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9월 말에 출시한 '오픈톡'을 이용해보셨나요? 오픈톡은 스포츠를 주제로 팬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도 할 수 있도록 채팅방을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예요. 스포츠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해서 토론도 나눌 수 있는 '이슈톡'도 있고요.
네이버에서 오픈채팅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하실 수 있을 텐데요.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힌 것과 연계해서 살펴볼 수 있어요.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채팅 서비스를 이용해 이용자의 접속 시간을 늘리고, 광고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죠. 두 회사에서는 어떤 방법의 커뮤니티 전략을 세웠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업계의 화두는 ‘오픈채팅’
먼저 네이버는 자체적인 생태계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해요. 여러 서비스를 네이버 안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이용자들을 네이버 생태계 속에 머물게 하는 것이죠. 구글이 외부의 여러 웹사이트를 연결해주는 교두보가 된 것과는 반대의 입장이에요. 다른 사이트에 가지 않아도 네이버에서 즐길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려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출시한 네이버 스포츠의 오픈톡과 이슈톡이에요. 오픈 5일 만에 약 1천여 개의 채팅방이 생겨났고, 특정 주제에 대해서 이용자 간의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어요. 지난 8월에는 날씨를 실시간 검색하는 수요에 맞춰 제보톡을 운영하기도 했는데요. 폭우가 왔을 때 3일간 제보톡에 10만 건의 메시지가 오갔다고 해요.
네이버는 이런 오픈채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자사 서비스에 하나씩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더하는 전략이에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최수연 대표가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목할 것이며,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니즈에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카카오는 조금 더 본격적이에요. 이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수많은 관심사 기반의 오픈채팅이 개설되어 이뤄지고 있고요. 전체 카카오톡 대화량에서 오픈채팅의 대화량이 40%나 된다고 하죠. 앞으로 오픈채팅을 활용한 오픈링크 서비스도 별도의 앱을 출시할 예정이고 주제별로 운영되는 오픈채팅을 타깃 하여 광고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네이버보다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최근에는 오픈채팅에 광고를 추가하여 시범운영을 하면서 수익모델을 실제로 적용하기도 했어요. 관심사에 맞는 광고를 제공하여 단순 광고가 아니라 커뮤니티 성향에 맞는 정보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어요.
핵심은 관심사 정보
이런 커뮤니티 전략은 맞춤형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최근 메타와 구글이 불법 개인정보 수집으로 1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을 보면, 앞으로 제3자 정보를 활용하여 고객을 타깃 하여 노출하는 광고가 제한될 것으로 보여요. (며칠 전 보내드린 큐레터에서 지금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광고가 논란이라는 내용을 소개해드렸어요. 보시려면 👉 자세히 보기)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목하는 커뮤니티 전략을 보면 기기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의 관심사를 수집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비식별 정보인 ‘기기’를 기반으로 자사 서비스 이용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개인정보의 불법 수집과 이용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죠. 자사 플랫폼에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이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폐쇄형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이유 중 하나예요.
올해 상반기까지 거침없이 성장하던 이커머스 업계가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리오프닝을 맞이하자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요.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수요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거래는 줄어든 것이죠. 지난 2분기 매출을 보면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성장률과 카카오의 톡비즈, 포털비즈 등은 다른 부문에 비해 성장률이 낮았어요. 대학생 전용의 새로운 멤버십도 출시하고, 새로운 광고 영역도 추가하기도 했어요.
두 회사는 오픈채팅을 앞세운 커뮤니티를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있어요. 이용자들이 관심사에 따라 오픈채팅에 참여해서 대화를 나누고, 이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내보낸다면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구축된 커뮤니티는 그 방향성을 그대로 메타버스를 향할 것으로 보여요. 네이버는 제페토라는 강력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카카오도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죠. 자체 플랫폼 생태계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메타버스까지 연결되는 일련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