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 내다'라는 표현 들어보셨나요? '돈'과 '혼쭐 내다'가 합쳐져 만들어진 표현인데요. 사람이나 기업이 자신의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타인에게 선행을 베푼 경우, 사람들은 '장사가 너무 잘 돼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정신 차린다' 라며 반어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고 있어요.
오늘 이야기할 '바이콧(Buycott)'은 바로 돈쭐의 영어 표현이에요. 소비자가 스스로 구매를 통해 기업이나 제품, 서비스를 응원하는 방식을 뜻해요. 구매하지 않거나 이용하지 않아서 경제적 압박을 하는 '보이콧(Boycott)'과 반대되는 개념이죠. 바이콧은 소비자가 '구매'라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표명하고,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기업활동을 지원해요.
바이콧의 사례로 최근 가장 대표적인 이슈가 바로 '라인사태'예요. 이번 라인사태로 국내 기업인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 메신저가 일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라인을 응원하기 위해 신규 설치자가 늘어났어요. 최근 젊은 세대들이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표현하는 '미닝아웃'과도 맞닿아 있죠.
'돈쭐 내다'라는 신조어는 21년도 초반에 유행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개념이었어요.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캐롯몹(Carrotmob)'이라는 소비자 운동이 있었는데요. 이 운동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만한 기업을 공격하는 대신에, 모범적인 기업의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이에요. 우위에 입장에 있는 기업에 대해 소비자가 단결하여 소비자의 힘으로 기업이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과 행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되었다고 해요.
글로벌 컨설팅 기업 에델만은 이렇게 개인의 신념과 가치에 중점을 두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브랜드 민주주의(Brand democracy)'라고 명명하기도 했어요. 어떤 때는 똘똘 뭉치기도 하지만, 제각각의 신념과 가치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소비자들의 변덕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심해질 것이고, 마케팅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거예요. 기업들은 소비자의 신념과 가치에 더욱 신속하게 반응해야 해요. 그렇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