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 예술을 만났을 때 🎨



만약 같은 제품인데 예술이 결합된 상품이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세요? 마트나 편의점을 가면 패키지에 고전 명화를 삽입하는 것처럼 예술이 결합된 상품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머릿속에 생각나는 제품이 있을 듯해요 😁 (저는 선물 받은 명화가 그려진 디퓨저가 생각났어요)


이렇게 마케팅과 예술을 접목시킨 아트 마케팅(Art Marketing)은 기업이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던 방식이에요. 예술 작품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우리 브랜드 이미지로 끌어올 수 있을뿐더러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거든요.


특히 최근 들어서 아트 마케팅이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명화 패키지처럼 기존에 자주 보이던 방식 말고도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전략이 나타나고 있죠! 요즘 기업이 예술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이들은 아트 마케팅을 어떤 방식으로 펼쳐내고 있을까요? 😎



아트슈머 등장! 눈을 빛내는 기업들 🤩

소비 활동을 할 때도 자신의 취향과 만족감을 추구하려는 MZ 세대! 그중에서도 문화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나타났어요. 문화(art)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아트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특히 아트슈머는 브랜드 네임밸류나 가격을 따지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거침없이 구매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게다가 SNS 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소비를 주도하는 영향력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는 아트슈머를 공략한다면 큰 자산을 얻는 것이나 진배없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는 예술적 가치를 주는 상품을 기획하거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면서 아트슈머를 유혹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에요!



제품에 예술 한 스푼 더하기! 🥄

기존에 있던 예술 작품을 활용하거나 예술가와 컬래버레이션하는 방법은 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많이 사용된 방법일 거예요. 여러분도 멋진 그림이 들어간 제품 패키지 또는 예술가와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을 자주 보셨죠? 널리 알려진 예술 작품의 이미지가 제품과 더해졌을 때 사람들은 제품을 더 고급스럽게 여겨 구매하려는 의향이 강해져요.


❶ 제품이나 패키지에 들어간 예술 작품


한 때 편의점에서 자주 보이던 덴마크 명화 시리즈 (이미지 출처: 동원 F&B 공식 블로그)


동원 F&B의 덴마크 명화 시리즈는 아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예요. 2007년 이 제품을 출시할 당시, 커피 음료 시장은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이 경쟁을 뚫고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주기 위해 다빈치, 르누아르, 루벤스 등 유명 고전 작품을 우유팩에 활용했어요.


우선 표정이 있는 인물화를 패키지에 넣으면서 시선을 사로잡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어필했어요. 사람들은 커피를 단순히 각성 효과를 지닌 음료가 아니라 여유나 휴식처럼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패키지 디자인에서 감성적 요소를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유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강화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덴마크 명화 시리즈는 출시 5년 만에 매출 규모가 40배 이상 성장하며, 큰 성공을 거뒀어요. 2020년에 제품이 단종되자,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쉬움을 표하며 재출시를 원하는 마니아가 여럿 등장할 정도였거든요.



❷ 유명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아트 마케팅에서는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어요. 유명세에 힘입어 이슈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담아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제품을 거침없이 구매하고 스스로 나서서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하기도 하죠.


특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제품은 브랜드에 대한 식상함을 줄이고, 비교적 높은 희소성을 지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어요.


우주 비행사에게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마스 야드 (이미지 출처: Tom Sachs 스토어)


나이키의 마스 야드 운동화도 유명한 현대 예술가인 톰 삭스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에요. 손에 잡히는 대로 모든 재료를 사용해 상품을 재구축하는 브리콜라주 기법의 대표적인 인물인데요.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뉴욕의 아티스트죠.


이 운동화에도 톰 삭스만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녹아있어요. 단순히 신발이 아니라 예술가의 작품을 가진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약 26만 원에 출시된 후 지금은 약 1,000만 원이 넘는 리셀가를 자랑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들 💡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많은 기업에서도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나 팝업 스토어를 마련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기존에는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없다면 매장을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었죠? 하지만 예술 작품을 전시하면서 이를 구경하려는 고객이 많이 방문하게 되었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어요!


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예술 작품 전시

최근 들어 백화점의 아트 마케팅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어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며 백화점을 방문하는 사람이 줄어들자, 그 해결책으로 아트 마케팅을 활용한다는 것인데요. 보통 고가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화가의 특별전을 열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더현대 서울, 알트원 (이미지 출처: CNB 저널)


2021년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약 350평에 달하는 전시 공간(알트원)을 함께 개관했어요. 앤디 워홀을 시작으로 다양한 전시회를 잇달아 선보이며 현대백화점을 체험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확실히 자리 잡도록 만들었죠. 오픈한 지 2년 만에 누적 방문객 60만 명을 돌파했는데 그중 80%는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층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해요. 덕분에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현대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백화점 등 경쟁사도 다양한 형태의 전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아트슈머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곳을 벗어나 특별한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백화점의 인지도를 강화하고 문화 체험적 이미지를 쌓으려는 전략이에요.



