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마케터는 설마 없겠죠!? 물론 노력해서 성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리 서비스가 빵 터져봤으면 좋겠어요. 광고비를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매출이 오르면 왠지 꽁돈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거든요. (저만 그런가요? 😅)
입소문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 활동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편이에요. 고객이 친구나 지인에게 자발적으로 메시지를 퍼뜨리기 때문에 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기업에서 우리 제품이 좋다고 백날 외치는 것보다, 주변 지인의 "야. 이거 써봤어? 되게 괜찮더라." 하는 한 마디가 더 신뢰가 가기도 하고요!
특히 SNS가 발달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은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내고 있어요. 당연히 여러 기업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확산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랍니다!
■ BTS를 월드스타로 만든 입소문의 위력 😎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꼽히는 BTS는 바이럴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죠. 신인 시절, BTS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 SNS에 연습 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노출했고 이것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게 되었어요. 그리고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전파한 2차 홍보물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지금과 같이 큰 인기를 얻는 기회가 되었죠! 그러니 입소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겠죠? 🤗
게다가 이 엄청난 위력은 연예인에게만 해당하지는 않아요. 일반 기업도 충분히 입소문을 통해 엄청난 효과를 누릴 수 있거든요!
미국의 믹서기 제조사인 블렌드텍은 우수한 제품 성능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전혀 없었어요. TV나 신문 광고를 하고 싶어도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죠.
그러던 와중, CEO 톰 딕슨이 제품 분쇄력을 테스트하는 모습을 본 마케팅 담당자가 이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자고 제안했어요. 골프공과 구슬 등을 믹서기로 갈아버리는 동영상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큰 광고 효과를 냈죠. 단돈 50달러로 만든 동영상이 2년 만에 믹서 매출을 700%나 끌어올린 거예요!
블렌드텍의 성공담을 보니 용기가 생기지 않나요? 엄청나게 특이한 제품만 바이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제품도 충분히 인기몰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잖아요. 그렇다면 분명 우리 회사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 텐데... 🤩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조나 버거, 2013
입소문은 우연이 아닌 '전략'이다
왜 굳이 컨테이저스(Contagious)를 음차 한 걸까요? 영어 포기자 마음 아프게...😥
사전에서 컨테이저스의 뜻을 찾아보니 '전염되는'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이 책은 곧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전염되는 입소문을 만드는 전략'을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출간된 지는 이미 10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설득의 심리학, 스틱!과 함께 마케팅 입문서로 많은 추천을 받는 책이에요. 온라인 마케팅 커뮤니티인 아이보스에서도 인생 도서로 추천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요!
그만큼 이 책에 요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부분이 많다는 것인데요. 고전으로 추앙받는 책에는 시대를 꿰뚫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마케터의 서재에서 전염성 있는 콘텐츠의 공통적인 속성에 대해 다뤄 볼게요!
■ 입소문 잘 내는 핵심 원칙 6가지, STEPPS 🔎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제품이나 아이디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책에서는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따라 하고 싶어 하게 만드는 원칙 6가지의 첫 글자를 따서 STEPPS라고 불러요.
📌 Social Currency 소셜 화폐
소셜 화폐의 원칙이란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을 공유한다'라는 것을 말해요. 누구나 다른 사람 앞에서 지적이거나 멋져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바로, 이 욕망을 건드려야 우리 제품이 여러 사람에게 퍼져 나갈 수 있어요.
특히 희소하거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입소문이 퍼지기 좋고요. 남들이 잘 알지 못할 법한 근사한 정보에 대한 입소문도 빠르게 퍼지는 편이에요. 남들보다 더 빠른 정보를 얻은 내가 참 특별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게 되죠.
📌 Triggers 계기
대화 중, 관련된 주제가 번뜩 떠올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적이 있나요? 저는 최근에 여름 날씨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주제가 맥심 커피로 흘러간 적이 있는데요. 책에 따르면 이 상황은 계기의 원칙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요!
이 원칙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제품이 널리 퍼질 수 있다는 거예요. 즉, 우리 제품을 연상할 계기가 자주 생기면 입소문을 더 잘 퍼뜨릴 수 있다는 거죠! 맥심은 '여름엔~ 아이스커피~'라는 전설적인 CM송을 통해 여름과 자사 제품을 하나로 묶었어요. 자연스레 여름이 다가오면 저처럼 맥심 커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죠. 😁
📌 Emotion 감성
파급력이 강한 콘텐츠는 대부분 감성을 강하게 자극해요. 감동적인 내용뿐 아니라 놀라운 감정 또는 짜증같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될 확률이 높죠. 잘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도 작년 겨울, 분통을 터뜨리며 가스 요금이 곧 오른다는 소식을 여기저기 전하고 다니지 않았나요? 😉
하지만 모든 감성이 무조건 입소문에 효과적인 건 아니에요. 행동을 억제하는 감정도 있거든요. 생리적 각성 상태가 높은 감정(경외심, 흥분, 분노, 불안 등)은 공유욕구를 자극하지만, 각성 상태가 낮은 감정(만족감, 슬픔 등)은 공유 욕구를 꺾어버린답니다.
