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알아야 할 슈퍼앱 전략



웹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포털서비스가 있어요.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이메일, 쇼핑, 결제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요.


앱은 어떤가요? 앱에서 쇼핑도 하고, 주식도 하고, 채팅과 결제도 할 수 있는 앱들이 있죠. 토스나 당근마켓, 야놀자, 배달의민족 등의 앱이 떠오르네요. 이 앱들의 공통점은 바로 하나의 앱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요. 이런 형태의 앱을 ‘슈퍼앱’이라고 불러요.


가트너, 나스미디어는 2023년 트렌드 키워드로 슈퍼앱을 선정할 만큼 금융, 여행, 모빌리티와 같은 분야의 기업들이 슈퍼앱 전략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죠. 기존에 보유한 회원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은 더욱 늘려나가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들이 왜 슈퍼앱으로 만들려고 하고, 또 어떤 슈퍼앱이 있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왜 슈퍼앱을 만들까?


지난 10월에 카카오 서버에 화재가 발생하며 카카오톡이 며칠 동안 먹통이 되었던 일 기억하시죠? 서비스가 마비되자 200만 명이나 되는 이용자가 이탈해버렸지만, 3일 만에 다시 이용자 수가 회복되었어요. 이용자들이 계속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강력한 ‘🔒 락인 효과(Lock-in)’가 있었던 거죠.


슈퍼앱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사용자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락인 효과예요. 하나의 앱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떠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그러다 보니 고객의 체류 시간은 늘어나게 되고요.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앱은 광고, 커머스 등을 앱에 접목시켜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다양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 수도 있죠. 말 그대로 매체의 파워가 커지는 것이에요. 네이버나 카카오처럼요! 😮



슈퍼앱으로 진화하는 버티컬 플랫폼


💸 금융의 모든 것, 토스




토스는 금융 관련 앱 중 슈퍼앱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어요. 토스의 시작은 공인인증서 없이 빠르고 쉽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였어요. 이후 토스뱅크, 주식,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오픈하며 토스 안에서 대부분의 금융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죠. 누적 가입자 수 2,200만을 기록하며 국내 뱅킹 서비스 앱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어요.


이런 토스의 성공은 금융 업계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은행에서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한 앱에서 제공할 수 없었던 규제가 지난 8월에 풀리며 다른 은행들도 여러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여러 개로 쪼개놓았던 기능을 하나로 합치며 슈퍼앱 경쟁에 뛰어든 것이죠. 기존에 토스를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다른 은행 앱 서비스로 이탈하게 될지, 토스에 락인되어 이동하지 않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해요.


🥕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




당근마켓의 시작은 판교에서 회사원을 대상으로 한 중고거래 서비스 '판교장터'였어요. 앱을 알게 된 주변 거주자들이 본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지 문의가 많아지자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이 탄생하게 되었죠.


'당신의 근처'를 줄여 당근마켓이라고 네이밍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 하이퍼로컬 전략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이후 중고 거래 앱이 아닌 로컬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동네생활'과 '내 근처'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죠.


최근에는 지역 기반의 아르바이트 구인, 부동산 직거래, 중고차 매매 분야까지 서비스를 확장했어요. 올해에는 채팅방에서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당근페이 서비스를 오픈했어요. 송금부터 공과금, 모임 회비 납부까지 가능한 핀테크 서비스를 추가하며 하이퍼로컬 슈퍼앱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 라이프 스타일 올인원 플랫폼, 오늘의집



오늘의집의 시작은 사용자가 인테리어 사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유사한 서비스가 많았는데요. 2년 동안은 고객 방문율을 올리기 위해 인테리어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해요.


이렇게 확보한 콘텐츠와 사용자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서비스를 추가했어요.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에 상품이 매칭되고, 그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연결했죠. 이후에는 인테리어 시공 서비스, 배송, 이사, 청소 등 집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이렇게 오늘의집은 집과 관련된 모든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여정이 원스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면서,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 여행의 모든 것, 야놀자




온라인 숙박 커뮤니티로 시작한 야놀자는 모텔투어를 인수하며 2005년 야놀자를 출범했어요. 온라인에서 숙박 정보를 제공하던 야놀자는 모바일로 숙박 예약 서비스를 만들었고, 눈에 띄는 성장은 없었지만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죠.


이후 호텔 관련 기업, 인공지능 전문 기업, 인터파크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야놀자에서는 이제 단순 숙박 예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수단 예약부터 숙소, 레저, 티켓 예약까지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여행, 여가를 즐기기 위한 모든 것을 앱 하나에서 할 수 있는 슈퍼앱이 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규모가 큰 서비스는 마케팅을 하며 여러 가지 소식을 접해보셨을 텐데요. 버티컬 플랫폼이 슈퍼앱으로 성장하며 플랫폼 안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많아지고 있어요. 당근마켓이 당근비즈니스를 오픈해 우리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하고, 마켓컬리가 뷰티컬리를 오픈해 뷰티 업종에 계신 분들의 판매처가 늘어난 것처럼요! 



