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프로젝트 보고서를 맡아서 작성하느라 굉장히 고생한 기억이 나요. 특히 보고서에 익숙하지 않던 신입 시절이라 제 주장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달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더라고요! 만약 그때, 제가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을 읽었다면 더 수월하게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을까요? 😁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회의 등... 저뿐 아니라 많은 마케터가 경영진이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많아요.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참 중요하죠.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글을 쓴다고 해도, 논리적으로 구성한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거든요.
당연히 마케터에게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은 필수적이고,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 가장 좋아요. 하지만 솔직히 직장인이 시간을 내서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늘 마케터의 서재에서는 논리적인 사고와 표현력을 기르기 위한 책을 소개해 보려 해요.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바바라 민토, 2019 개정판
논리적 글쓰기의 살아있는 교과서
솔직히 이야기하면...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에요...😥
문서작성법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획 업무와 컨설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익하다는 말을 듣고 읽게 되었지만, 완독 하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술술 읽히는 걸 원하는 사람보다는 정말 진지하게 공부할 마음이 있는 분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자인 바바라 민토는 세계 1위 컨설팅 그룹 '맥킨지'에서 활동하며 특출 난 문서 능력을 인정받았어요. 여러 나라의 컨설턴트에게 보고서 작성법을 가르칠 정도였고, 그 노하우를 담은 이 책 또한 1973년에 초판이 나올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베스트셀러랍니다.
특히 여기서는 민토 피라미드 원칙을 토대로 논리를 펼쳐가는 방법을 알려줘요. 이 원칙은 논리적 글쓰기에 대해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이론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도대체 피라미드 원칙이 뭔지, 또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궁금한 분을 위해 마케터의 서재에서 간단히 소개할게요!
이런 분이 읽으면 좋아요!
😊 : 기획자, 컨설턴트 업무를 하는 사람
😍 :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등 비즈니스 글쓰기 능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
😆 : 논리적 사고방식과 표현력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
논리적인 글을 쓰려면 피라미드 원칙으로! 📝
분명 똑같은 자료를 가지고 글을 썼는데... 다른 사람의 보고서는 설득력 있는 반면, 내 보고서는 왜 읽기조차 힘들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러 번 읽어봐야 하는 글이 있죠? 이런 경우, 대부분은 생각을 배열한 순서와 독자의 사고 프로세스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경영진이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글이 한 번에 읽히고 이해가 쉬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바바라 민토는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의 순서를 정확히 결정할 수 있는 피라미드 원칙을 활용해 중요한 정보를 순서대로 배열하는 방법을 알려줘요.
■ 피라미드가 뭐길래 🤔
피라미드 원칙에서는 맨 위에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한 가지 메시지를 배열해요. 그다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메시지가 핵심적인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거예요. 한 마디로 위에서 아래로 논리가 전개되면서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을 의미하죠. 이 구조는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유리해요.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야 할 때,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것끼리 그룹으로 묶어서 인식하는데요. 피라미드 구조는 이유, 근거, 사례 등 여러 메시지를 각각의 그룹으로 묶어 최종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설명하면서 무의식적인 프로세스를 반영하거든요.
A 씨가 전화를 걸어 오후 3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B 씨는 오늘 회의를 내일로 미뤄도 상관없지만 오전 10시 30분 이전에는 참석할 수 없다고 하고요. C 씨는 출장에서 내일 늦게 돌아온다고 전했어요. 내일은 회의실 예약이 다 차있지만 목요일에는 비어 있다고 해요. 그러니 목요일 오전 11시에 회의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만약 위에 나온 것처럼 사건이 일어난 순서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쓴다면 사람들은 새로운 문장이 나올 때마다 어떤 걸 말하고 싶은지 한눈에 알아볼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문장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요! 읽을 때마다 문장을 앞뒤로 따져야만 결론이 뭔지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사람들을 쉽게 설득할 리는 없겠죠?
