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행한 대표적인 트렌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저는 Y2K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Y2K 트렌드를 맞아 잊혔던 브랜드가 부활하는가 하면, 세기말 시절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웹툰, 그리고 K-POP까지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쳤어요. 패션업계에서는 벌써 Y2K가 지고 긱시크, 걸코어 등 여러 트렌드를 맞이하는 중인데요. Y2K의 다음 타자로 점쳐지고 있는 것은 바로 '프루티거 에어로'라고 해요.
프루티거 에어로는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스타일을 일컫는데요. 프루티거 에어로의 창시자 아드리안 프루티거(Adrian Frutiger)와 2006년에 출시된 윈도우 비스타(Windows Vista)의 UI 테마의 이름인 에어로(Aero)를 합성하여 '프루티거 에어로'라는 용어가 탄생했어요.
프루티거 에어로에 대한 대표적인 키워드는 대상의 질감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스큐어모피즘, 흐린/맑은 하늘, 열대어, 과일, 오로라, 유리/물방울과 같이 촉촉하고 광택이 있는 질감 표현, 초록색/파란색과 같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밝고 활기찬 색감, 자연 풍경 등이 있어요. 컴퓨터와 핸드폰과 같은 미래지향적 IT 기술과 깨끗한 자연의 이질적 조합은 Y2K감성과는 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죠.
프루티거 에어로가 Y2K트렌드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팝가수인 핑크팬서리스가 작년 11월 발매한 신곡 'Nice to meet you'의 뮤직비디오와 지난해 발매된 에스파의 'Better Things'의 뮤직비디오에는 프루티거 에어로 감성이 담겨있어요.
Y2K의 유행이 워낙 컸던 탓인지 또다시 뉴트로가 다음 트렌드로 지목되고 있어요.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가까운데요. 애플이 한국에 처음으로 상륙했던 2010년대 초반의 IOS 버전에서 사용했던 스큐어모피즘 UI에서 플랫한 디자인으로 바꾸며 여러 기업들 또한 깔끔하고 정제된 미니멀리즘 스타일로 변화시켜 왔기 때문이에요. Z세대들에게 이런 과거의 감성이 먹히는 이유는 현재의 심플한 세상에는 없는 감성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프루티거 에어로가 과연 Y2K를 이어받아 뉴트로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