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님의 취향을 콕 집어주는 핀셋 마케팅 📌



저는 마케터가 되면서 옥외광고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었는데요. 최근 강남에 갔는데 재치 있는 광고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동도 당근이세요?"라고 쓰여 있던 당근마켓 광고와, "이런 배달 맛집이 있다니 부럽다 ○○동"이라고 적혀있는 배달의민족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지역의 소비자에 맞춰 말을 거는 듯한 광고가 유쾌하면서도 세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이렇게 세세하고 확실하게 타깃을 정하고, 그들을 위한 마케팅을 구사하는 게 요즘 트렌드예요. 이걸 '핀셋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요. 이제부터 왜 핀셋 마케팅이 인기가 있는지, 그리고 기업들은 핀셋 마케팅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서 자세히 알아볼게요. 😝





오직 당신만을 위한!


우선 핀셋 마케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게요! 핀셋 마케팅은 핀셋으로 콕 집어내는 것처럼 타깃을 정교하게 세분화해서 특정 고객층만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을 말해요. 전에는 주로 수입 자동차, 명품 브랜드, 고급 백화점 등 하이엔드 업종에서 자주 했던 마케팅 방식인데요. VIP를 타깃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많이 진행되어 '귀족 마케팅'이라고도 불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핀셋 마케팅을 찾아볼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요.


(🤔 보스님 : 전보다 소비자는 더 예측하기 어렵고 깐깐해졌는데, 타깃을 세세하게 나눠야 하는 핀셋 마케팅이 어떻게 산업 전반에서 트렌드가 될 수 있었던 건가요?)

이렇게 의문을 가지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핀셋 마케팅이 트렌드로 발전하게 된 배경은 다양한데요. 


일단 빅데이터 덕분에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나 관심, 취향을 파악하기가 쉬워졌거든요.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타깃을 촘촘하게 설정해 전보다 편하게 핀셋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또,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취향이 전보다 확고해졌는데요. 누구보다 자신의 의견과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요즘 소비자의 취향을 꿰뚫는 마케팅은 그 어떤 것보다도 효과적일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타깃을 세분화해서 설정하기 때문에 좀 더 집중도 있는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어 소비자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요.



📌 핀셋 마케팅이 활발해진 이유 요약

  • 빅데이터로 인해 쉬워진 개개인의 취향 분석
  • 고객의 확고해진 소비 심리와 취향
  • 소비자의 많은 관심과 참여 유도
  • 브랜드 충성도 상승


점점 세세하게 나뉘고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 지금부터 큐레터와 함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아요 😘.







◼ 비건 트렌드를 콕 집은 패션과 뷰티업계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 바로 비건 시장이에요. 비건(Vegan)*은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비건 인구는 약 20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고, 특히 이 중 절반이 MZ세대라고 하는데요 😲.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완전한 채식은 어렵더라도 육류를 지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들을 위한 핀셋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이 많아졌어요.

(*채식주의자는 비건, 락토, 오보 등 종류가 다양한데, 최근에는 비건을 채식주의, 채식주의자 의미로 부르고 있습니다.)


식품에서 나아가 패션, 뷰티, 생활용품 등등 다양한 산업에서 동물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데요. 특히, 화장품 업계의 '비건 뷰티'는 2025년까지 약 23조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비건 제품군을 늘리며 적극적으로 비건을 위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어요 💄. 스킨푸드는 비건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인데요. 비건 라인의 확장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하고 비건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어요. 또, 디어달리아, 러쉬, 더 비건 글로우 등 비건 뷰티 제품만을 취급하는 비건 뷰티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어요!


가죽, 모피, 울 같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공정 과정에서 동물 학대 없이 생산된 의류를 뜻하는 '비건 패션'도 요즘 패션 업계에서 흥행하고 있어요. 특히,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인식이 있던 명품 브랜드에서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2017년 10월, 구찌가 모피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캘빈 클라인, 샤넬, 버버리 등의 내로라 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모피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했어요. 이제 단순히 모피나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넘어 고어텍스, 폴리우레탄 등 다양한 대체 소재가 개발되고 있고, 이를 활용한 패션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어요.





◼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타깃을 위해!


보스님은 반려동물 있으신가요?! (저만 없어요.. 댕댕이 냐옹이 😭) 이제는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부를 만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사람들을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를 합쳐 만들어진 용어 '펫팸족'이라고 불러요! 펫팸족이 1,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고, 펫팸족을 겨냥한 마케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생활 가구 브랜드 일룸펫팸족을 위한 반려동물 가구 시리즈 '캐스터네츠'를 출시했어요. 캐스터네츠 시리즈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쓰는 새로운 형태의 가구로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요. 유명 유튜버와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오프라인 전시 공간까지 선보이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어요.


펫팸족을 위한 관련 서비스나 기획전을 마련하는 기업들도 있어요. 롯데마트에서는 펫팸족을 위한 멤버십 '펫 클럽'을 오픈했다고 해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가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펫 클럽 회원에게는 반려동물용품 할인 쿠폰이 제공되고, 구매 금액에 따른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또, 쿠팡은 반려동물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하는 '펫페어'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펫 마스크, 영양제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테마관과 인기 브랜드별 상품을 한곳에 모은 브랜드관으로 나눠 운영했다고 하네요.





