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인터뷰이 : 정도네님
part 1. About
Q.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병의원 마케팅 + 경영 컨설팅 👦
네. 안녕하세요 ^^ 현재 병의원에서 성형·피부과 경영을 전담하고 있는 정도네라고 합니다. 회사 소속으로는 마케팅 업무를 포함해 다양한 일을 하는 관리자 포지션이고요. 개인적으로 컨설팅 및 경영 관련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부업으로 코인 개미로서 용돈벌이도 하고 있습니다. (2021년 비트코인 가즈아!!!)
Q. 틈틈이 아이보스 단톡방 활동도 하시고요. ㅎㅎ 말씀하시는 걸 보면 농담과 진담 사이의 연륜이 느껴지는데요. '병원 마케팅'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삶에 축적된 노하우 💡
'마케팅' 경력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병의원에서 총괄적인 업무를 해왔기에 이곳의 생태계를 조금 더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살면서 다양하고 이상한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셨나 봅니다.
농담은 필터링 없이 드립 치는 경우가 있지만, 진담 같은 경우에는 머릿속에서 수십 번을 생각해 보고 정리해서 말하는 성향이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신 것 같습니다.
Q. 다양한 업종 중에 병원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운칠기삼 🪂
한때 잘되고 있던 사업이 망하고 빚을 갚고자 투잡, 쓰리잡까지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시기가 있었는데요. 우연히 지인 소개로 병의원 업종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낙하산입니다. ㅎㅎ
Q. 병원에서 일하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병원, 단점도 병원 🏣
장점은 사회에서 "병원에서 일해요~"라고 하면 일반 회사보다 조금 더 있어 보이는 경향(?) 말고는 딱히 생각 나는 게 없네요;; 간혹 처음 만나는 여성분들이 성형·피부과에서 일하는 걸 알게 되면 적극적인 대시를 하시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좋은 점 정도랄까...?
단점은 "병원에서 일해요~"라고 하면 의사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성형·피부과에서 일하는 걸 알게 되면 갑자기 상담을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나 코하고 싶은데? 보톡스 맞고 싶은데? 어느 병원이 잘해요? 어떤 수술, 시술해야 할 것 같아요?' 등등. 질문에 답하는 순간 어느새 상담실장이 됩니다. ㅠ_ㅠ 그래서인지 그냥 회사 다닌다고 하는 게 더 편하더라고요.
또한 병원은 '대표가 의사'라는 점이 특징이에요. 제가 만났던 분들은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만 해온 분들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직장 생활을 하며 사회를 경험한 사람들과는 또 다른 결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같이 일하며 커뮤니케이션할 때 많은 적응이 필요했어요. 이건...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어요. (같은 입장의 병마방분들 화이팅!!)
Q. 혹시 지인 찬스 할인도 가능한가요? 정도네님도 성형을…?
할인은 가능하오나 😇
실제로 해본 성형 수술은 없고요. 피부 관련 시술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합니다. 주로 받아보는 것은 턱 보톡스, 침샘 보톡스 정도? ㅎㅎ
지인 할인은 가능하나 오지 마세요!!!!!!! 뭐든 지인은 케어하기 귀찮습니다!!!!!!
Q. 그럼에도 오랫동안 병원에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1위 : 당연히 돈이죠 !!! MONEY!!
2위 : 빚이 아직 많이 남아서...
part 2. 마케팅
Q. 병의원 마케터로서 어떤 일을 주로 하시는지요?
1인 마케터의 루틴 ⏰
저는 병의원 마케터이기 전에 병원 전반을 경영하는 관리자입니다. 따라서 기획을 포함해 회사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현재 소속된 병원에서는 1인 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서 마케팅 채널을 크게 확장하진 않고요. 외주를 통해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자잘한 일들, 즉 잡일은 저만의 일정대로 세팅해놓은 상태라서 루틴처럼 그것만 하고 있습니다.
따로 부업으로 진행하는 곳에서는 기획 관련한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요. 이외에도 다른 투자자 때문에 의료법인을 진행하는 건이 있는데요. 이건 아직 기초공사 중이라서 딱히 썰 풀 수 있는 내용이 없네요. ㅎㅎ
Q. 관리자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병원 내 서열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말 한마디의 가치 💬
서열은 대표 바로 밑이지만 실제로는 막내 같습니다. 현재는 1인 마케터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관련해서 제 말을 들어줄 직원이 없습니다. ㅠㅠ
다만, 리더십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불합리한 업무를 지시하진 않습니다. 잠시 과거를 돌아보니 예전 팀원들에겐 업무 성과를 높이게끔 당근과 채찍질을 하면서 사탕발림 말까지 한 적도 있는데요. 이는 그저 실적을 높이거나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제 욕심이었더라고요. '열정'이란 단어로 포장된 자기합리화였던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참 어려운데요. 일반적인 관점에서 직원 vs 대표, 며느리 vs 시어머니, 아들 vs 아버지처럼 쉽지가 않더라고요. 1+1 = 2 가 정답인 줄 알았지만 1+1 = 1이라는 게 될 수도 있더라고요. ㅎㅎ
그렇게 점차 생각이 바뀌면서 제가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는 사람이 아니고, 그분들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위치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말에 담긴 중요성과 영향력을 알게 되니 말을 더욱 조심하게 돼요. 그래서 어떤 말 한마디라도 수십 번 생각하고 내뱉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매사 경우의 수를 생각하라.'
