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알림이 없는 주말은 느낌은 어떠셨나요?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부터 카카오톡을 포함한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었는데요. 이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울리던 ‘카톡’ 알림이 없는 주말이 되었죠. 이번 서비스 장애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과 피해를 입었는데요. 특히 브랜드들에 어떤 피해가 있었고 이번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데이터센터 화재로 시작된 장애
이번 사고는 15일 오후 3시 30분경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되었어요. 데이터센터에 있는 배터리에서 시작된 화재는 3만 2천여 개의 카카오의 서버를 불태워버렸죠. 이후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음 포털, 이메일, 카카오 쇼핑 등 카카오의 서비스 대부분이 장애를 일으켰어요.
개인의 불편함 뿐만 소상공인, 기업들도 큰 피해를 입은 사고였는데요. 서비스별로 복구 시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모든 서비스의 복구는 약 90시간이 지난 10월 19일 오전이 되어서야 겨우 완료되었어요. 장시간 카카오 서비스 이용 불가 사태에 많은 기업들이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고요. 일부 기업은 탈 카카오 플랫폼의 움직임이 보이기도 해요.
기업들이 말하는 피해
우리 생활 전반에 파고든 카카오 서비스가 오류를 일으키자 다른 사람과 카톡으로 연락도 안되고, 카카오맵으로 길 찾기도 안되었고요. 카카오 전동 킥보드를 대여하고 오류 때문에 반납하지 못해서 곤란을 겪은 사람도 있었어요.
이런 피해는 소상공인은 물론 기업들에도 타격이 컸는데요.
(1) 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이 안돼요
많은 브랜드들이 카카오 로그인 기능을 이용하고 있어요.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손쉽게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카카오톡으로 로그인도 할 수 있죠.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카카오톡 로그인을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카카오톡 로그인 문제로 10시간 이상 가상화폐 거래가 중단되었어요. 이후 업비트는 자체 로그인 방식을 개발하기로 했고요. 마켓컬리, 무신사, 스타벅스 등 쇼핑몰도 카카오 연동 로그인 오류로 로그인이 안된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카카오 지도 API의 문제로 배송지 주소 찾기 기능도 마비되기도 했어요.
(2) 결제가 안돼서 매출이 줄었어요
카카오톡을 이용한 로그인 기능 외 결제에도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온라인, 오프라인 결제가 모두 중단되었어요. 또, 카카오톡 모바일 상품권, 선물하기로 결제하는 비율이 높은 프랜차이즈나 뷰티, 패션 업계에서는 매출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고요.
카카오T를 이용하는 택시나 카카오 지도를 이용하는 배달 대행업체 등도 피해가 있었어요. 카카오톡 쇼핑에 입점한 업체들도 주문을 받지 못했죠.
(3) 고객님, 메시지를 보낼 수 없어요
중소사업자일수록 카카오톡을 이용해 고객상담을 하고 있는데요. 카카오톡과 톡채널 서비스가 중단돼 주말 동안 고객 응대를 할 수 없는 불편이 있었어요. 또한 주문내역 알림, 배송 안내, 결제 알림 등을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발송하던 곳은 긴급하게 문자로 변경해야 했어요.
카카오 플랫폼 벗어나기 노력
국내 대표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업을 해오던 많은 업체들이 일시적이었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을 직접 겪으면서 일부는 카카오를 불신의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장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적었던 곳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카카오 서비스와 병행해 운영하던 곳이었죠. 자체 플랫폼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이를 위한 투자와 마케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탈 카카오가 성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해요. 이미 4,000만 명 이상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마케팅과 판매가 다른 플랫폼보다 강력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이번 카카오톡 장애로 약 200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 고객이 이탈했으나 복구가 끝난 후 다시 카카오톡으로 대부분 돌아왔을 만큼 강한 '록인'효과를 보이고 있어요.
이번 사태로 브랜드 담당자들은 카카오 의존도를 점점 줄여나갈 것으로 보여요. 카카오톡은 무료라서 다시 사용자가 돌아올 수 있겠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을 대체할 유료 서비스를 구축할 이유를 찾게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