◼ 다꾸족을 노리는 기업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도 힘든 시대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다이어리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이처럼 다이어리를 소장하고 꾸미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다꾸족'이라고 해요. 다꾸족을 위한 마케팅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다이어리 하면 떠오르는 문구나 출판업계의 마케팅을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요즘은 다양한 기업에서 구사하는 다이어리 마케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연말이 되면 다꾸족을 공략하기 위해 가장 열과 성을 다하는 업계는 바로 프랜차이즈 카페죠 ☕! 프랜차이즈 카페의 이용자 대부분은 MZ세대인데요. MZ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들만큼이나 트렌드에 민감해져야 했어요. 또, 디자인이나 색감 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 다이어리가 적격일 거예요.


매년 다이어리 열풍을 일으키며 다꾸족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은 바로 스타벅스인데요. 올해에는 미코노미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다꾸족을 겨냥한 '취향을 담아 나를 표현하고 일상의 기록을 가득 담을 수 있다'는 컨셉의 플래너를 선보였어요. 프리미엄 다이어리 브랜드 '몰스킨'과 아티스트 '275C' 작가와 협업하여 퀄리티는 더욱 높이고 다이어리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또, 이디야커피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리 세트를 출시했어요. 다이어리 내지에 분리수거 방법과 천연 주방세제 만드는 법 등 친환경 활동을 함께 하자는 메시지와 일러스트가 담겨 있다고 해요. 게다가 함께 제공되는 캘린더와 볼펜도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배스킨라빈스에서도 다꾸족을 공략하기 위해 문구 브랜드 모나미와 협업하여 다이어리 세트를 출시했다고 해요. 이 다이어리는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맛을 매칭한 10가지 색상의 펜과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뉴 1+1 쿠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배스킨라빈스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요소까지 더한 것이 특징이에요!





◼ 소비의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요즘 MZ세대는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알리고 나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는 세대예요. 이런 성향 덕분에 새롭게 자리 잡은 소비 트렌드가 있는데요. 소비의 가치를 자기 자신으로 두는 '미코노미(Meconomy)'와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아낌없이 소비하는 '가심비'예요. 그래서 MZ세대를 공략하고 트렌드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기업들이 '나'의 취향을 주제로 하는 마케팅이나 캠페인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최근 무신사는 '셀럽도 다 무신사랑'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그리고 서울, 부산, 대구 등에 있는 약 250여 개의 버스 정류장에 셀프 러브 메시지를 담은 QR코드를 설치하고 랜덤 쿠폰을 제공하는 등 이색 이벤트를 펼쳤는데요. 패션 플랫폼이라는 성격에 맞는 취지와 타깃층에 맞는 메시지 전달로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어요.


인스타그램도 이용자들의 '나다움'을 응원하는 챌린지 '#그냥다좋아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숏폼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이었어요.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 중 총 300명을 선정해 한정판 다이어리와 캘린더 등이 포함된 굿즈도 선물했다고 하는데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MZ 이용자가 많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출처 = 당근마켓, 배달의민족


◼ 핀셋의 진화 ver. 핀스킨 마케팅


이제는 핀셋 마케팅을 넘어 '핀스킨 마케팅'라는 진화한 형태의 마케팅이 등장했는데요. 핀스킨 마케팅은 핀셋 마케팅과 스킨십 마케팅의 합성어로, 타깃을 선별한 후 개인화된 메시지를 통해 부드러운 스킨십을 하듯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뜻해요. 소비자에게 꼭 맞는 메시지로 소통함으로써 요즘과 같은 광고의 홍수 시대에 소비자의 피로도는 줄이고 호기심은 더욱 자극할 수 있죠!


핀스킨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앞서 서두에 언급했던 당근마켓과 배달의민족의 옥외광고예요. 당근마켓은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성격에 맞게 그 지역의 이름을 사용했고, 실제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인사말을 활용해서 친근감을 더하는 지역 맞춤형 광고를 선보였어요. 또,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부럽다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배민 브랜드 홍보와 함께 동네 배달 맛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배민과 소상공인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었죠 🤝!





신중하게 고려해주세요!


많은 기업에서 핀셋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해서는 안 돼요 🙅‍♂️. 만약, 핀셋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는 보스님이라면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는 주의점을 참고하셨으면 해요.


먼저, 아무래도 좁은 타깃층을 공략하는 마케팅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마케팅보다 위험 부담이 커요. 그래서 어떤 마케팅보다도 시장과 고객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해요!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명확하게 타깃팅을 하지 않았거나,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핀셋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거든요.


또, 우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종교처럼 맹목적으로 브랜드를 찬양하고 열광하는 팬덤을 형성하는 '컬트 브랜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브랜드 충성도가 극에 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주객전도되어 소비자가 브랜드를 조종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리고 우리 브랜드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져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질 수 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충분한 시장조사와 함께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후에 핀셋 마케팅을 기획해야 해요. 또, 타깃층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그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과 더불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더해야 고객의 눈길과 손길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 거예요!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 선별한 내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나노사회'였어요. 점점 사회가 미세한 단위로 분화되어가고 있는데요. 모래알같이 작게 나누어져 있다고 해서 트렌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기업들은 개인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래서 제대로 잘 준비된 핀셋 마케팅은 현재의 나노사회에 적합한 마케팅 방식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오늘의 큐레터도 보스님의 인사이트 한 조각이 되었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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