'인간관계에서는 사소한 한마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
'업무 관련에서는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질러보자.' (그에 따른 경우의 수도 필수로 생각)
Q. 병의원 마케팅은 특히 규제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나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
병의원 마케팅하면 의료법으로 인해 규제가 많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상 다른 업종에도 규제는 있습니다. 처벌의 강도가 다른 업종보다 병의원 쪽이 더 심한 것 때문에 힘들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ㅎㅎ 또한 다른 경쟁 병원이 많아지면서 이기심으로 시장이 더욱 과열되기도 했고요.
예를 들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뒷광고 및 과대 과장광고로 인해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처벌이 있었고요. (그래봤자 추징금이지만...) 의료법 내에서는 의사 자격증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강력해 보이는 제재 때문에 병의원 마케팅 업무가 까다로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면허 정지 및 취소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지만 규정으로는 있습니다. 약간 솜방망이 처벌이 되는 경우도 많기도 합니다)
의료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병의원 마케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출되는 단어 및 자료를 주의해서 써야 합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 측에서 의료광고 관련 가이드를 배포하고 있으니 그 부분을 많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보건소 측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 생각하시면 재판으로 승소하시면 됩니다. 법리해석은 판사님이 결정해 주시는 것으로....
Q. 관련 법규나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법까지 마스터하는 마케터 ✍
일단 기본적으로 의협 관련 커뮤니티 등 신문기사를 매일 확인합니다.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접속해보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입니다.
법제처에서 제공하는 '의료법/의료법시행령/의료법 시행 규칙'은 수십 번 정독했습니다. 물론 꼼꼼히 봐도 다 기억할 순 없기에 궁금하거나 필요할 땐 항상 법제처에 등록된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특히 개정안이 있다면 개정되기 전 법안과 개정안 버전을 꼼꼼히 비교해 봅니다.
덧붙이자면 기본적으로 의료법 가이드라인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사례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관련된 내용과 그 안에 담긴 사건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보곤 합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사례였는지, 해당 판사님은 어떻게 법리해석을 적용했는지 생각합니다. 그러면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적당한 선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응용한다면 노하우가 되는 것이겠죠.
Q. 병원에서 일할 땐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일에 잘 적응하거나, 잘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어느 업종이든 노비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자질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MBTI 유형은 잘 모르겠지만, 일에 잘 적응하거나 잘할 수 있는 노하우라면 그건 바로 돈을 많이 주는 곳이죠. 그러면 어디든지 많은 분들이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Q. 앞으로 병원 마케팅은 어떻게 변할까요?
전문적인 고객 관리 🔗
의료 광고 금지와 관련된 법 때문에 쉽게 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진료 과목 분야 수술·시술에 따라 업무 방향과 깊이가 다 다르기에 한 마디로 '병원 마케팅은 이거다!' 하고 정의 내리긴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성형수술 안면윤곽의 경우에는 신규 환자 유치와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구환* 같은 경우 다시 오면 그건 부작용으로 찾아오는 거니깐요. ex) 재수술…..
성형외과와 다르게 피부과를 보자면, 레이저를 이용한 리프팅 시술, 모공관리, 여드름관리, 제모 등은 주기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신규 환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내원하셨던 구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또한, 1회 성 수술과 주기적인 시술 관리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아파서 내원하는 환자와 관리를 위해서 찾아오는 환자는 병의원 방문 시 의료인을 대하는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점도 있습니다.
질병 치료가 목적인 경우는 의료인의 말을 잘 들어주시는 편이지만, 성형·피부 미용 쪽은 서비스업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지, 아무래도 의료진을 대할 때 질병 치료 목적과는 다르게 함부로 하시는 경우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1개 과목만 진료하는 게 아니라 2-3개를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인과 기타 인력을 충원하여 신환*과 구환이라는 등록된 자산을 가지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고객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환 : 기존 환자, 그 병원을 계속 다니던 환자
*신환 : 신규 환자, 그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
Q. 병원에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미지 - 세바퀴 조세호짤
(당황;;) 당연히...
병원에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는 돈.. 매출 향상이죠.
