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휴먼여정체
음성 지원되시나요? ㅎㅎ MZ 세대가 모여있는 패션 플랫폼에 70대 '할머니 모델'이 나타나 난리가 난 적이 있어요. 바로 지그재그 광고에 등장한 윤여정 배우! 이분도 어안이 벙벙하신지 첫 장면에 딱 세 마디를 내뱉으셨죠. 😎
이 신박한 조합에 유튜브 영상엔 마케팅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처음 영상을 보고 저도 모르게 '대박 대애박'이라며 외친 기억이 나요. 보스님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이전 모델인 한예슬도 광고를 찾아보게 할 매력이 철철 넘치는 배우죠. 예쁜 워너비 모델을 내세워, "쇼핑은 지그재그가 맛있어~"라는 광고 카피로 소비 심리도 잘 자극했고요. 하지만 이는 너무 전형적인 플롯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고요. 그만큼 안전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순 있지만, 또 다른 예쁘고 예쁜 모델을 쓰는 경쟁사 사이에서 큰 차별점을 갖긴 어렵지요.
이런 상황에 시니어 모델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새로운 시선으로 광고업계에 멋쟁이 시니어들이 소환된 배경에는 MZ 세대가 존재해요.
할매·할배 감성에 스며든 밀레니얼
"저렇게 우아하게 늙고 싶다, 트렌디하다, 힙하다"
요즘 MZ 세대가 어르신들을 보며 하는 말이라고 해요. 1020은 3040 세대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더 친근함을 표현하네요. 어른들 사이에 단단한 벽이 존재했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이런 흐름은 '할매니얼', '그래니 시크' 등의 신조어 등장에서도 엿볼 수 있고요. 국내에서는 할머니와 밀레니얼이라는 단어를 합쳐 '할매니얼', 해외에서는 '그랜드 밀레니얼', '그래니 시크(Granny Chic, 세련된 할머니)'라고 불린데요. 본보기가 되는 어르신들의 멋진 행보와 젊은 세대의 열린 마음과 소통은 국경도 무색하죠.
참고 해시태그 : #할매니얼 #할미룩 #grandmillenial #grannychic
세대 간의 갈등이 허물어지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 흐름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요?
👵 시니어 열풍 이유 요약
1. 멋진 어른의 등장 : 권위만 내세우지 않고, 솔직하되 배려하는 애티튜드를 갖춘 롤 모델을 발견함.
2. 할미 감성에 위로 : 고된 현실 속 따뜻한 정으로 무엇이든 다 퍼주는 존재에 마음에 안정감을 느낌.
3. 미디어 및 대중문화 영향 : tvN 드라마 <나빌레라>, JTBC 예능 <와썹-K할매> 등에 나온 인물들에 공감함. 또한 국악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블랙핑크가 입은 한복 무대 의상 등이 전통의 멋을 알림.
4. 세대 연대감 : 극단적인 꼰대 문화에 대한 거부감, 사회적 단절을 넘어 다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 함.
5. 새로운 개성 표현 : 고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밀레니얼이 새로운 문화를 옛것에서 찾음.
유튜브 등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은 '디지털 네이티브'. 인터넷상에 축적된 정보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들은 또 새로운 문화를 찾기 시작했어요. 디지털이 주는 피로도를 벗어나, 아날로그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거예요.
복고를 새롭게 즐긴다는 뜻의 '뉴트로' 단어가 나온 지 꽤 된 시점이지만, 팬데믹 및 불황이 겹치면서 다시 한번 레트로 열풍이 분다는 분석도 있고요.
🥀 힙지로, 할매 입맛, 할매룩…
공간 옛 정취가 남은 구도심을 찾는 이들 따라 을지로가 '힙지로'가 되고, 한옥을 리모델링한 카페에 젊은 친구들이 모여들어요. 낡은 필름 카메라가 재유행하는 현상도 모두 복고 열풍을 보여주죠. 이에 MZ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도 새로운 물결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복고 컨셉을 도입했어요.
식품 '할매 입맛'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식품 업계는 흑임자, 쑥, 인절미, 쌍화탕 등을 활용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했고요. 예전엔 슴슴한 맛과 촌스러워 보였던 향토 음식이지만,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를 따라 #할밍아웃하기도 해요. '와 너도 비비빅 좋아했어? 아 나도 ㅋㅋㅋㅋ 완전 꼬숩지!'
