놓은 사용자들은 플랫폼에서 그간 쌓아놓은 콘텐츠나 네트워크, 지위 때문에 쉽게 떠나기 어려워지죠. 플랫폼은 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 및 제공하며 광고주를 모으고, 광고주 또한 많은 이용자가 있는 플랫폼에 묶이게 돼요.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수익 확대를 위해 광고를 늘리거나 과금 정책을 추가로 도입하는 단계로 이어지게 되곤 하는데요. 광고가 늘어남으로써 악화된 사용자 경험을 감내하는 것은 결국 이용자가 되고, 이용자들은 플랫폼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이죠.


앞서 페이스북을 예시로 들었지만, 페이스북 대안으로 떠오른 인스타그램도 비슷한 위기에 봉착해 있어요. 메타는 최근 인스타그램 메인 피드에 ‘건너뛸 수 없는 광고’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하죠. 링크드인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1%가 건너뛸 수 없는 광고 도입 시 ‘앱을 삭제한다’고 답했어요.


또,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검색 포털 네이버도 지난해 검색 점유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며 엔시트화를 겪고 있어요. 네이버는 강력한 검색 기능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모아 국내 1위 검색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검색 광고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점점 많은 광고 콘텐츠들이 검색 결과에 노출되고 있어요.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함에 따라 결국 구글에게 일정 부분을 내주게 되었어요. 네이버는 엔시트화를 극복하기 위해 검색 결과를 개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최근, 다양한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고 묶어 두기 위해서 여러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여 선보이고 있는데요. 엔시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규모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형태를 구축해야 한다고 해요.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면서 단기적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요. 또한 광고 수익 등의 비즈니스 모델과 공존할 수 있는 균형 조절 방안도 중요한 요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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