❹ 예술 자체가 되려는 브랜드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 스스로가 예술 작품이 되기도 해요. 자체적으로 브랜드 철학과 역사, 스토리를 어필하는 전시회를 여는 거예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할뿐더러, 꼭 해당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전시회를 보려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기회가 돼요.


현대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까르띠에 <타임 언리미티드> (이미지 출처: 엘르코리아)


6월 진행된 무료 전시, 타임 언리미티드는 까르띠에 시계의 역사와 디자인 철학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특히 오디오 도슨트를 통해 각 모델이 탄생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고, 실제로 시계를 착용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어요. 당연히 예비 소비자와도 더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겠죠?


인증샷 대란을 불러일으킨 탬버린즈 거인 오브제 (이미지 출처: 탬버린즈 인스타그램 @tamburinsofficial)


작년 탬버린즈의 팝업스토어 '한 줌의 위안'도 마찬가지로 현대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조형물로 큰 관심을 받았어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조형물로 소비자의 예술적 체험을 극대화했고, 동시에 탬버린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었죠. SNS 인증샷을 통한 입소문 효과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이제는 예술 작품도 사고팔아요 💸

이전에 큐레터에서 미술이나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자산을 투자하는 아트테크 트렌드에 대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어요. 이 시장이 훌쩍 성장해 지금은 미술품 거래액 규모가 1조 원이 넘을 정도라는데요. 여러 기업이 아트테크 트렌드를 반영해 미술품 판매를 주도하거나 작품의 소유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중이에요.


❺ 미술품 판매에 뛰어드는 기업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여러 업계에서 미술 작품 판매를 주도하기도 해요. 특히 백화점에서는 전시회로 사람들을 모으는 것과 동시에 판매를 통해 신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죠.


약 2억 원에 달하는 마크 스완슨의 작품이 전시된 신세계백화점 아트 스페이스 (이미지 출처: 신세계 그룹 홈페이지)


신세계백화점은 2020년부터 명품 매장에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미술품 사업을 본격화했어요. 전담 큐레이터가 상주하면서 고객에게 작품 소개부터 구매까지 돕고, 집이나 사무실 등 공간에 맞는 미술품 컨설팅도 진행해요.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매달 100여 점의 작품이 팔리고 있으며, 이런 인기에 힘입어 문화센터에서 미술품 감상법이나 투자 기법 등 아트슈머를 위한 강좌도 대폭 확대하기도 했어요.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LF몰의 아트 라이브 방송 'Speak in Cavas' (이미지 출처: LF몰 홈페이지)


예술 작품 판매는 오프라인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LF몰에서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미술품을 판매하기도 하거든요. 도슨트, 아트 애널리스트 등이 참여해 전문가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등 시청자와 소통하고 구매까지 진행해요. 국내 미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아트 마케팅을 위한 색다른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시도가 폭넓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❻ 작품 공동 소유권을 경품으로 제공하기도

미술품 거래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작품에 공동 투자하고 소유권을 나눠 갖는 조각 투자 방식도 등장했는데요. 아트 마케팅에 조각 투자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눈에 띄어요.


이마트24가 경품으로 제공한 팝아트, 러닝 위민 (이미지 출처: 이마트24 홈페이지)


재작년, 이마트24에서도 유명 팝아트 '러닝 위민'의 지분 소유권을 경품으로 제공했어요. 해당 작품의 지분 소유권을 총 4,400개로 나눠 선착순 2,200명에게 2조각씩 증정한 것이죠. 당시 지분 2조각의 가치는 약 2만 원의 가치를 지녔는데요. 시간이 흘러 미술품의 가치가 상승하면 이 금액도 더욱 올라갈 수 있고, 작품을 공동으로 소유한 사람들의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면 작품을 매각할 수도 있어요.


마찬가지로 서울신라호텔 또한 5만 원 상당의 미술 작품 공동 소유권을 숙박권과 함께 묶은 패키지를 판매해서 인기를 끌었고요. SK텔레콤도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유명 작품의 분할 소유권을 증정하는 이색 이벤트로 이슈가 되었어요.




가성비를 중시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충족하는 소비가 대세가 되었어요. 오늘 레퍼런스에서 본 것처럼 예술을 접목시킨 기업의 아트 마케팅은 이런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죠!


하지만 아트 마케팅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적은 소비자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브랜드 정체성과 잘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질감과 부정적 인식이 들 수 있거든요. 실제로 출시 30주년 기념으로 스페인 화가 '호안미로'의 그림을 더한 진라면 패키지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모르겠다'는 평을 받기도 했죠.


아트 마케팅을 할 때는 '우리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가'라는 점을 특히 더 주의 깊게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네요!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아트 마케팅 사례가 있나요? 좋았던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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