물론 원장님의 실력이 좋으면 5년만 존버 하시면 입소문 납니다.
part 3. 병원에서의 일과 꿈
Q. 정도네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메디컬 라이프 🩺
출근해서는 아이보스 대나무숲 오픈카톡방에서 수다떨기….. 내가 산 코인 얼마나 올랐나 확인하기… 주식장 어떤지 확인하기…는 틈틈이 하고요.
다년간 반복적으로 해왔기에 일간/주간/월간/분기별/연간 업무는 스케줄 표대로 진행하고요. 특이사항이 없을 때는 항상 DB 확인부터 하고, 그다음엔 관리하는 모든 채널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의협/메디게이트/관공서 등등 공지사항 및 뉴스 확인하고요. 그 외에는 인사/노무/세무회계 관련한 업무를 처리합니다.
현재 마케팅 업무에서는 1인 마케터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외주·대행사도 체크하고요. 미리 짜 놓은 루틴대로 운영하는 채널 관리 및 업로드를 진행합니다.
그 외 전구 나가면 전구 갈고 컴퓨터 고장 나면 컴퓨터 고치는 일도 합니다. 혼자 있다 보니 잡일은 제가 다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틈틈이 기획 짜거나 참고 자료 검색을 주로 하면서, 코인 시세가 어떤지를….
Q. 그래서 코인으로 돈은 좀 만지셨는지요...?
일단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1인으로서 장난삼아 코인장에 끼어들었다가 운이 좀 좋았습니다. 명품 브랜드 신발 2켤레 사고도 든든하네요.
올해 3월 중순에 시작해서 수익률이 좋았다가 4월달 하락 조정장 3-4번 때문에 기회비용 대략 1억 정도 날린 것 같습니다. 현재 원금대비 대략 수익률은 100% 안팎이긴 합니다만, 수익률이 천 퍼 정도 되면 대숲방에 핏짜 50개 쏠게요!!! 🍕 (못 쏠 확률이 99.9%일 수도)
※ 과도한 투자는 몸과 마음 건강에 해롭습니다.
by 대나무숲 단톡방에서 고독한잡식가님
Q. 병원에서 일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이것은 영화 속 한 장면인가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너무 많지만 그중에 '와 이런 거까지 해야 되나?' 싶었던 일은 있어요. 남들은 한 번도 가기 힘들다는 법원, 경찰서, 세무서, 노동청, 보건소 등등 방문했던 일들…? (다 풀자면 알코올이 필요합니다) 기업 및 회사를 운영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것들을 이 일을 하면서 대부분 경험해 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면, 성형·피부 쪽은 아무래도 여직원분이 대다수이다 보니 회식을 하면 저 혼자 청일점인데요. 회식 도중 잠깐 바람 쐬러 나와 있으면 근처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은 뭐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는 말을 들으며 남자분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 병원도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팬데믹이 미친 영향 🌊
일단 매출 하락이 제일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20년도에는 기존에 하던 마케팅 중 외주로 돌리던 것을 많이 줄였습니다. 현재에는 구환 위주로 운영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는 상태이고요. 객단가가 높다 보니 신환 유입의 전환율이 쉽지가 않아서 항상 고민 중입니다. ㅎㅎ
Q. 일하시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매일 아침 출근하기가 제일 힘듭니다.
Q. 정도네님만의 극복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출금, 주식잔고, 코인 잔고를 확인합니다. 시드머니를 만들기 위해 출근합니다. 진심입니다.
Q. 앞으로의 꿈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사실 저의 꿈은… 🏡
병원을 기업화시키고 인력 풀을 늘려 크게 확장하고 싶네요.
제가 병의원 업종 경력이 대략 10여 년 안되긴 하는데요. 처음 병원 일을 하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관행이며, 시스템이며, 못된 중소기업 표본처럼 운영되는 곳을 많이 봐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악습 및 악행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그러한 병원을 제가 만들고는 싶지만….
해외에 나가서 윤식당 시즌1 같은 장사하면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게 저의 꿈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을 남겨주세요.
외주 컨설팅 비용 문의 010-8......
코인 떡상하게 해주세요!!!
한강뷰 가고 싶어요!!!
Q-terview's Note | 농담과 진담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주신 정도네님. 즐겁게 웃으면서도 진지한 이야기 앞에 더욱 귀 기울여 들은 시간이었습니다. 루틴처럼 쉽게 일을 하시기까지 그간 쌓아올린 고된 노력의 흔적도 느껴지고요.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아시기에 성숙한 리더로서 한 회사를 멋지게 이끌어가실 장면이 그려집니다. 정도네님이 앞으로 더욱 슬기롭고 건강한 삶을 향유하실 수 있도록 보스님들도 많이 격려해 주시고 응원 부탁드려요. (대숲 단톡방에서 너무 놀리지들 마시고요!ㅎㅎ)