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완제품도 아닌 걸 왜 사는데? 🤨
거실이나 침실처럼 꾸며진 광활한 매장! 이케아에 방문해 본 적이 있나요? 🛒
이케아는 스웨덴에서 조그맣게 시작한 가구 업체인데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완성품이 아니라 부품을 구매한 후 설명서를 읽으며 고객이 직접 가구를 조립해야만 해요. 조립이 엄청나게 쉬운 것도 아니고요. 초보자라면 며칠에 걸쳐 조립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가고, 어딘가 잘못돼서 나사가 헐겁거나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십상이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용하는 데 불편한 제품이라면 잘 팔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텐데요. '이케아 효과'에 대해서 알고 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 이케아는 이 '불편함'에 힘입어 거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거든요.
■ 이케아 효과란?
이케아 효과란 품질과 기능이 다소 불편해도 자신의 노동력이 들어간 제품을 더 낫게 여기는 심리적 요인을 의미해요. 직접 조립해야 하는 이케아 가구의 특징을 따서 지어진 것으로, 하버드대의 마이클 노튼, 툴레인대 대니얼 모촌, 듀크대의 댄 애리얼리 교수가 2011년 '소비심리학 저널'에 기고한 논문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어요.
실제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종이접기를 시키고 완성된 작품을 경매에 부치는 실험을 통해서 이케아 효과를 증명했는데요. 참가자들은 비합리적일 정도로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을 후하게 평가했어요. 심지어는 자신의 작품에 종이접기 전문가가 만든 것과 비슷한 값어치를 매길 정도였죠.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의도적 불편함 🔧
이케아 효과가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제품 이상의 가치를 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이케아의 경우, 사람들은 제품을 조립하면서 스스로의 유능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케아는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판매함으로써 다른 가구업체에 비해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는데요. 자체 조립을 통해 돈을 절약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고객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쳤고요. 편의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만족감을 얻게 된 거예요.
노력을 들여야 하는 제품에 고객이 더 높은 가치를 매기는 현상은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이케아 효과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가구 업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죠. 특히 한 인스턴트 케이크 믹스 사례는 이케아 효과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사례일 정도로 이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답니다! 🍰
■ 세계 1위 홈베이킹 브랜드가 제품을 다운그레이드한 이유
베티크로커는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베이킹 믹스를 탄생시킨 브랜드인데요. 지금까지 약 5만 개 이상의 레시피를 개발해 왔고, 세계 1위 홈베이킹 브랜드라는 명칭을 얻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 베티크로커도 한때 제품이 팔리지 않아서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물만 넣고 구우면 케이크가 완성되는 인스턴트 믹스를 개발해서 큰 성공을 거둘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제품 판매가 부진했던 거예요. 이전에 비해 만들기도 훨씬 편하고 맛도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 제품을 사지 않았던 걸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심리학자들에게 조언을 구한 결과, 편리하다는 것이 오히려 주부들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만들기가 너무 쉽다 보니, 요리 실력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속임수를 쓰는 것 같다는 이유였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티크로커가 택한 전략은 '불편함'을 더하는 것이었어요. 케이크 믹스에 들어 있는 파우더 형태로 된 달걀을 빼고, 설명서에 '날달걀을 넣어 반죽하시오.'라는 내용을 추가해서 고객이 약간 더 노력을 들이게 만들었어요. 고객의 기여도를 높이려는 베티크로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이후 제품 판매량은 급증했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케아 효과 👀
이케아는 고객이 제품을 직접 조립하게 만드는 대신 성취감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베티크로커 역시 일부러 손이 가게 만드는 조리법으로 고객의 만족감을 높였어요.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이케아 효과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어요.
■ DIY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어로, 반제품 상태의 제품을 고객이 직접 조립 또는 제작하게 만든 상품을 의미해요. 이케아 가구가 DIY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죠.
