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 사로잡는 6가지 법칙


얼마 전, 퇴근길에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사려고 자주 가던 편의점에 들렀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갑자기 새로 나온 맥주를 보여주면서 그러는 거예요.

“이게 요즘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는 건데, 물량이 달려서 우리도 1주일에 6캔밖에 못 들여와요. 이것도 방금 전에 들어왔는데 벌써 다 나가고 2캔 남았네요.”

어? 전 분명 과자 조금 사려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맥주에 안줏거리까지 들고 있더라고요. 맥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말이에요!

마케터에게도 심리학이 필요해! 😏


분명히 살 생각이 없었는데 홀린 듯 사 버린 경험,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아니라 사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설득에 넘어간 결과라면?


로버트 치알디니의 책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설득의 법칙' 6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심리를 자극해 제품을 사게 만드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마케팅 이론 중에서도 '설득의 법칙'을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 많답니다. 당장 제가 겪었던 위 사례에도 <설득의 심리학>에 나오는 법칙 2가지가 쓰였다는 건 안 비밀~ 😉


고객이 우리 제품을 많이 사게 만드는 건 모든 마케터의 과제이죠.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심리를 잘 이해해야 하는 법! 어쩌면 마케터야말로 심리학을 가장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오늘 저와 함께 <설득의 심리학> 내용을 살펴보고, 고객의 승낙을 더 쉽게 이끌어 내는 원리를 파악해 봐요.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이 우리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도 결코 꿈만은 아닐 거예요!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이런 분께 추천해요 :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마케터 및 영업 사원


왜 똑똑한 사람도 엉뚱한 선택을 할까? 🤔


가끔 뭔가를 사야 하거나 결정해야 할 때, '아, 귀찮아. 누가 알아서 다 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죠. 현대 사회에서 일일이 모든 정보를 찾고,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하기는 너무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고정관념처럼 자동화된 행동 유형을 만들어서 무의식적으로 그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어요. 예를 들어 '비싼 제품이 더 품질이 좋을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에 따라 행동하면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고 고민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자동화된 행동 유형이 항상 좋은 선택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건 아니에요. 어떨 때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히려 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기도 해요. 사실 잘 찾아보면 같은 기능에 더 저렴한 제품이 있는데도 '저 제품이 비싸니 품질도 좋을 거야', '사람들이 많이 쓰는 제품이니 믿을만하지'라고 믿으며 더 비싼 제품을 사는 것처럼요.



내 지갑이 항상 비어있는 이유 💸


필요 없는 물건까지 사게 만드는 '설득의 법칙' 6가지

사람들이 사회에서 학습을 통해 공통으로 가지는 몇 가지 행동 유형이 있어요. 이런 행동 유형을 자극하면 굳게 닫아걸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는 사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와 마케팅 성공 신화가 이걸 증명하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떤 법칙 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마케팅 전략에 넘어가 필요 없는 물건까지 사게 되는 걸까요?



1. 상호성의 법칙 |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

“이건 제 선물이에요. 부담 갖지 마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느껴지는 부담감... 😓

알고 보면 막강한 힘을 가진 '상호성의 법칙' 때문이에요. 이 법칙에 의하면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베푼 호의를 갚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내게 호의를 베풀었던 대상이 뭔가를 부탁하면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더 높아요. 심지어 원치 않는 호의를 받았을 때도 이 법칙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된다고 하네요.


마트의 시식 코너나 공짜 샘플은 '상호성의 법칙'을 잘 나타낸 사례인데요. 실제로 이렇게 작은 선물을 나눠주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제품 구매율이 높았다고 해요.

무리한 부탁을 해서 거절하게 한 다음, 처음 부탁보다 더 작은 부탁을 하는 '면전에서 문 닫기 기법(door-in-the-face technique)'에서도 이 법칙을 발견할 수 있어요. 상대방이 먼저 양보했기 때문에 나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거든요.



2. 일관성의 법칙 | 내가 선택한 상품이 최고라고 믿고 싶어


'일관성'이라는 단어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느낌을 주죠. 뭔가 정직하고 이성적이고 안정적인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나요? 반면 일관적이지 못한 태도에는 변덕스럽고, 우유부단하고, 의지가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불일치'를 피하고,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하려는 행동 패턴을 보인답니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 때문에 사람들은 한 번 지닌 태도를 쉽게 번복하려 하지 않아요. 게다가 자신의 태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경향 때문에 일단 선택한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더 긍정적으로 인식해요. 예를 들어, 경마장에서 3번 말에게 돈을 건 이후에는 이전보다 3번 말이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네요.


이런 일관성의 법칙이 나타나는 마케팅 기법도 있어요. 바로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foot-in-the-door technique)'이에요. 부담이 적은 요구부터 시작해서 큰 요구로 옮겨가도록 하세요. 우선 작은 요청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그 태도를 일관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큰 행동에도 긍정할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 건데 안 해도 될까?



사람들은 A 제품과 B 제품 중 어떤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할까요?

