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핫한 소비 트렌드, 디토소비


뉴진스의 '디토'라는 곡을 아시나요? 가사 중 'Oh say it ditto'라는 구절이 있어요. '나도 그렇다고 말해줘'라는 뜻인데요. 이처럼 디토는 '나도', '나 또한'이라는 의미를 가졌어요. 디토와 소비를 합쳐서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 인기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소비 트렌드'디토 소비'라고 칭해요.


최근 미국에서는 #스탠리텀블러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의 틱톡 조회수가 9억 회를 넘어서며 스탠리의 2023년 매출은 4년 전 대비 10배 급증했어요. 또, 국내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산리오 캐릭터 상품들이 80억 원 가까이 팔리기도 했죠. 이렇게 디토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은 상품의 종류와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품질 또한 상향평준화되면서 선택의 어려움과 실패의 두려움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제조사나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하는 것이 훨씬 만족할 만한 의사결정이 된 것이죠. Z세대에게 디토소비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취향 찾기' 예요.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맹목적인 따라 하기'와는 차이점이 있어요. 예전에는 좋아하는 대상이 제안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르는 맹목적인 추종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골라 의미를 부여하고 받아들이는 주체적인 추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과거에는 다수가 좋아하는 대중적인 스타를 찾아 몰려들었다면, 디토소비에서는 본인만의 취향을 찾아 흩어지는 양상을 보여요. 이런 면에서 디토소비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추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디토소비의 대상은 사람, 콘텐츠, 커머스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디토 소비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면, 예전에는 '어느 브랜드의 제품을 소유하고 있는가'가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누가 사용하는 제품인가'가 중요하게 작용해요. 대상 제품이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되는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인데요. 대상은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내부 직원이나, 일반인 전문가 등 넓은 범위로 확장됐어요. 예를 들면 중고 거래를 할 때에도 '누가 파는 물건인가'를 따져보고 구매를 해요. 중고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의 취향을 구매하는 개념으로 확장됐어요. 특정 판매자가 올려놓은 제품이 내 취향이라고 판단되면, 그 사람이 판매하는 컬렉션을 계속 구매하게 되는 방식인 것이죠.


두 번째로, 콘텐츠도 디토소비의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본래 콘텐츠의 용도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대상이었는데요. 디토 소비자에게 콘텐츠는 소비에 있어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어요. 소비자가 콘텐츠 특유의 분위기에 매력을 느끼고, 그 분위기를 따라 하는 소비를 하게 돼요. 이러한 배경에는 디토소비를 도와주는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이 존재하는데요. 라이프스타일 앱인 '오늘의 집'의 집들이 카테고리에는 특정 영화를 모티브로 꾸며놓은 공간들이 인기 게시물로 올라와 있고, 유저들 사이에서는 사용된 소품의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어요. 콘텐츠 디토가 가장 눈에 띄는 바로 '여행'인데요. 글로벌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가 2023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가 소셜미디어를 제치고 여행 목적지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커머스예요. 최근 대형 종합몰 대신 특정 카테고리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요. 온라인 패션 스토어인 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 스냅'은 무신사 앱에서 바로 접근이 가능한 앱인앱 형태로 운영되는데요. 스트리트 패션 피플, 입점 브랜드의 스태프와 모델 등 무신사가 선정한 옷 잘 입는 일반인들의 패션을 둘러볼 수 있어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단지 옷의 스타일을 넘어 아이템 하나하나에 담긴 스토리가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이 재킷은 저희 엄마가 젊을 때 아껴 입던 건데요…'등의 스토리가 담겨있어요. 이런 스토리들이 커머스에 스며들고, 플랫폼의 감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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