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 알고리즘 조작 판결, 어떤 영향이 있을까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 2020년 10월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약 26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어요.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면서 스마트스토어의 상품이 다른 오픈마켓에 등록된 상품보다 우선 노출되도록 했다는 이유였죠. 네이버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패소 판결을 받았어요. 구체적으로 쇼핑 알고리즘의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살펴볼게요!



공정위가 본 네이버 쇼핑 알고리즘


네이버 쇼핑의 검색에서 노출 순서를 결정하는 것은 검색어와 관련성(relevance) 점수인데요. 검색한 키워드에 대한 적합도, 인기도 등을 점수화하여 정렬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죠. 우선 이렇게 300개 상품을 골라낸 뒤 다시 다양성 함수라는 것을 적용해 최종 상위 120개 순서를 매긴다고 해요. 공정위는 네이버가 다양성 함수를 적용해 최종 순위를 매길 때, 스마트스토어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봤어요.


구체적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한 내용을 보면요.


  • 경쟁 오픈마켓 가중치 하향 : 2012년 샵N(현재의 스마트스토어) 출시 전후 인터파크, 11번가, G마켓 등 경쟁사에 등록된 상품은 1 미만의 가중치(0.975 등)를 부여해 검색결과 노출 순위 하락시킴.
  • 노출 보장과 판매지수 가중치 : 샵N 출시 이후에는 검색 결과 페이지당 15~20%는 샵N에 등록된 상품이 노출되도록 보장했고, 검색결과 노출 순위를 결정하는 요소인 판매지수에 1.5배의 추가 가중치를 부여. 스토어팜으로 이름을 바꾼 2015년에는 네이버페이 연동 스토어팜 상품 노출을 10개까지 더 확대.
  • 동일 쇼핑몰 논리 도입 : 동일한 쇼핑몰의 상품이 연달아 노출되면 순위를 낮춤. 11번가, G마켓 등은 전체를 하나의 쇼핑몰로 취급했지만 네이버 입점업체는 각각 개별 쇼핑몰로 봄. 검색결과에서 네이버 스토어의 상품만 도배하게 되자 노출 개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


공정위는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정이 2020년 8월까지 계속 있었다고 말했어요. 네이버는 알고리즘을 조정할 때마다 테스트도 하고, 조정 후에는 결과 분석도 하면서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했던 것이죠. 스마트스토어가 쇼핑 검색결과에서 노출 순위가 높아지자 거래량도 증가했어요. 물론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고요.


실제로 네이버가 제출한 2015년과 2018년의 자료를 비교해봤는데요. 네이버 쇼핑 검색에서 스마트스토어의 상품 노출 점유율이 12.7%에서 26.2%로 2배 이상 증가했어요.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도 5%에서 21.1%로 4배 이상 급상승했죠. 같은 기간 경쟁사는 모두 노출 점유율과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고요. 스마트스토어 수도 2012년 10월 13,900개에서 2018년 6월 349,800개로 25배 이상 증가했어요.


공정위는 네이버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6억 3500만 원을 부과했어요.





네이버가 말하는 반론


네이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에요.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알고리즘 변경을 해왔고, 일부 변경사항으로 문제 삼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난해 3월 시정명령과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요. 네이버의 반론을 요약해봤어요.


  • 상품과 몰의 다양성을 위한 정기적인 알고리즘 개선 : 다양한 검색결과를 제공하기 위해서 수시로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해왔음. 공정위가 조사한 2010년 ~ 2017년에는 50여 차례 로직을 변경했음. 그중 5개만 골라 네이버가 경쟁사를 배제하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은 부당.
  • 계약 주체만 하나의 몰로 인지 : 네이버쇼핑과 계약 체결한 주체만 단일 쇼핑몰로 취급.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의 개별 입점 업체와 계약한 것이 아님. 만약 오픈마켓 입점 업체를 개별 쇼핑몰로 취급하면 오히려 종합 쇼핑몰을 차별하는 것.
  •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은 자체적인 노력 덕분 : 낮은 수수료, 빠른 정산, 판매자 교육 등을 제공하고, 사용자 편의를 위한 간편결제와 같은 여러 가지 노력 덕분에 성장한 것.


네이버는 135조 원에 달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14.8%만을 차지하고 있다며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어요. 또, 네이버쇼핑 전체 상품 중에서 30~35%가 주요 오픈마켓의 상품인데,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네이버 검색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네이버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지난 14일 법원은 네이버 패소 판결했어요. 판결문을 살펴보면,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정행위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와 경쟁 오픈마켓 입점 업체를 차별한 것이고, 알고리즘 조정이 스마트스토어를 지원하려는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고 봤어요.


또,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자사 스마트스토어의 상품이라는 이유로 검색결과에서 상위에 노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고요. 네이버 내부 이메일이나 회의 자료를 보면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면서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노출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한 것은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고요.


이번 판결로 그동안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를 우대해왔다는 것이 인정된 셈이라 이후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요. 특히 스마트블록, 에어서치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색 알고리즘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작이 인정되며 각종 비교 서비스를 비롯해 검색 강화 전략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또, 내년 예정된 네이버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토스, 카카오 등 경쟁사를 비롯해 네이버파이낸셜이 포함된 만큼 공정한 비교, 추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네이버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행정 소송인만큼 사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해요. 항소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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