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낚아채고 실행하라, 패스트버타이징


영화 ‘데드풀’의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를 아시나요? 레이놀즈는 최근 ‘광고 천재’로 주목 받고 있어요. 라이언 레이놀즈는 지난 2018년 광고 대행사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을 설립했는데요.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서는 “맥시멈 에포트는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의 개인적 즐거움을 위해서 영화, TV 시리즈, 콘텐츠, 광고 및 칵테일을 만든다. 우리는 가끔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대중에게 공개한다.”라며 회사를 소개하고 있어요. 개인적 즐거움을 위한 시작이지만 레이놀즈의 재빠른 추진 능력은 주류 브랜드인 에비에이션 진, 통신사 브랜드인 민트 모바일 등의 광고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죠.


맥시멈 에포트 광고의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저예산 B급 감성이라는 것인데요. 이 콘텐츠들은 유튜브에 올라갈 때마다 1,000만 뷰를 넘길 정도로 이슈가 되었어요. 주목할만한 이슈가 생기면 빠르게 캐치해서 아이디어 활용하고 실행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라이언 레이놀즈의 방식은 ‘패스트버타이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라고 해요.


이슈를 가져와서 광고에 활용하는 이 방식은 ‘이슈 하이재킹’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맥시멈 에포트의 이슈 하이재킹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바로 2019년에 성차별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홈 트레이닝 플랫폼 ‘펠로톤’이에요. 펠로톤은 2019년 유튜브에 ‘The Gift That Gives Back’(되돌아오는 선물)이라는 광고를 내보냈어요. 아내는 남편에게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자, 1년 동안 매일 집에서 운동하며 찍은 기록을 영상으로 모아 남편에게 선물로 되돌려 주었죠. 영상에서 아내는 “1년 전에는 내가 펠로톤으로 이렇게 변하게 될 줄 몰랐어.”라는 말을 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펠로톤을 선물하세요.’라는 멘트로 마무리돼요. 이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아내에게 몸매를 관리하라는 말 대신에 펠로톤을 선물한 것이 아닌가’라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았어요.


맥시멈 에포트는 이 이슈를 이용해서 ‘The Gift That Doesn’t Give Back’(되돌아오지 않는 선물)이라는 광고를 내보냈어요. 펠로톤 광고에서 아내 역할을 맡은 배우를 빠르게 섭외해서 광고를 제작했는데요. 이 광고에서는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배우가 “이 술(에비에이션 진) 진짜 부드럽다”라고 말해요. 그러자 친구들은 “이것도 마셔. 여긴 안전해”라고 하며 “당신은 지금 보기 좋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마무리되는 내용이에요.


이 광고는 남편이 아내에게 몸매 관리를 권했던 펠로톤 광고를 은근히 저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는 공개된 지 75시간 만에 1,0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펠로톤의 광고가 공개된 날은 2019년 12월 2일이고, 맥시멈 에포트의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 업로드 날짜는 12월 7일이라는 것이에요. 펠로톤의 광고가 공개된 후 채 5일이 지나지 않아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가 공개된 것이죠.


라이언 레이놀즈는 칸 라이언즈 라이브 키노트 세션에서 미디어링크 CEO인 마일클 카산과의 온라인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지,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패스트버타이징은 우리의 직감을 바탕으로 하며, 우리를 정말 웃게 만드는 시대정신을 활용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 이전에 영화계에서 ‘마이너스 손’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었는데요. 히어로 영화 3편이 다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유명한 일화예요. 라이언 레이놀즈는 직접 데드풀 마케팅에 아이디어를 내면서 바이럴 마케팅을 접했다고 하는데요. 데드풀 촬영 시 예산이 부족해 화려한 마케팅은 엄두도 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라이언 레이놀즈는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패스트버타이징’이라는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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