직접 조립하는 과정에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애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DIY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2022 여가백서'에 따르면 국내 셀프인테리어 시장규모는 2008년 7조에서 2015년에는 12조 5천 억, 2023년에는 18조로 급격하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해요. 이전에는 인테리어 상품과 가구 위주였던 제품군도 최근에는 먹거리부터 액세서리,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됐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스스로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낄뿐더러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작품을 만든다는 감성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DIY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있어요. 때문에 기존에는 완제품만 판매하던 기업도 DIY 아이템을 출시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만족감을 느낀 소비자가 SNS에 자신이 만든 것을 자랑하며 제품과 브랜드의 홍보 효과도 높아졌거든요. 볼펜으로 유명한 모나미 또한 볼펜 몸통과 잉크색 등 부품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DIY 펜 키트를 출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죠.
■ 우리 회사의 찐팬, 팬슈머를 키우려는 움직임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웠다! 흔히 반려 동물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제품과 브랜드를 대상으로도 이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투자 및 제조 과정에 참여해 브랜드를 기획하고 키워내는 팬슈머(fansumer: 팬+소비자) 시대니까요!
팬슈머도 이케아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예요. 기업 서포터즈 활동이나 크라우드 펀딩,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처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브랜드를 키우면서, 해당 브랜드에 더 애착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때문에 기업도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에 충성하는 팬슈머를 양성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고요.
롯데웰푸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서포터즈 활동 '히든 서포터즈'를 운영해요. 서포터즈로 뽑힌 사람들은 신제품 콘셉트 및 아이디어와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상품성이 있다고 인정받은 아이디어는 실제로 제품화가 이뤄지기도 하죠.
서포터즈가 되려면 서류, 과제 등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브랜드에 애정이 있는지 증명해야 해요. 합격한다고 해도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열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가야 하고요. 그러니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과 주인 의식을 가지게 될 수밖에요!
■ 노력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만들기
기업은 상품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기도 해요. 요즘 시대에는 편리한 제품이 넘쳐나기 때문에 다소의 불편함이 오히려 차별 포인트가 될 수도 있거든요. 고객이 보물찾기 하듯이 상품을 탐색하거나 직접 만들며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거예요.
레고나 퍼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훨씬 쉬울 거예요. 이미 완성되어 있는 레고 블록을 굳이 사려는 사람은 없잖아요? 하나하나 스스로 조립하고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죠. 이케아 가구 역시 비슷한 이유로 호평을 얻었고요.
일본의 유명한 잡화점인 돈키호테도 마찬가지예요. 돈키호테에 들어가 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원하는 상품을 한눈에 찾기가 어려워요. 미로 같은 매장 안을 몇 바퀴 돌아야만 하죠.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돈키호테가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요소로 자리 잡았어요. 복잡한 매장에서 가성비 있는 제품을 보물찾기 하는 과정이 즐겁고 재미있었던 덕분에,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을 내세운 온라인 쇼핑에도 밀리지 않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쇼핑 성지로 거듭날 수 있었답니다.
이런 점은 주의해요 🙄
"그렇다면 당장 우리 제품도 조립식으로 뜯어고쳐야지! 😁"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시겠죠? 물론 이케아 효과를 잘 활용하면 수많은 제품 사이에서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를 만들고 고객을 매료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도 무조건 성공적인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답니다.
■ 성공적으로 끝나는 노력에만 고객의 애정도가 높아져요
고객이 아무리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제품이라면 고객의 애정이 높아질 리가 없겠죠?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거나 실패하게 되면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지는 줄어들기 마련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제품을 무작정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들이는 노력의 중요성과 투입 시간을 고려해서 안정적인 균형을 찾아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제품 조립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 영상을 만들거나, 고객이 모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등 균형을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어요.
■ 이케아 효과, 고객에게만 발생할까요?
이케아 효과는 기업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여러 경쟁 업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만들어야 되는데 가끔 경쟁 업체의 제품이 더 우수할 때도 있잖아요.
당연히 경쟁 업체의 장점을 발 빠르게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이에요. 하지만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계속 우리 회사가 개발하던 것만을 고집하기도 해요. 어쩌면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채 우리 제품을 과대 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라면 마케팅 전략에 있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겠죠?
이케아 효과를 꼭 무리해서 적용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이케아 효과를 노리고 전략을 수립하려고 한다면, 각 요소에 대한 A/B 테스트를 진행하고 검증하며 전략을 디테일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해요. 이케아 효과를 정말 잘 활용한다면, 엄청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답니다.
💨 지난 레퍼런스 정주행하고 인사이트 얻기!
■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직원, 임플로이언서의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