하지만 피라미드 구조를 활용한 글이라면 핵심 메시지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뿐더러, 전체적인 내용을 기억하기도 훨씬 쉬워요. 두 가지 예시를 비교해 보니 논리적인 글쓰기에 피라미드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바로 알 수 있겠죠? 😉
■ 그래서 피라미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데? 🙄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막상 글쓰기에 적용해 보려니 감이 잘 잡히지 않죠?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잘 생각이 나지 않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글을 쓰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시 적어내리다 보니, 논리성이 결여되는 일이 빈번하죠. 그렇기 때문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피라미드 구조로 정리해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❶ 수직적 관계
상위 메시지와 하위 메시지는 수직적 관계를 가져요. 수직적 관계는 이 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명확하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피라미드 구조에서 아래쪽에 있는 메시지는 반드시 위에 있는 문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어야 해요. 가장 위쪽에 있는 핵심 메시지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하위 메시지에서는 그 이유를 답변하는 식이죠.
독자 입장에서 더 이상 질문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이 질의응답을 반복해 보세요.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 타당성을 더 논리적이고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을 거예요.
❷ 수평적 관계
핵심 주장을 보조하는 하위 메시지 사이에는 수평적 관계가 존재해요. 수평적 관계에서는 함께 그룹으로 묶은 메시지들이 논리적으로 적합한지 귀납적 추론이나 연역적 추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귀납적 추론은 회사 보고서 등에 자주 쓰는 방식으로, 각 단계에 있는 메시지가 서로 동일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구성돼요.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성이기 때문에 피라미드 상위나 핵심 메시지를 다룰 때는 귀납적 추론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연역적 추론은 삼단논법의 형태로 보이는데요. 단계별로 논리를 전개하며 최종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형식이에요. 하지만 최종 결론을 얻기까지 여러 단계를 반복하기 때문에 단순한 메시지도 길고 복잡하게 만들어요. 따라서 핵심 단계에서는 연역적 추론을 피하는 것이 좋아요.
대신 하위 단계에서 연역법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독자가 핵심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세부적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연역적 추론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❸ 도입부 흐름
피라미드를 만들기 전에 꼭 알아둬야 할 점이 있어요. 글의 도입부는 최초의 질문이 일어나는 곳으로, 만약 도입부에서 독자와 관련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흥미를 유발할 수 없다는 점이죠. 도입부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상황을 상기시켜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을 목적으로 해요.
도입부를 구상할 때는 상황(Situation)-전개(Complication)-질문(Question)-답변(Answer)으로 전개되는 스토리 형식을 활용하면 독자가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을 제시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그다음 긴장감을 유발해 질문을 유도하는 '전개'를 제시해요. 자연스럽게 독자는 '질문'을 던질 테고, 이제 본문에서 '답변'을 하면 되죠.
[예시] 스토리를 활용한 비즈니스 문서의 도입부
우리 회사는 오랫동안 요식업계의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자산 규모 5위인 우리 회사는 그동안 다른 회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익을 올리며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경영진은 현재 자사 브랜드가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간 협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본 문서는 경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타깃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는 해외 기업(S회사)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한 기대 효과를 분석 및 정리한 것이다.
→ 상황(Situation): 시장 환경이 변하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 전개(Complication): 고객 경험을 강화해야 한다.
→ 질문(Question):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답변(Answer): S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도입부에서 독자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따라오는 질문을 스토리 형식으로 전개하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후 본문에서 내세울 주장으로 논리적인 허점 없이 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어요!
피라미드 원칙에 대해 감을 좀 잡으셨나요? 사실 조금 어려운 내용이다 보니, 그다지 재미있진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돼요. 하지만 이 글을 꿋꿋하게 읽은 분이라면 논리적 글쓰기 능력이 조금이나마 향상되었을 거라 믿는답니다! 😉
오늘 마케터의 서재에서는 피라미드 구조가 무엇인지, 글쓰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다뤘는데요. 이외에도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나오고 있으니, 누군가를 설득할 일이 많은 마케터와 컨설턴트라면 2 회독, 3 회독을 통해 논리의 기술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