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메시지의 6가지 원칙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높은 덩굴 끝에 매달린 포도를 보았다. "참 맛있게 생겼는걸."

여우는 포도를 먹기 위해 펄쩍 뛰었지만, 포도가 너무 높이 달려 발에 닿지 않았다. 여우는 몇 번이고 뛰어 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포도를 딸 수 없었다.

여우는 결국 포도를 따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포도는 너무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이솝 우화는 어떻게 2,500년 동안 살아남았을까? 🤔

이 이야기 한 번도 못 들어본 사람은 아마 없겠죠? 바로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예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2,500년 이상 이어져 왔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 마케팅 병아리: 와, 대단하네요. 어떻게 이솝 우화는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을 수 있었죠? 지난달에 제가 만든 광고 카피 문구는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던데! 흑흑흑...


이솝 우화는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교훈을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물론 그럴 리는 없겠죠! 그렇다면 이솝 우화가 2,5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에게 기억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광고 카피 문구도 이솝 우화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을 수는 없는 걸까요?





<스틱!>, 칩 히스&댄 히스, 2009년 개정판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교보문고에서 연간 100권 이상 꾸준히 팔린 책, 스틱! 마케터라면 꼭 읽어보라고 하길래 드디어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스틱이라니 지팡이 얘긴가, 아니면 커피 스틱? 제목이 무슨 뜻일지 한참 고민했는데요. 알고 보니, 스티커 sticker의 스틱 stick이더라고요. 스티커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메시지라는 의미라고 해요! 😁


🐣 마케팅 병아리: 아하, 그런데 '스티커 메시지'처럼 기억에 잘 남으려면 애초에 메시지 자체가 흥미로워야 하는 것 아닐까요? '비영리 단체의 4분기 재정전략' 뭐 이런 것도 '스티커 메시지'가 될 수 있어요?


물론 메시지 자체가 흥미롭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데 정말 유리하겠죠! 하지만 비교적 덜 재미있는 메시지라고 '스티커 메시지'가 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메시지를 어떤 형태로 다듬는지에 따라 메시지가 오랫동안 살아남기도 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답니다. 만약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를 "실패했을 때도 바보처럼 굴지 말아라."라고 했다면 과연 2,500년 동안 전해질 수 있었을까요?


<스틱!>에서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딱 달라붙어 사라지지 않는 '스티커 메시지' 속에 숨어있는 6가지 법칙을 설명하고 있어요. '스티커 메시지'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여러분의 메시지도 효과적인 형태로 다듬어 보세요. 이 6가지 법칙을 잘 배우면 여러분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을 테니까요! 😁




살아남은 메시지의 6가지 원칙 🤐


1. 단순해지기
Simple is the best.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 하면 애플을 빼놓을 수 없죠. 스티브 잡스는 "단순한 것이 최고"라는 디자인 철학을 늘 강조했는데요. 제품에도 이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고, 고객들은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열광했어요.


단순함을 중시하라는 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도 해당하는 얘기에요. 사람들이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만약 10가지 내용을 담은 15분짜리 프레젠테이션을 듣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다음 날에도 그 프레젠테이션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전부 기억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아마 아닐걸요! 단순한 메시지는 사람들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쉽게 익히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줘요. 



2. 예상 깨뜨리기
여기서 산 물건 아닌데 환불되나요?


"이거 여기서 산 물건은 아닌데 환불해 주세요." 고객이 이렇게 말하면? 보통 어휴, 뭐 이런 진상이 다 있어! 하고 거절할 거 같은데 이 백화점은 고객에게 두말없이 환불을 해줬다고 해요. 😲


바로 미국의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이란 곳이에요.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철학 아래 일반적인(?) 서비스 상식을 깨뜨리고 있어요. 환불뿐 아니라 고객의 예상을 깬 직원들의 서비스 일화가 이어졌죠. 이 이야기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이 백화점을 찾았고, 노드스트롬은 큰 수익을 올리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노드스트롬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다면?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려 보세요. 우리의 두뇌는 변화에 민감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할 때 저절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답니다. 하지만 놀라움이라는 감정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아요. 반드시 사람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계속해서 자극해야 한다는 점, 기억해 두세요!



3. 구체적으로 말하기
2,500년 동안 살아남은 이솝 우화


처음에 이야기했던 '여우와 신 포도' 기억나죠? 드디어 이번 원칙에서 이솝 우화의 생존 비밀이 밝혀졌네요! 바로 구체적인 묘사가 이솝 우화의 생존 비법이었어요.


가끔 마케터도 스스로가 전문가처럼 얘기한다는 걸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자기 제품을 너무 잘 알다 보니, 고객도 그럴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전달할 때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하는 건데요. 정말 안타깝게도 많은 고객이 그런 메시지에서 아무런 의미도 발견하지 못할 때가 많죠. 사실 전 이런 문구를 보면 무슨 제품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운동할 때 꼭 챙기세요, 전해질과 당분 포함 ORS!"


이렇게 추상적인 개념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힘들게 만들어요. 회사에서 많이 쓰는 '고객 중심주의 비전 패러다임', '상호 비용 기반 엔지니어링'이 도대체 어떤 뜻인지 한 번에 이해가 가나요? 반면, 이솝 우화는 '인지 부조화'라는 어렵고 추상적인 단어 대신 여우 이야기를 들어 설명하니 훨씬 이해하기 쉽죠?




