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2위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다'라는 아주 유명한 광고 카피로 62년간 침대시장 1위를 지켜왔던 에이스 침대가 최근 1위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또,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도입하면서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배달비 무료 정책을 내세워 요기요를 제치고 시장 2위로 올라섰죠.


최근 만년 2위가 1위로 올라서거나 1위를 따라잡기 위해서 파격적인 혜택을 도입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모습입니다.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거나 현재 1위와의 격차가 크다면 경쟁사보다 많은 부분에서 파격을 내세우게 됩니다. 후발주자인 패스트 팔로워가 어떻게 업계 선두주자인 퍼스트무버를 제치는지, 또는 따라잡는지 살펴볼 수 있는 최근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쿠팡이 쏘아 올린 무료배달 


쿠팡은 3월 26일 무제한 무료배달을 오픈했다.(사진: 쿠팡이츠 홈페이지)


쿠팡의 배달 앱 서비스인 쿠팡이츠가 지난 3월 26일부터 무제한 무료배달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배달 주문할 때 묶음배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요. 이전까지는 쿠팡이츠는 주문 금액의 10%를 할인해 줬습니다. 이제 할인 혜택 대신 금액이나 배달거리, 주문 횟수 등에 상관없이 무료 배달로 변경한 것이죠. 음식 가격 2만 원이면 2천 원 할인받는 것보다 3~4천 원에 달하는 배달료를 아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봄이 되면서 야외 활동이 늘었고 물가상승에 따라 배달료도 인상되면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배달앱 이용을 줄이면서 배달앱 이용자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수요를 늘리고 1, 2위 업체를 추격하기 위해서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운 것입니다. 덕분에 지난 3월 쿠팡이츠의 MAU는 625만 8천여 명으로 요기요(570만 9천여 명)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1위인 배달의민족과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서서히 좁혀가는 모양새입니다.


이로 인해 배달앱 업계가 무한 경쟁 체제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의 움직임을 보던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도 무료배달을 선언하고 나섰는데요. 수도권에 한해 묶음배달 무료 또는 10% 할인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3위로 밀려난 요기요도 참전했습니다. 요기요는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공개했는데요. 1만 5천 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를 면제해 줍니다. 묶음배달뿐만 아니라 배달비가 비싼 한집배달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죠.


배달비 무료 정책을 무기로 MAU 2위까지 올라선 쿠팡이츠가 특히 2030 세대 사용자를 끌어모으면서 약진하자 1위 배민의 점유율을 얼마나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침대 없는 침대광고로 1위 올라선 시몬스


만년 2위에 머물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1위로 올라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유명한 시몬스침대입니다. 시몬스는 국내 법인을 설립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에이스침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31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반면, 에이스침대는 3064억 원을 기록해 매출이 11% 이상 감소하면서 순위가 바뀐 것입니다.


시몬스의 침대 없는 침대 광고(사진: 시몬스코리아 유튜브)


시몬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침대 없는 침대 광고'였습니다. 시몬스는 수년 전부터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광고를 통해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었는데요. 침대 광고지만 침대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에서 편안해지는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슬로건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카피도 빼버리고 로고만 나오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영상 자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당시 트렌드였던 OSV(Oddely Satisfying Video) 콘텐츠를 활용했죠. 이후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MZ세대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고 팬덤을 구축했습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사진: 시몬스 인스타그램)


시몬스침대 2021 광고 캠페인 (사진: 시몬스코리아 유튜브)


또, 에이스침대는 여러 판매 대리점에 납품하는 방식의 B2B 사업 위주였다면 시몬스는 과감하게 D2C(Direct to Customer)로 전환한 것이 주요했습니다.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 진열제품, 홍보 등을 시몬스 본사가 부담하고 '시몬스 맨션'으로 바꾸기도 했고요.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처럼 브랜드 경험과 세련된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늘렸습니다. 1천 원짜리 굿즈로 11억 매출을 올리기도 했죠.


이 외에도 '뷰티레스트 1925' 침대 가격의 5%를 소아청소년과 병원 기금으로 적립하고, 국내 첫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인증 매트리스를 출시하는 등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만들어왔어요. 그리고 1000만 원 넘는 초 프리미엄 침대 '뷰티레스트 블랙'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급호텔의 90%에 침대를 납품해 소비자 체험을 유도하는 것 등이 시몬스를 1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라는 평가예요.



1위 위협하는 신생회사 네이버 치지직


지난해 연말부터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지난 3월 MAU 216만 명을 기록하며 아프리카TV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어요.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치지직의 MAU는 지난해 12월 111만 명에서 3개월 만에 약 2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했는데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지난 2월 27일을 기점으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탈한 트위치 이용자들을 아프리카TV 보다 더 많이 흡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타서비스를 거쳐 5월 9일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둔 치지직(사진: 네이버 공식 보도자료)


앱 사용시간 기준에서 보면 아프리카TV가 7억 1천만 분으로 치지직의 2배에 가깝기 때문에 치지직이 아프리카TV를 완전히 넘어섰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치지직은 전 국민이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입니다. 게임판이나 네이버카페, 클립 등 네이버 자체 서비스와 연계하고 AI 기술을 활용하는 등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아프리카TV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사명을 ‘숲’으로 변경하고 2분기 내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을 론칭한다는 계획인데요. 모든 구성 요소들을 아우르는 숲 생태계처럼, 다양한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설명했어요. 동남아시아 시장과 e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SOOP의 영향력을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조 원에서 2028년에는 약 23조 원으로 커질 전망인데요. 이와 함께 크리에이터 산업도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기존 업체와 신생업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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