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님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면 상품이 언제 도착할 거라고 예상하세요?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말처럼, 상품을 구매하고 도착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들잖아요. 그래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예전부터 빠른 배송에 아주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쿠팡이 가장 대표적인데요.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상품이 도착하는 로켓배송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벌써 1천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죠. 쿠팡과 치열하게 시장 점유율을 다투고 있는 네이버도 최근 도착보장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고요. 다시 불붙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전쟁과 물류에 대해 살펴볼게요.
로켓배송으로 첫 흑자 달성한 쿠팡
2014년 로켓배송을 출시한 이후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로켓배송이 드디어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요. 지금까지 누적 적자만 해도 5조 4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늘 계획된 적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물류센터를 짓고 관련 인프라에 투자했기 때문이에요.
쿠팡은 판매자의 물건을 직매입해서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려고 모든 물류망을 직접 구축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투자받은 수조 원을 물류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고요. 덕분에 현재 축구장 500개 규모인 112만 평 상당의 물류센터 100여 개를 확보했죠. 그 결과 전 국민의 70%를 쿠팡 물류센터 15분 이내 거리에 두게 되었어요.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원 숫자도 지난 1분기에는 900만 명을 넘어 곧 1천만 명을 앞두고 있어요.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사람이 1811만 명인데, 그 절반이 유료회원인 것을 보면 소비자는 그만큼 빠른 배송을 마음에 든다는 것이겠죠. 로켓배송의 힘을 기반으로 지난해 거래액은 약37조 원으로 업계 1위였던 네이버를 넘어섰어요.
로켓배송 다음은 제트배송
이제 쿠팡은 판매자에게 ‘제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미 구축된 물류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제트배송은 쿠팡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인데요.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접 매입해서 판매, 배송하는 방식이고, 제트배송은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로켓배송의 배송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해주는 것이죠.
판매자가 제트배송을 신청하면 쿠팡이 물류센터에 입고된 상품의 물류와 배송, CS까지 모두 담당해요. 쿠팡은 판매자는 상품의 기획과 가격관리, 마케팅만 하면 된다고 말해요. 탄탄하게 구축된 쿠팡의 물류 네트워크 일부를 오픈마켓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것인데요. 수수료는 30%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제트배송 이용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제트배송은 판매자의 매출 증대를 강조하기 때문인데요. 물류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이전에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기대치가 있어요. 제트배송 적용 상품은 로켓배송처럼 ‘제트배송’ 배지가 적용되고요. 쿠팡 유료회원이라면 자주 이용하는 로켓 필터에도 노출되기 때문에 판매량이 증가하죠. 아마존의 프라임 필터와 같은 방식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매출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안하는 것이에요.
쿠팡은 자체적인 유통망을 직접 구축했기 때문에 제트배송을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외부 물류망을 이용했다면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있었던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과 같은 일이 있었을 때 배송에 많은 문제가 있었을 거예요. 이런 부분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이고요. 고객들이 쿠팡의 로켓배송을 선택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되고요. 현재 13%인 이커머스 시장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네이버 쇼핑도 내일 도착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쇼핑이 17%로 1위, 신세계그룹이 15%로 2위, 이어서 쿠팡이 13%, 11번가가 6%를 차지하고 있어요. 전 국민이 사용하는 포털 서비스를 바탕으로 가격 비교를 장점으로 내세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가 12월부터 ‘네이버 도착 보장’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최근에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보통 2~3일 내 집으로 도착하죠.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아요. 확실하게 어느 시점에 상품을 받을 수 있을지 알게 되는 것은 택배사로부터 몇 시에 도착할 것이라는 문자를 받게 된 이후죠.
이제부터는 네이버가 도착 예정일을 보장해주기로 했어요. 안내되는 도착 예정일까지 상품이 배송되지 않으면 네이버가 별도로 보상하고요. 네이버는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전국 91% 지역에 내일 도착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어요.
네이버가 하는 로켓배송인가?
도착보장 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쿠팡의 로켓배송을 떠올릴 수 있어요. 네이버도 쿠팡처럼 검색 필터를 통해 매출을 상승시킬 수 있는 차별점을 주는 것인데요. 고객이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하면 ‘도착보장’ 필터를 제공하여 매출 증대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죠.
하지만 나머지 모든 부분은 바라보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요. 네이버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여러 업체를 연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런 관점에서 ‘에셋 라이트’(Asset Light) 모델을 지향하고 있어요. 플랫폼을 통한 연결만 제공하고 쿠팡처럼 상품 소싱 및 구매, 물류 운영 등의 부담은 지고 있지 않아요.
네이버는 커머스에서도 에셋 라이트를 추구하고 있어요. 이미 물류망을 보유한 파트너 업체와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그래서 ‘NFA (Naver Fulfillment Alliance)’라는 물류 연합군을 구축한 것이고요. CJ대한통운을 포함한 파트너사와 함께 도착보장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라서 NFA를 이용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다만, 자체적인 물류망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쿠팡과는 다르게 파트너사의 물류망을 이용하는 네이버의 경우 파트너사에 문제가 생기면 도착보장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요. 또, 외부 물류업체를 이용하는 것인 만큼 네이버의 도착보장이 쿠팡만큼의 빠르기는 어려워 보여요. 그리고 600만 이상의 로켓배송 SKU를 보유한 쿠팡에 비해 현저히 적은 상품만 도착보장이 가능할 것이므로 당분간 그 격차를 어떻게 빠르게 줄이는가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