패션 공간, 음식료뿐 아니라 옛 어르신들이 즐겨 입던 고운 꽃무늬, 니트 카디건, 롱치마 등도 다시 붐을 이루고요. 한 땀 한 땀 손으로 직접 제작한 정성과 편안하고 여유 있는 품이 '할매 룩(look, 옷)'의 매력이자 멋이 되었어요.
할매니얼 마케팅 사례
멋진 어른을 따르는 MZ 세대가 많아지자, 다양한 업종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니어 모델을 기용하는 곳이 부쩍 많아졌어요. 나를 이해해 주고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다정함과 친근함을 브랜드 이미지로 가져가는 건데요. 기성세대에겐 옛 추억을 상기시키며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휴먼터치*를 자극하는 마케팅에 소비자가 호의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해요.
*휴먼터치 (Human Touch) : 책 <트렌드코리아 2021>에 나온 키워드 중 하나. 코로나19로 언택트 생활이 지속되자 디지털 피로감이 쌓인 사람들이 진심 어린 소통, 인간의 손길에 더 큰 갈망을 느낀다.
그럼, 요즘 사람들이 어떤 문화를 선호하는지, 그에 따라 또 어떤 회사가 트렌드를 잘 잡았는지 더 많은 사례로 살펴볼게요! 👀
1. 지그재그
청춘 모델이 대세였던 패션 및 통신사, 금융사 등 곳곳에 윤여정 선생님이 모델이 된 사례가 많죠. 이젠 내레이션만 들어도 딱 알겠더라고요. 특유의 목소리는 과거엔 약점일 수도 있었지만 이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강점이 되었어요. 호감형 캐릭터로 우뚝 서신 이유가 실제로 삶을 인내하며 역경을 극복하셨기에, 젊은 친구들에게 큰 교훈을 주시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답게 주체성 있는 삶을 살라는 메시지를 지그재그 광고에도 잘 담았네요.
"근데 옷 많이 산다고 뭐라 그러는 애들이 있더라?
참 나 웃겨 증말. 됐어 얘! 남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사"
2. 오비맥주 x 윤여정
카스 또한 윤여정 선생님의 솔직 담백한 캐릭터를 활용해 광고 스토리라인을 잡았어요. 우선, 영향력 있는 어른이 인간관계를 잘 맺는 방법을 이야기하니 그 말엔 설득력이 실리고요. 동시에 모델이 전하는 메시지가 제품 이미지에 투영되는 장점이 있어요.
"누군가랑 서먹해?
그럼 속마음을 싹~ (S S A C) 드러내, 나부터 투명하게"
3. 현대자동차 x 밀라논나
이번 쏘나타 광고에서는 젊은 여성이 중고거래하러 가는 장면을 연출했는데요. 빈티지 재킷을 건네주는 이가 멋쟁이 할머니, 밀라논나라는 게 반전 매력이었죠. 이분은 실제로 패션 디자이너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오셨어요. 이젠 여유 있게 쉼을 누릴 만도 한데, 69세에 유튜버를 시작하셔서 현재 81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계세요.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뿐 아니라 MZ 세대의 고민을 상담해 주며 롤 모델로 떠올랐죠! 현대자동차는 이런 분을 모델로 모셔, 오래된 것에 힙한 감성과 가치를 부여했네요.
'난 패션은 늘 새로운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오해였다
어른이 되어간다 Keep Growing, SONATA'
4. 써브웨이 x 박막례
와 이건 진짜 직접 들어보셔야 해요 ㅋㅋㅋㅋ 등장인물들 목소리에 할매의 찰진 어투가 더빙되었거든요. 크리에이터로서 인생 2막을 여시며, 즐거운 인생 살기를 몸소 보여주시는 박막례 할머니! 시니어 인플루언서의 시초는 이분이 아닐까요?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숫자 131만도 대단하시고요. 투박하지만 정겨운 K-할머니의 모습에 손자뻘 되는 친구들이 열렬한 애정과 지지를 보낸 덕분이겠지요. 브랜드는 할머니의 친근한 이미지를 덧입고 호감도를 상승시켰어요. 샌드위치 속 안 먹던 야채까지 다 먹어야 할 것 같아요. 🤣
걱정말어 이놈아~ 한 달 동안 샌드위치가 삼천구백원짜리가 이뜨라
오메 그런 것이 세상에 오디가있디야 나 이제 감자만 먹고 살아야 하는디
5. CJ제일제당 x 나문희
이제 나문희 선생님 하면, 거침없이 하이킥 때 '호박 고구마~!!!'를 외치는 짤이 먼저 연상되곤 해요. 그만큼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문희찡, 문의쓰♥'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계세요. B급 밈은 MZ 세대 사이에 재미와 소통을 부르는 문화 코드죠. 햇반컵반은 MZ 세대가 즐겨먹는 간편식인 만큼 대중성과 호감도 높은 시니어 모델을 잘 발탁했고요. 이번 광고에서는 사라진 컵반을 찾는 탐정 역할을 맡으셨어요. 탄탄한 연기와 웃음을 자아내는 표정에 광고도 잠시 잊고 스토리에 집중하게 되네요.