앞서 언급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대중성이 있는 서비스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융을 하고 여행을 가니까요! 이번 콘텐츠를 준비하며 조금 더 타깃이 명확한 버티컬 플랫폼도 알아봤어요. 한 분야에 전문화된 서비스는 어떻게 슈퍼앱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


✍ 콴다

콴다라고 들어보셨나요? 주로 중·고등학생이 이용하는 수학 문제 풀이 앱이에요.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카메라로 찍어 앱에 검색하면 풀이 방법을 알 수 있어요. 최근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오답 노트, 커뮤니티에서 친구들과 학습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세웠죠. 한국어를 비롯해 7개 언어를 제공해서, 세계 누적 가입자가 5,000만 명을 넘었다고 해요. 콴다는 공부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하는 교육 슈퍼앱으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밝혔어요.


🏥 닥터나우 

의료 분야에선 원격 진료를 제공하는 닥터나우가 슈퍼앱 전략을 취하고 있어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진료와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전국 2,500여개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으며 상담 서비스, 건강검진 결과조회 기능을 추가했어요. 올해 4월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서비스 분야를 확대했고, 7월 기준 누적 이용자 수는 600만명을 넘겼대요. 하나의 앱에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이 되고자 한대요.


👶 자란다

자란다는 자체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유아동 교육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에요. 아이의 연령과 목적에 맞는 선생님을 추천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해줘요. 45개 기업과 제휴를 맺고 70여개의 수업 프로그램 제공, 앱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며 영역을 확장했어요. 교육 서비스 대상을 향후 중학생까지 이용 범위를 늘리고 육아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키즈 슈퍼앱이 되는 것이 목표래요.



그런데 앱만 키우면 수익이 될까요?

서비스를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을 해보셨을 거예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인다'라는 말이 있지만 구슬이 서말이라고 꿰어야 보배인 것! 이런 슈퍼앱 전략을 취하는 업체들이 수익을 위해 어떤 모델을 만들었는지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 토스 : 토스의 주 수익은 B2B에요. 제휴 금융기관이나 온라인 사업자 등을 기반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대출 추천이나 비교 서비스, 카드 발급 등에서도 수익이 발생하고 토스에 광고를 하고 광고비를 받기도 해요. 행운 퀴즈나 클릭하면 10원을 주는 광고 말이에요. 또 21년에는 LG유플러스의 PG 사업을 인수하며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기도 했어요.


▪ 당근마켓 : 당근마켓은 '비즈 프로필',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프로필'로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해요. 얼마 전에는 기업 마케팅 담당자 등 전문 마케터를 위한 '당근비즈니스'를 오픈하기도 했죠. 핵심 소비층인 26~55세의 거래 정보가 많이 누적된 만큼 타킷팅 된 광고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죠.


▪ 오늘의집 : 오늘의 집은 앱 내에 스토어를 만들었어요. 인테리어에 필요한 소품부터 가구 등의 상품의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거기에 인테리어 시공업체, 3D인테리어 도면 업체, 이사 업체를 입점 시켜 앱 안에서 이사, 인테리어까지 매칭해주고 있어요.





주요한 부분만 짚고 넘어가고 싶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이렇게 스크롤 압박을 드리게 되었네요 😂


사용자의 락인 효과가 크다 보니 많은 업체가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이런 흐름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어요.


가장 큰 우려는 많은 기능을 넣다 정작 이용자가 사용하려는 핵심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에요. 채팅만 사용하고 싶은데 다른 기능들 때문에 정작 채팅이 느려져서 불편해 사용자가 이탈해버리는 것이죠. 하나의 서비스에 너무 많은 서비스가 연계되어 있다 보니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뿐인데 많은 곳에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고요. 


또 서비스 확장과 수익성을 개선하다 보면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는 점이에요.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 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화장품을 구매하는 서비스에서 갑자기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다고 생각해보세요. 물론 그 브랜드만의 스토리로 사용자를 설득하고 사용자가 납득한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용자의 머릿속에선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릴 거예요.


그리고 이런 슈퍼앱이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줄어들 수 있어요. 슈퍼앱은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계속 성장하는데 슈퍼앱의 울타리 밖에서 다른 서비스가 성장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한 기업이 독점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어요.




예전에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주요 매체의 서비스에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이런 버티컬 서비스의 성장도 주목해야 해요.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는 슈퍼앱 중 우리의 고객이 어떤 슈퍼앱에 빠져들어 있을지 고민하면서요!


그리고 아직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리의 서비스가 슈퍼앱이 될 수도 있죠. 레퍼런스를 살펴보며 우리가 파고들 시장은 없는지, 그들은 어떤 전략으로 슈퍼앱이 되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오늘도 고객을 찾아 열일하는 보스님께 좋은 정보가 되었기를 바랄게요! 😘

레퍼런스 마케팅 슈퍼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