4. 메시지를 믿게 만들기
통계 수치보다 강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자, 여러분은 지금 신제품을 전국 매장에 안전하게 배달해 줄 운송 업체를 찾고 있어요. 이 제품은 절대로 미리 유출되어서는 안 돼요. 만약 제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하면 제품이 유출될 수 있고, 늦게  도착하면 제품을 판매할 때 손해를 보겠죠. 그래서 꼭 제시간에 매장에 안전하게 도착해야 돼요. 그렇다면 아래 업체 중 어떤 업체에 맡기시겠어요?


A: 우리 회사는 맡은 일의 98%를 정해진 시간 내에 안전하게 배달합니다.
B: @@이나 ##같은 대기업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요.
C: 우리 회사는 00년도부터 지금까지 수능 시험지를 전국 고등학교에 배달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죠.


물론 일반적으로 통계나 권위는 설득력을 발휘하기 좋은 수단이죠. 하지만 때로는 수백 개의 통계 수치보다 생생한 묘사가 훨씬 강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구체적이고 상세한 예시를 들면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라면 우리 의뢰도 잘 처리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기대를 하게 되거든요.



5. 감성 담아 이야기하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상대방이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메시지 특징은 뭘까요? 전문 지식이나 통계 수치를 사용한 메시지, 아니면 의사나 박사 같은 사람들의 말을 인용한 메시지? 의외로 이런 메시지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게 사람들에게 더 큰 반응을 일으킨대요.


실제로 제3세계 아동이 얼마나 절박한 처지에 놓였는지 통계 자료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평균 1.14달러를 기부했지만, 제3세계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읽은 사람들은 평균 2.38달러를 기부했어요.


그럼,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뭘까요? 바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니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이익을 제시할 수 있는지 절대 숨기지 마세요! 또 고객에게 이익을 제시할 때 돌려 말하지 말라고 해요.


"@@ 타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대신 "@@ 타이어를 사용하면 '당신'은 안심할 수 있다."라고 말해야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네요.


💬 여기서 이익이란 꼭 할인 혜택 같은 물리적인 부분만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성취, 독립성'과 같은 자기존중 욕구나 자기실현 같은 욕구도 포함하고 있어요.



6. 메시지에 스토리 담기
그거 들었어? 쟤가 샌드위치만 먹고 100kg이 빠졌대!


스토리가 좋은 점이 뭐게요? 일단 메시지가 재밌어집니다. 여기까지 읽고 '에이~ 고작 재미 좀 주자고 굳이 귀찮게 스토리를 담아야 해요? 이런 거 말고 내 메시지를 널리 퍼뜨릴  방법이나 알려줘요!'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하지만 재밌다는 건 정말 강력한 메리트가 될 수 있어요! 일단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빨리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잖아요. 게다가 스토리는 위에서 강조했던 중요한 요소들을 챙기기 참 좋은 도구예요. 보통 스토리에는 예상을 깨뜨리는 반전이 있고, 내용이 구체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니까요.


두 가지 서브웨이 캠페인 사례에서 스토리의 강력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요.

캠페인 목적: 새로 출시한 샌드위치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 알리기

- A 캠페인: 광고에 "서브웨이 샌드위치 7개에 든 지방은 6g도 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넣음
- B 캠페인: 광고에 몸무게 192kg인 남자가 서브웨이 샌드위치만 먹고 100kg을 뺀 스토리를 공개함


어때요,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100kg 감량' 같은 헤드라인을 본다면 당장 친구한테 카톡으로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요? 😁


당시 A 캠페인도 성과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B 캠페인 성과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였어요. B 광고가 나간 바로 다음 날부터 유명 뉴스 담당자들에게 전화가 걸려왔을 뿐 아니라 무려 오프라 윈프리에게까지 전화를 받았으니까요! 그 해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판매량은 18%나 증가했다고 해요.




이번 마케터의 서재에서 다룬 <스틱!>은 다른 보스님들이 굉장히 많이 추천해 주셨어요. 작년 큐레터의 '선배님이 추천한 마케팅에 도움이 된 책'에서도 콘텐츠 마케터나 카피라이팅을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라는 평을 받았고요!


위에서 본 것처럼 책 내용이 어렵지 않고 흥미로운 사례가 많아 가볍게 읽기 좋았는데요. 읽으면서 '이런 사례를 우리는 이렇게 적용해보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책에서 설명한 6가지 법칙을 완전히 익힐 수 있도록 목차마다 '메시지 클리닉'이라는 실전 훈련 문제가 있는데요. 비포 메시지를 보고 내 생각을 정리했다가 애프터 메시지를 보면서, 내 생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책 읽으면서 이론을 다지고, 실전 훈련으로 연습도 하면 언젠가는 저도 강력한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 수 있겠지요? 😉




📚 마케터의 서재에서 꺼내 읽기

14권 독파 - 브랜딩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

13권 독파 -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든 이야기

12권 독파 - 흔들리지 않는 충성고객을 만드는 방법, 공감

11권 독파 -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10권 독파 - MZ세대가 주목한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철학
9권 독파 - 소비자 마음 사로잡는 6가지 법칙
8권 독파 - 넥스트 넷플릭스
7권 독파 - 보랏빛 소가 온다 & 핑크펭귄
6권 독파 - 그로스 해킹, 스타트업을 위한 실용주의 마케팅
5권 독파 - 포지셔닝, 이제 고전 읽을 때도 됐잖아요
4권 독파 -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3권 독파 - 선배님 추천! 마케팅에 도움이 된 인생 도서 50권
2권 독파 - 일하는 사람의 생각
1권 독파 - 트렌드코리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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