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뤄오던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시작하면서, 이제 진짜 서드파티 쿠키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2021년 4월부터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시행하면서 사용자의 행태정보를 수집하고 추적해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구글도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개인의 웹사이트 이용 기록을 광고업체들이 활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크롬 브라우저에서 생성되는 쿠키를 광고회사 등 제3자가 사용하는 걸 제한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전 세계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의 1%를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는 서드파티 쿠키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2024년 9월부터는 대부분의 사용자로 범위를 넓히기로 했어요. 곧 쿠키리스 시대가 옵니다.
그렇지만 온라인 광고 업계에서는 여전히 이런 정책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쿠키를 수집하지 못하면 이용자의 관심사와 패턴을 추적해 최적화된 광고를 보여주기 어려워져 맞춤형 광고의 성과가 급감하기 때문이죠. 고객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타기팅이 어려워지고 광고 캠페인 측정과 분석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광고 수익도 크게 줄어들고요.
하지만 이미 서드파티 쿠키 지원 중단이 시행되었고, 이에 관한 대응책 마련이 분주한 상황입니다. 마케터는 쿠키리스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쿠키란?
쿠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웹 브라우저에서 생성되는 작은 데이터 파일입니다. 웹 사이트 자동 로그인이나 내가 최근 본 상품들이 표시되는 것이 모두 쿠키를 이용한 것입니다. 쿠키가 없다면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죠. 쿠키는 크게 퍼스트파티(First-party) 쿠키와 서드파티(Third-party) 쿠키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서드파티 쿠키란?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가 아닌 다른 웹사이트에서 생성 및 설정하는 쿠키입니다. 광고 네트워크, 분석 도구,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사용자의 여러 웹사이트 방문 기록 추적 및 분석, 맞춤형 광고 제공 등에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큐레터 사이트에 방문한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큐레터 사이트 이용을 위해 쿠키를 생성하면 퍼스트파티 쿠키이고,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이 광고 용도로 생성한 쿠키를 서드파티 쿠키라고 합니다.
쿠키 필요 없는 AI 문맥 광고
쿠키리스 시대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서드파티 쿠키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매체 지면의 문맥을 활용한 타기팅 광고를 꼽을 수 있는데요. 문맥광고는 웹 페이지의 콘텐츠나 사용자의 검색 기록과 관련된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사용자가 보고 있는 페이지의 내용과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보여주면서 사용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광고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죠. 쿠키를 이용한 관심사 타기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콘텐츠의 주제를 파악해 관련성 높은 광고를 보여주는 문맥광고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문맥광고의 특성상 광고주가 특정 키워드를 선택하여 광고를 게재하기 때문에 상품이나 브랜드에 부정적인 내용의 콘텐츠 지면이라도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그대로 노출되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나스미디어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KT의 AI를 기반으로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 전체의 문맥을 AI가 판단해서 정확한 광고를 노출하는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실제로 과거 방식으로 타기팅을 한다면 "나이키 운동화 에어가 허리 디스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 아디다스 러닝화가 출시된다는 광고가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는 클릭으로 연결되지도 않고, 구매로 이어지지도 않을뿐더러 브랜드 안정성을 해칠 수도 있겠죠. AI로 문맥을 파악해서 노출한다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데요.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않아도 매체 지면의 주제나 콘텐츠 내용에 따라 방문한 사용자를 세분화하여 타기팅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광고상품은 현재는 나스미디어의 플랫폼인 엔브릿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지면의 문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매체의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체들과 사전에 협의되어 있는 나스미디어의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되어 있어요. 추후에는 API로 매체의 문맥 데이터를 전달하는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체 고객 데이터 보유한 리테일 미디어
서드파티 쿠키 대신 자체 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리테일 미디어 광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테일 미디어는 리테일 업체를 활용해 집행하는 광고를 뜻합니다. 쿠팡에서 상품 구매를 위해 검색하면 검색어를 기반으로 특정 상품이 광고 형태로 노출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2012년 아마존이 자체 광고 플랫폼인 ‘아마존 광고’를 출시하며 처음 선보인 개념인데요. 리테일 미디어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광고 매출로만 147억 달러, 약 19조 6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월마트나 쿠팡, 쓱닷컴 등에서도 리테일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리테일 미디어는 이커머스 시장과 함께 빠른 속도로 동반성장하고 있는데요. 리테일 미디어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67조 원 규모였으나 2028년에는 약 233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테일 미디어가 쿠키리스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바로 퍼스트파티 데이터 때문입니다. 서드파티 쿠키 이용 제한으로 사용자 행태 정보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고객이 구매한 이력, 장바구니 담은 이력, 검색, 피드백, 클릭해 본 상품 등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리테일 채널이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어요.
디지털 광고의 핵심은 얼마나 고객의 관심사를 잘 파악하고 구분하느냐인데요. 쿠팡이나 아마존, 월마트 등은 자사 고객의 구매 및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심사를 더 정밀하게 수집하고 있어요. 기존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 서드파티 쿠키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보다 더 정교하기 때문에 리테일 미디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라이브 광고도 뜬다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지자 타깃 광고를 원하는 수요의 일부가 라이브커머스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라이브커머스는 플랫폼의 정책에 따른 제한이나 개인정보 침해 이슈에서 자유롭죠. 관심 있는 소비자만 타깃할 수 있고, 고정 마니아층이 있어 라이브 방송을 활용한 광고가 주목받는 것이죠.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가 방송을 클릭하거나 알림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유입되는데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하기 때문에 구글 서드파티 쿠키 중단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라이브커머스를 광고채널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새롭게 라이브커머스를 경험한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스타트업 CV3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조회 수는 총 37억 회로, 2022년 18억 회에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방송 평균 거래액도 382만 원으로 전년대비 83% 늘었죠.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자 플랫폼 기업들이 관련 광고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인기 BJ들과 함께 콘텐츠형 광고를 활용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형 광고는 광고주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방송 콘텐츠에 광고내용을 자연스레 녹여내는 방식입니다. 쿠키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방송별 시청자 성향에 따라 광고를 진행하기 때문에 거부감도 적은 편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TV 광고매출은 지난해 829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이중 65%가 콘텐츠형 광고 매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