같은 품질인데도 가격은 더 저렴한 A 제품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의외로 사람들은 B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고객의 후기라는 '사회적 증거'를 보여주었거든요.


사람들은 어떠한 광고보다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가장 쉽게 설득돼요. 심지어 그 행동이 비합리적인 선택이더라도요!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올바른 선택인지 쉽게 알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며 안정감을 느낀다네요.


특히 나와 비슷한 사람의 선택에 더 크게 공감하고, 무언가를 선택할 때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마케팅 활동에 이용하려면 타겟 고객과 비슷한 사람들을 광고 모델로 쓰거나, 그들의 제품 리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세요.



4. 호감의 법칙 |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을 더 잘 들어주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죠. 그럼 여러 기업이 고객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잘생긴 게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잘생긴 사람이 광고하는 제품이 더 잘 팔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이유는 바로 후광 효과 때문입니다. 신체적인 매력이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그 사람이 광고하는 제품에도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흔히 TV 광고에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이 많이 나오는데, 연예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제품도 좋다는 것을 우리 무의식 속에 새기려는 전략이랍니다.

그럼 잘생기지 않은 사람은 어떡해요 😭
유사성과 칭찬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하게 보이는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보이고, 그런 사람들의 부탁을 더 잘 들어준다고 하네요! 실제로 잠재고객이 보험회사 판매원과 나이, 종교, 습관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을수록 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을 칭찬하는 말이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낀대요. 아부하려고 일부러 하는 칭찬도 호감도를 높인다니....... 앞으로 우리 제품을 판매할 때는 판매자가 고객과 비슷하게 꾸미고 칭찬을 마구 던지면 되겠는데요? 😁



5. 권위의 법칙 | 그래도 저 사람이 나보단 잘 알겠지?


귀에 염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주치의가 환자의 오른쪽 귀에 투약할 것을 지시했다. 의사는 처방전에 'Place in Right ear'(오른쪽 귀에 투약하시오)를 약식으로 'Place in R ear'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를 'Place in Rear'(항문에 투약하시오)로 오해한 간호사가 귀에 넣어야 할 약을 환자의 항문에 집어넣었다.


귀에 염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위해 항문에 약을 투약한 간호사. 거기에 아무런 반론을 하지 않은 환자. 이해가 가시나요? 사실 이런 사례는 병원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해요. 그 원인은 환자나 간호사, 약사들이 담당 주치의의 처방에 의심 없이 복종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비단 병원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일상생활에서도 '권위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저 사람은 나보다 오래 일했으니 무조건 맞겠지. 반박하지 말고 저 사람 말을 따라야겠다.'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나요?


광고에서도 '권위의 법칙'을 이용하고 있답니다. 드라마에서 오랫동안 의사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선전하자, 매출이 오른 사례를 들 수 있어요.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배우가 의사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의학적으로 신뢰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는 한데요. 사실 현실 세계가 꼭 논리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더라고요!



6. 희귀성의 법칙 | 한정 판매라는 단어만 보면 가슴이 뛰어!

왜 '한정 판매'라는 단어만 보면 홀린 듯이 물건을 집어 들까요? 왜 로미오와 줄리엣은 3일 만에 사랑에 빠졌을까요? 여기에는 '희귀성의 법칙'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제품의 수량이 매우 적을 때는 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비교적 적어요. 그 말은 곧 사람들이 가진 선택의 자유도 함께 줄어든다는 뜻이에요. 선택의 자유를 빼앗긴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서는 그 제품을 가지려는 심리가 더 강렬하게 작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희귀한 제품은 유독 매력적으로 보이고, 집안의 반대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보다 맹목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죠.


'한정 판매', '매진 임박'은 이런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방식이에요. 망설이면 제품을 선택할 자유를 빼앗긴다고 믿게 함으로써 그 거래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줄이는 거죠. 그래서 지금 바로 구매를 결정하게 만든답니다.






우선 <설득의 심리학>을 아직 안 읽어 보신 분께는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다른 책과 달리 이번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전문 용어가 많지도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게 풀어서 설명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


사실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굉장히 독특하거나 엄청나게 새로운 정보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아요.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나는 과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설득의 원칙'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답니다. 특히 '실전 연습' 문제를 통해 이 법칙은 우리 회사와 제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 좋았어요.


보스님은 오늘 내용 어떻게 보셨나요? 관심이 가는 사례나 설득의 법칙이 있으셨나요? 보스님의 회사, 제품에는 어떤 법칙을 적용할 수 있을지 댓글로 의견을 공유해 주세요!





📚 마케터의 서재에서 꺼내 읽기
8권 독파 - 넥스트 넷플릭스
7권 독파 - 보랏빛 소가 온다 & 핑크펭귄
6권 독파 - 그로스 해킹, 스타트업을 위한 실용주의 마케팅
5권 독파 - 포지셔닝, 이제 고전 읽을 때도 됐잖아요
4권 독파 -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3권 독파 - 선배님 추천! 마케팅에 도움이 된 인생 도서 50권
2권 독파 - 일하는 사람의 생각
1권 독파 - 트렌드코리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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