📌 Public 대중성
식당을 찾던 중, 한 곳은 사람들이 가득 차 북적거리고 다른 한 곳은 손님이 없다면 여러분은 어디로 들어가실 건가요? 아마 대부분 손님이 많은 식당을 찾을 텐데요. 사람은 타인을 따라 하는 모방심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결과가 불확실한 선택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을 참고해서 결정을 내리곤 해요. 뭔가를 사려고 고민하던 중, 누군가 그것을 사용하는 게 보이면 '아 괜찮은 제품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쉽게 구매하죠.
그래서 제품이 눈에 잘 띄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지속해 사람들의 눈에 띄어서 "나만 빼고 다 저 제품을 사용하네. 나도 저걸 써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해요.
특히 애플은 이걸 굉장히 중요시했어요. 과거 노트북의 브랜드 로고는 사용자의 시선에서는 바로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거꾸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었죠. 대중성을 잘 알고 있던 스티브 잡스는 사과 로고를 거꾸로 그려 넣어 다른 사람들 시선에서 로고가 바로 보이게 했고, 이후 다른 모든 브랜드가 애플을 따라 로고 방향을 바꿨어요.
📌 Practical Value 유용한 정보
사람들은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거 아세요? 실용적인 정보를 나누는 건 타인에게 조언해 주는 것과 비슷해요.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고 도움을 줌으로써 한층 가까워질 수 있고, 돈독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부모님 단톡방에서 '건강에 좋은 천연 식품' 같은 정보가 공유되는 걸 생각해 보세요. 😁
게다가 유용한 정보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여섯 가지 원칙 중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우리가 다루는 제품 중 실용적 가치가 없는 물건은 거의 없고, 찾아내는 게 그리 어렵지도 않거든요!
📌 Stories 이야기성
"이번 어린이날에 8살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갔어요. 추억을 남겨줄 카메라가 필요했는데 지인이 추천해서 샀네요. 줌 기능이 굉장히 좋아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아이의 얼굴을 또렷이 담을 수 있어요."
그냥 별점을 매기거나 한 줄로 의견을 쓰면 되는데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제품 후기를 종종 볼 수 있어요. 인간의 사고는 정보 단위가 아니라 이야기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때도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죠.
이야기는 광고에 비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야기에 한 번 몰입하면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따지려는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그러니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에 우리 제품을 잘 연결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 STEPPS 원칙 6가지, 모두 있어야 해? 😵
다행히도! 이 여섯 가지 원칙을 전부 갖춰야 하는 건 아니에요. 감성적인 측면 없이 대중성만 있는 콘텐츠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거든요.
물론 여섯 가지가 모두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해서 활용하면 된답니다.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 종류에 따라서 다른 원칙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원칙도 있어요. 예를 들어 비영리단체의 콘텐츠는 감성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기획하는 것이 좋지만, 다른 제품의 콘텐츠는 유용한 정보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죠.
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를 결합해서 효과를 볼 수도 있고요! 아까 봤던 블렌드텍의 Will it blend 영상 기억나죠? 분쇄력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유용한 정보를 드러냈지만, 동시에 남들이 잘 모를법한 근사한 정보로 소셜 화폐를 공략하기도 했죠!
■ 널리 퍼지기만 하면 무조건 성공할까? 🤔
이제 우리 콘텐츠가 바이럴 효과를 누리기 위한 준비는 거의 다 됐죠?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바로 콘텐츠를 널리 퍼뜨리려는 목적을 다시 되새기는 것이죠!
우리의 목적은 결국 제품이나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게 만들어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제품이나 서비스와 무관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이 점을 간과하고 단순히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에비앙이 만든 광고 동영상 Roller Babies는 5천만 번이 넘는 조회수로 온라인 동영상 광고 부문 기네스 세계 신기록에 올랐어요.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고 할 수 있죠. 과연 이 영상이 에비앙 브랜딩이나 매출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바로 그 해, 에비앙은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었고, 매출도 25퍼센트나 떨어졌어요. 영상은 큰 인기를 누렸지만 정작 브랜드는 전혀 이득을 얻지 못했죠. 광고는 재미있었지만,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에비앙을 떠올릴 수 있는 연관성이 전혀 없었던 거예요. 그러니 입소문을 내려고 할 때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뿐 아니라 어떤 주제로 입소문을 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답니다! 🤗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자본이 필요했어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광고가 거의 필수적이었고, TV나 신문에 광고하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했으니까요.
하지만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소규모 브랜드에게도 자기를 알릴 기회가 열렸죠. 특히 최근 SNS를 통해 큰 인기를 얻은 '김씨네 과일가게' 사례를 보면 작은 브랜드라도 입소문만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은 이 입소문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2013년에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최근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려웠어요. 작은 브랜드가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성공한 사례를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래도 주변 사례를 직접 찾아보며 공부할 수 있으니 오히려 좋은 거겠죠..? 😅
마케팅 고전이자, 많은 사람의 인생 도서로 유명한 책을 함께 읽어봤는데, 오늘 마케터의 서재를 통해 여러분의 제품이 입소문을 타기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