자 이제 머리 써야하니께 든든한 햇반컵반 하나씩 묵고 시작하드라고~
햇반컵반해! 햇반컵반해!!!!!!!!!! (feat. 호박고구마 패러디)
6. 리더스코스메틱 x 강부자
화장품 광고에 강부자 선생님이??!! 기존 모델이었다는 이승기, 양세종 배우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바람같이 사라졌고요. 😅 이 또한 의외의 모델을 기용해 화제성과 신선함을 노린 전략인데요. 친숙한 국민배우와 리메이크한 자자의 '버스 안에서'가 잘 버무려져 광고를 보는 이들에게 추억을 상기시켜줘요. 성함의 앞글자를 삼행시한 '강한, 피부, 자생력'이라니요. 중독성 있는 멘트, 레트로 디자인과 함께 요즘 MZ 세대가 선호하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어요.
리더스에서 강한 피부 자생력,
강부자 워터가 출시되었습니다
할머니들만 잘나가면 할아버지도 삐진다는 것! 원래 광고업계에는 시니어 여성보다 중년 남성~할아버지가 더 많이 보였어요. 👴
"니들이 게 맛을 알어?" 외친 신구 선생님의 롯데리아 광고가 벌써 2002년이었고요. 그 해 방영된 <야인시대> 속 김영철 아저씨의 "사딸라" 대사는... 아시다시피 오늘날 무궁무진한 밈을 낳아 버거킹 광고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죠. 여러 번 들어도 여전히 웃음벨 역할을 하는데요. 이순재 선생님도 롯데제과 자일리톨 껌에 등장해 '휘바 휘바'를 외치셨더군요. ㅎㅎ
최근엔 중후한 멋을 지닌 뉴페이스들도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세월이 멋지게 묻은 김칠두 할아버지, 틱톡 스타로 떠올라 시니어계 BTS라 불리는 '아저씨즈'까지! : )
이외에도 일반인 어르신을 상대로 한 '메이크 오버' 마케팅도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어요. 자녀가 부모님의 패션을 변신시켜달라고 신청하는 방식인데요. 참신함과 감동적인 장면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죠.
THE NEW GREY X 롯데백화점 [우리 아빠 변신 챌린지]
역발상 마케팅에 성공!
"나이 많은 배우에겐 옷 협찬이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윤여정 선생님이 <문명특급>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인데요. 늙은 사람이 입은 옷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며 사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별소리가 다 있다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 입장에선 대중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모험을 감행하고 싶진 않겠죠. 그러던 중 등장한 나이 지긋한 시니어 모델은 기존의 광고 문법을 깨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어요.
젊고 예쁜 모델이 대세였던 광고계에 뉴페이스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바이럴 효과가 높지요. 새로운 시선으로, 역발상 마케팅에 성공한 거예요! 👍
때마침 윤여정 선생님의 아카데미 수상도 타이밍이 좋았고요. 삶의 연륜과 유머 감각을 탑재한 멋진 어른의 본보기, 사회 속에서 자존감을 잃고 지친 요즘 세대에게 힘이 되는 시점이었죠. 이러한 영향력과 문화 흐름을 광고계가 영민하게 파악하고 브랜드 캠페인에 활용했네요.
선한 영향력 발휘하는 마케팅 🤍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마케팅이 많은 칭찬을 받을 것 같아요. 보스님도 이런 트렌드를 이끌며, 울림이 있는 마케팅을 기획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고된 업무에도, 보람을 느끼는 일을 많이 만들어가시길 바랄게요! : )
참고
- 할매 취향의 신세대 감성 '할매니얼', 새로운 소비 트렌드 부상
- 패션업계, 액티브 '시니어 모델' 속속 기용…MZ세대에 색다름·새로움 가치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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